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필귀정, 대중의 마음을 모으면 하늘마음이라

옳은 것이 이로운 것이며, 정의가 이로운 것

P교무님!
봄빛이 완연합니다. 법체 강녕하신지요. 이곳 소성리 진밭교는 아직 차가운 겨울입니다. 지난해 7월13일 '사드 한국배치'라는 국방부의 일방적인 발표 이후 교단은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하여 지금까지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 왔습니다. 3월10일은 대통령 탄핵인용(파면)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판결로 대한민국이 주권재민(主權在民)과 법치(法治)국가임을 확인한 날이었습니다. 일찍이 소태산 여래께서 '대중의 마음을 모으면 하늘마음이라' 하셨으니 사필귀정(事必歸正)의 당연한 귀결이겠지요. 그런데도 대통령 부재의 현 정부는 민생 위주의 최소한의 행정만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드배치'만은 가속페달을 밟아 '대못박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P교무님!
정부는 '사드'에 대해서 그동안 3NO 정책(요청도, 협의도, 결정도 없었다)으로 일관해 오다가 전격적으로 발표를 하였습니다.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하는 성주롯데CC(현 국방부 소유)는 공교롭게도 성주성지 달마산입니다. 그동안 교단은 정교동심(政敎同心)으로 국정에 합력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성주성지에 들어오는 '사드'는 주한 미군이 소유하고 운용하는 무기체계로, 성주성지 뒷산에 미군 부대가 생기는 것이며, 결국 정산종사 구도길 성지순례가 막히는 것입니다.

P교무님!
정부는 점증하는 북핵과 미사일을 막기 위해서 사드배치가 최선이라고 국민들을 겁박해 왔을 뿐 아니라, 오히려 미국에게 우리 정부가 더욱 신속한 배치를 요구한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습니다. 정말 사드가 최선일까요? 백해무익합니다.

첫째, 국방부에서 진행한 과정들은 꼼수와 불법의 연속입니다. 국회 비준동의를 피하기 위해 토지 맞교환 방식을, 전략환경영향평가도 소규모로, 결정적으로 한미 간 조약이나 약정과 같은 공식 문서도 없이 구두합의로 진행되고 있는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진행입니다. 그래서 '사드배치는 원천무효'라는 것입니다.

둘째, 사드로 북핵과 미사일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이미 국방부도 2013년도에 '사드가 남한 방어에 부적합하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고, 미 의회 보고서는 2015년에 '한국에서는 미사일 방어가 효용성이 낮다'라고 밝혔습니다. 사드는 실전 경험도 전무하고 아직 완성된 무기 체계가 아닙니다.

세 번째, 국방부는 사드가 미국의 MD(미사일방어)가 아니라고 주장해 왔고, 홍보 자료에도 분명히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미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사드는 MD라고 하였지요.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과 러시아가 문제를 삼는 것은 사드가 한반도 방위를 넘어 자국의 안보를 해칠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드로 인해 한반도는 오히려 국방, 경제, 외교, 문화 등 총체적 안보의 위기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북핵과 미사일 문제는 결국 남과 북이 주도권을 가지고 신뢰를 회복하며, 대화와 타협을 통한 북핵을 동결하고, 나아가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뤄내는 일이며, 마침내는 남과 북이 하나 되는 평화적 통일을 이뤄내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P교무님!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소태산 여래께서는 '시비이해(是非利害)라는 척도(尺度)를 주셨지요. 옳고 그름을 먼저 판별하고 이롭고 해로움을 따져, 옳음을 취하고 그름을 버리라. 이 잣대를 들고 살아야 하는데, 반조해 보면 때로는 이해시비가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산종사께서는 옳은 것이 이로운 것이라고 하셨지요. 결국 정의가 이로운 것입니다. 국가안보라는 미명하에 온갖 꼼수와 불법과 전횡을 일삼아 온 국방부에 우리는 하늘소리로 준엄한 꾸짖음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정의(正義)의 잣대로 잘못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해(利害)의 잣대로 국정을 농단하여 국정을 파탄시킨 세력들을 시비(是非)의 잣대로 판별하여 심판대에 세워야 합니다. 그래서 반드시 사드배치를 원천무효 시킬 때에 성주 소성리에도 가슴 벅찬 진정한 봄은 찾아오고야 말 것입니다. 내내 평안하시길.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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