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정화단 단장중앙 훈련
여성출가자 감소 깊은 고민

▲ 여자정화단 단장중앙 훈련에서 마리아수녀회 이현숙 수녀가 가톨릭의 여자 수도자 현황을 강의하고 있다.
여성교역자 지원율이 현저히 줄어든 시대, 여자정화단이 임원훈련을 통해 그 문제점을 짚었다.

21일~22일 익산유스호스텔에서 진행된 제26회 여자정화단 단장중앙훈련은 '여성교역자로서 나, 우리, 함께'라는 주제로 열렸다. 결제식과 함께 이뤄진 특강에는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 수녀회 이현숙 수녀가 '가톨릭의 세계 여자 수도자의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이 수녀는 "1960년대 포스트모던시대에 들어서면서 서구는 수녀회 쇄신운동이 일어났다"며 현재는 위기와 기회의 교차점에 서있다고 말했다. 수녀회가 가장 왕성한 시기에는 헌신이 존경의 상징이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여성의 교육 기회와 사회활동이 높아지면서 수녀회에도 위기가 왔다. 이 수녀는 "바티칸공의회를 거치면서 수녀회는 복장 변화와 활동무대 확장으로 변화를 꾀했다. 복장의 변화는 통일적이고 조직적이어야 일사분란하다는 의식을 깼고, 네트워크 형식의 관계성을 중시하게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수녀 지원자 수는 줄어들었다. 역풍으로 교단으로부터 정체성을 훼손했다는 비난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지금은 혼돈의 시대이지만, 시대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열쇠를 찾아가는 중이다"며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여성수도자로서의 영성과 지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이어 홍성교당 김종은 교무가 '일타원 박사시화, 이타원 장적조, 삼타원 최도화' 여성 선진의 생애와 교화활동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무는 "우리 교단의 여성 3대 여걸은 가진 것과 배운 것은 약하지만 순교·입교·불사에 있어서는 큰 업적을 남겼다"면서 선진들의 삶을 통해 후진들이 배출된 교단사를 짚었다.

이어 다음날 여성교역자의 역할에 대한 종합발표시간에는 단별로 회화한 다양한 의견들이 공유됐다. 박명은 교무는 "우리 단은 정녀지원서 폐지의 건에 대해 논의하며, 정녀의 모습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녀가 아니면 출가가 안 된다는 의식을 바꿔야 가치 있고 숭고한 정녀상이 나온다"며 변화를 주도하는 모임들이 다양하게 나오길 기대했다. 윤혜인 교무는 "우리는 수행자이고 교화자이며 지역사회 지도자이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복장과 머리는 다시 숙고해야 한다. 변화는 작은 데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해제식에는 이선종 원로교무가 초빙돼 "지금까지 우리는 무아봉공의 의지로 교단을 일궈왔다. 하지만 이제는 깊은 성찰로 다시 깨어나야 한다"고 격려와 당부를 전했다. 한편 여자정화단은 6월 정화인의 날을 맞아 대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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