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편안함은 허울 좋은 가짜, 참 평화를 맞이해야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노래 불러야 '아주 간곡하게'


사람이 아프면 병고의 원인을 치료하려 한다. 이는 아프기 이전을 알아 그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몸짓이다. 이렇게 우리는 인과와 생멸 없는 이치를 이미 품수하고 발현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모든 일에 원인이 있음을 알기에 모르거나 답답한 것이 생기면 그 원인을 알아내려 하며, 본래 한 몸임을 알기에 그 아픔을 방관하지 않고 원래로 돌아가기 위해 상처를 치료하고 남과의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모든 수고로움을 다하는 것이다.

밖에서 아주 악한 일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이 집에 가면 선한 할아버지로 변하는 것을 보고 악의 세력을 배척하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우리 모두가 본래 둘이 아닌 진리를 가르치는 것이 세상이 훨씬 더 진일보 하는 길임을 알 수 있다.

박근혜 정권 탄핵의 촛불이 불타오르던 날 광화문광장에서 제일 먼저 석고대죄를 할 사람은 바로 종교인들이라는 생각이 든 것은 바로 이런 연유 때문이었다. 남 먼저 이 세상에 진리의 횃불을 밝혀야 할 본분을 다하지 못했음을 고백하고 세상의 적폐를 물리치기 위해 외치는 국민들이 자신들의 명박스러움과 근혜스러움의 십자가 또한 스스로 짊어지는 해탈의 장으로 만들어 가야 할 책무의 막중함 때문이었다.

그러나 다행이도 천운이 도왔던가? 우리 국민은 그 순간 너무나도 성숙한 모습으로 분노가 정화된, 참다운 비폭력, 평화의 물결로 자리한 모두가 마치 한 방울의 물, 한 숨의 공기처럼 하나 되는 인류사에 유례없는 명예혁명을 이뤄낸 것이 아닌가? 이는 마치 천 년간 잠들어 있던 세계를 향해 호령하던 한민족 웅혼이 다시 깨어나기 위한 하나의 큰 용틀임이 아니었을까?

사람이 몸에 체기만 있어도 먹는 것을 조심하고 병원을 찾게 되는데, 미완의 해방 70년의 적폐 속에 온몸에 종기가 퍼진 지 오래이고, 동족상잔의 비극 속에 허리가 꺾인 지 몇 해 이며, 강대국의 위세에 짓눌려 작은 뒤주 속에 몸이 꺾인 채로 웅크려 지내온 세월은 또한 몇 해인가. 이제 천년의 잠에서 깨어난 한민족의 거대한 웅혼의 무리인 우리는 한 마리 평화의 나비가 되어 각자의 날개 짓을 해야 한다. 마음이 번뇌에 물든 습성에서 탈각하고, 주변의 고통을 맞들어 하나 된 마음을 회복하며, 남북의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를 불러야 한다. 아주 슬프고 간곡하게 말이다.

이 곡성이 우리를 성불시키는 기도가 되어, 지난날 우리 선조들이 입었던 백의처럼 우리의 마음이 깨끗해졌을 때, 삼천리 방방곡곡 온 나라가 생명과 평화의 물결로 넘쳐오를 때, 홍익인간 단군의 후예여! 서희 장군의 기백으로 인류가 살길은 평화뿐임을 세계 열강에 외쳐야 한다. 그들의 마음을 평화의 기운으로 감복시켜야 한다.

소태산 대종사가 드러내준 일원의 진리는 인류가 본래 하나라는 것이요, 소성리에서 나온 정산종사의 삼동윤리는 우리의 삶이 이미 그러함을 보여준 게 아닌가. 본래 하나임을 아는 일원의 후예들이여! 스승의 말씀처럼 본래로 돌아가고자 한다면 지금 우리가 향할 곳은 성주가 아니던가?

사드는 인류의 무지가 만들어낸 패권주의와 전쟁의 산물이며, 강대국에 기대어 민족의 분열을 고착화시키는 허황된 안보일 뿐이다. 필경은 한반도를 전쟁의 위기로 몰아넣는 무지 몽매한 악업임을 아는 우리는 이제 좀 더 지혜롭고 평화롭게, 좀 더 자신 있고 강력하게 외쳐야 한다.

"사드가고 평화오라.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인류의 살길은 평화뿐이다. 한반도를 평화의 존으로 인정하라"고 말이다. 이 외침은 우리 모두의 서원, 성불제중에 기반한다.

한 생만이 아닌 영겁의 산물, 만물과 만생의 본래 모습이 바로 그러하다는 깨달음의 소식에 바탕 한다. 우리의 참회는 더 절실하고, 우리의 기도는 더 간절해야 한다. 우리는 진리와 하나 되고 싶어 해야 하고, 정말 평화이고 싶어 해야 한다. 이를 반대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결코 미워해서는 아니 된다.

자기의 마음속 탐진치의 깨끗함을 관조해야 한다. 내가 누리는 평화가 탐욕에 물들어 자연스러워진 무명속의 평안이어서는 안다.

어찌 분단된 민족이 통일의 숙원 없이 사는 게 정상이란 말인가? 작금에 우리가 누리는 편안함은 허울 좋은 가짜이니, 참 평화를 맞이해야 한다. 사드가고 평화오라! 이 함성이 한반도 방방곡곡 메아리치길 바란다. 이것이 우리의 소명이다.

/관촌원광수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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