헌법재판소는 10일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했다. 헌법재판관 8인 전원이 만장일치로 탄핵을 인용했다. 국가의 최고 헌법수호자인 대통령의 무거운 책임을 방기하고, 비선실세인 최순실과 공모해 국정을 다방면으로 농단하고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국기(國紀)를 문란시킨 죄를 몰록 물은 것이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8인 재판관의 용단과 헌법(정의) 수호의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꿈에서라도 생각하지 않았을 파면 선고를 현실로 맞이하면서 당황한 가운데 12일 서둘러 삼성동 사저로 물러났다. 끝까지 승복하지 않는 모습이 국민을 안타깝게 했지만, 역사의 도도한 물결을 거슬릴 수 없는 냉혹한 현실은 무소불위의 권력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가 보다.

이제는 새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국민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한 애국애민의 격높은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 어느 당이 어떤 인물이, 이 시대 나라와 국민을 위한 최선의 선택일지 곱씹고 곱씹어서 투표해야 한다. 언론이 총동원되어 대선에 출마하는 인물들의 도덕성, 국정 능력 등 대통령으로서의 품격과 자질을 제대로 검증해서 더 이상 후회하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겠다.

원불교의 당면 과제는 성주성지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부터 지켜내는 일이다. 박근혜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의해 탄핵이 결정나기 전에 서둘러 성주성지 뒷산(달마산) 골프장을 사드부지로 확정하고, 무서운 속도로 군사기지화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성주성지는 경찰과 군인들로 붐비고 있다. 소성리(성주성지) 주민은 말할 것도 없고, 성주군민과 김천시민들의 사드 반대 투쟁은 굽힐줄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으며, 원불교 교단의 성주성지수호 의지는 맹렬히 불타고 있다. 강해윤·김선명교무 등 재가출가 혈심 주역들은 성주성지로 달려가 사드 반대 투쟁을 주도하고 있다.

사드 배치를 강행하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끄는 과도정부와 이를 지지하는 보수 정당이 있는가 하면, 사드 배치 문제는 새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부에 의해 국회 동의 등 적법한 절차를 통해 재논의 되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이재명 후보가 있다. 사드를 추방할 수 있는 후보가 대권을 잡는 것이 원불교 성지를 지키는 길이 될 것이다.

일본 오까야마·치바법인의 사유화 실태를 고발하는 <원불교신문>의 사설과 기획기사가 보도가 되었으나, 재가출가 교도들은 사실을 인지만 할뿐 강력한 문제 제기와 이슈화를 하지는 않고 있다. 종교가의 아량과 미덕인 너른 품으로 수용하면서, 교정원 국제부를 중심으로한 대책위 활동으로 문제를 연차적으로 풀어가고자 하는 것으로 인지된다. <원불교신문>은 교단의 공기(公器)로서 언론의 직분을 수행한 것으로 역할을 다한 것으로 생각한다.

성주성지를 사드로부터 지켜내는 일이 가장 시급한 사안인 만큼, 성지 수호의 의지와 행동의 결집을 거듭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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