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끄는 과도 정부가 성주성지에 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사드를 막아내기 위한 투쟁이 밤낮으로 이어지고 있다.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를 중심으로 3월 11일부터 사드장비가 통과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사드배치부지(골프장) 진입로인 진밭교 앞에서 성지수호를 위한 철야기도와 평화를 지키고자하는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원불교 출가교도(전무출신)들의 연합체인 출가교화단 항단회의 결의로 교화단별로 일정을 짜서 결사 항쟁을 하고 있다.

사드 배치 강행 중단을 촉구하는 비상 시국회의는 3월 15일 '한미 당국의 사드배치 강행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서에서 "국민으로부터 탄핵 당한 정권이 군사작전을 하듯이 강해하고 있는 사드 배치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며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방어용이 아니다. 한국이 한미일 MD(미사일방어)에 참여하여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과 일본의 군사동맹에 하위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드 배치를 강행하는 성주 소성리는 평화를 교리로 하는 원불교의 성지가 있는 곳으로 사드 배치를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는 성주, 김천 주민들과 원불교 교도들의 절박한 호소에 전국민이 귀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원불교 교구장협의회는 3월 18일 '사드배치를 즉각 중단하고 한반도 평화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교구장협의회는 성명서에서 "성주성지는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들이 순례할 세계적 종교유산인 만큼, 원불교인들은 사무여한의 정신으로 성지를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원불교비대위 김선명 교무는 "정산종사는 인류의 전쟁을 종식시킬 삼동윤리를 통해 진리가 하나라고 밝힌 평화의 성자이며, 성주는 평화의 성지이다. 성지를 지키기 위해 우리 원불교인들은 '사무여한(死無餘恨, 죽어도 여한이 없다)'의 심정으로 나서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표명했다.

1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 등 종교계 지도자들이 한은숙 교정원장의 안내로 성주성지를 찾아 사드 반대운동에 힘을 실었다.

4월 원불교가 태동한 대각개교의 경절을 맞아 재가 출가교도들은 새 회상 창립의 기쁨을 위한 축제를 벌임과 동시에 소태산 대종사의 좌우보처불인 정산·주산종사 형제의 탄생지인 성주성지를 수호하기 위해 성지로의 발걸음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 초봄의 추위가 남아 있는 4월, 더욱이 산골인 성주 소성리의 매서운 밤공기를 마다 않고 진밭교에서 철야기도를 올리고 있다.

우리 원불교인들은 참으로 단합을 잘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무아봉공(無我奉公)의 가치를 교리의 축으로 삼는다. 대중과 공익을 위한 길이라면 개인의 사리사욕(私利私慾)을 돌아보지 않는다. 더욱이 성주성지 사드반대 운동은 교단의 성주성지 수호만이 아니라 이 나라와 세계의 평화를 지키는 대국적인 공익(公益)의 성스런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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