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다지 뭘 뛰어나게 잘 하는 것도 없는 것 같고, 그다지 퍽 잘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봐도 지극히 평범하기에 다른 사람들도 나를 평범한 사람으로 본다. 그러나 이런 나에게도 간혹 예상치 못했던 좋은 결과물이 나올 때가 있다.

예를 들어 과일을 예쁘게 깎는다든지, 소품을 이용해 실내 장식을 멋스럽게 한다든지 하는 등의 일들이다. 간혹 이런 모습들이 비춰지면 주변에서 '이도광 정말 의외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의외라는 말을 들을 때면 "이 말이 나에게 칭찬을 하는 걸까"하는 생각을 한다.

'의외(意外)'는 '뜻밖이다'라는 뜻과 '전혀 생각이나 예상을 하지 못함'을 뜻한다. 이 뜻에 의하면 나의 결과물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하지만, 그 결과물을 내가 만들어낸 것에는 의심이 된다는 뜻이 아닌가. 뭐 뜻이 어쨌든 생각을 잠깐 하게는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의외의 모습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아~ 나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구나."

이렇게 '의외'라는 것은 또 다른 나를 깨닫게 해주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 소태산 대종사는 평범한 가정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어릴 적부터 의외로 생각이 비상했고, 그 한 생각에 의문을 걸고 스스로 원을 발하고, 스스로 정성을 다하고, 스스로 정(定)에 들며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원기원년(1916·丙辰) 음력 3월26일 이른 새벽에 소태산 대종사는 의외의 행동으로 가족들을 놀라게 한다.

'묵연히 앉으니, 우연히 정신이 쇄락해지며, 전에 없던 새로운 기운이 있기에 이상하게 여기고 밖에 나와 사면을 살펴보니, 천기가 심히 청랑하고 별과별이 교교(皎皎)하였다. 이에, 맑은 공기를 호흡하며 뜰 앞을 두루 배회하더니, 문득 이 생각 저 생각이 마음에 나타나, 그동안 지내 온 바가 모두 고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며, 고생을 면하기로 하면 어떻게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며, 날이 밝으면 우선 머리도 빗고 손톱도 자르고 세수도 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날이 밝자, 먼저 청결하는 기구들을 찾으니 이를 본 가족들은 대종사의 의외 행동에 한 편 놀라고 한 편 기뻐하여 그 동작을 주시하였으니, 이것이 곧 대종사 출정(出定)의 초보이었다. 대종사는 이에 더욱 이상히 여기며 "이것이 아마 마음 밝아지는 증거가 아닌가" 하고, 전날에 생각하던 모든 의두를 차례로 연마해 본즉, 모두 한 생각에 넘지 아니하였다.'〈원불교 교사〉

이로써 소태산 대종사는 대각을 이뤄 세상 모든 이들에게 당연한 일상에서 의외의 큰 은혜를 밝혀주며 보은생활하도록 지도해 주고, 물질의 발달로 마냥 편하게만 사는 것이 아니라 의외의 정신개벽을 통해 광대무량한 낙원에서 살아갈 수 있는 법을 밝혀주었다. 그러니 늘 공부하는 마음 놓지 않고 평범한 일상에서 의외의 모습을 깨달아 언제나 보은생활로 낙원세상에서 소태산 대종사의 일등제자로 살아가기를 염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평범한 나의 삶에서 의외의 교리여행에 함께 해준 애독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공군사관학교 성무교당

※ 다음 호부터는 광주교당 신은경 교무가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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