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응주 교무/법무실
나의 뜻이 도와 하나가 될 때 가장 크다

부처님 지혜광명은 막힘이 없어 일체지가 된다



佛言- 何者爲善고 唯守眞行道善이며 何者最大오 志與道合大며 何者多力고 忍辱最健이며
何者最明고 心垢除惡行滅하야 內外淸淨無瑕하야 未有天地로 逮于今日토록 十方所有를
未嘗無不知하고 無不見하고 無不聞하야 得一切智하면 可謂明矣니라.

"부처님 말씀하시되 무엇을 선이라 하는가. 오직 참을 지키고 도를 행하는 것을 선하다 하나니라. 무엇을 제일 크다 하는가. 뜻이 도로 더불어 합한 것을 크다 하나니라. 무엇을 가장 힘이 많다 하는가. 욕된 것을 참는 것을 제일 힘이 많다 하나니라. 무엇을 제일 밝다 하는가. 마음에 때가 다 없어지고 악행이 또한 멸하여 안과 밖이 맑고 맑아 마음 가운데 조금도 티끌이 없어서 천지가 생기기 전부터 오늘까지 이 우주 안에 벌여 있는 것을 하나도 모르는 것이 없고 보이지 않는 것도 없고 들리지 않는 바도 없어서 모든 것을 당하는 대로 막히는 곳이 없고 보면 가히 이르되 밝다 하리라."



〈사십이장경〉 14장은 이 세상에서 참을 지키고 도를 행하는 것보다 더 선한 것이 없고, 자신의 뜻이 도와 합한 것 보다 더 큰 것이 없고, 욕됨을 참는 것보다 더 강한 것이 없으며, 부처님의 지혜인 일체지(一切智)를 얻은 것보다 더 밝은 것이 없다는 말씀이다.

선(善)이란 무엇인가? 본래부터 부처와 다름이 없는 천진면목인 성품을 잘 지키는 것을 참을 지킨다고 하고, 그것이 실행으로 나타나는 것이 도를 행한다고 하는 것이다. 만일 하늘로부터 품부받은 성품을 잘 지키지 못하고 탐·진·치의 구름에 덥히게 되면 '참'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참'이 없는 행동에는 '도'의 모습도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다.

노자의 도덕경에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글이 있다. 지극한 선은 물과 같다는 말씀이다. 물이란 위에서 아래로 흐르며, 막힌 곳을 당하면 다투지 않고 돌아서 흘러가는 덕이 있다. 우리 공부인도 우리의 본래 성품을 자연처럼 순리에 따라 사용하면 참 성품이 더럽혀지지 않고 잘 지키는 것이며, 경계를 당하여 다투지 않고 물이 아래로 자연스럽게 흐르듯이 삶을 살아간다면 이 또한 선이 아닐까?

가장 큰 것이란 무엇인가? 나의 뜻이 도와 더불어 하나가 될 때 가장 크다고 하셨다. 나의 뜻이란 나의 서원이라 할 수 있다. 도란 우주의 진리와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이다. 나의 서원이 우주의 진리와 인간이 행해야 할 길에 어긋나지 않게 살아간다면 가장 큰 삶을 사는 것이다. 어찌다행 도가에 입문은 하였으나 부처가 되어 중생을 제도하고자 하는 서원이 없다면 이는 아직도 어린아이와 같은 수준의 삶이 아닐까? 철이 들고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품이 넓어지고 어려운 이웃이나 친척들을 돌보게 되는 것과 같이 성불제중의 서원이 세워진다면 일체 중생을 위한 삶을 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정산종사도 "불보살들은 널리 천지 허공 법계를 내 집안 살림으로 삼고 시방 세계에 복록을 심어 세세 생생 그치지 않고 복록을 수용하시나니, 크다 크다 하여도 국한 없는 부처님 포부보다 더 크며, 넓다 넓다 하여도 국한 없는 부처님 곡간보다 더 넓으리요"라고 말씀했다. (〈정산종사 법어〉무본편 17장)

인욕은 생사의 고해를 건너 열반의 언덕에 가기위한 여섯가지 수행인 육바라밀 중 하나이다. 어떠한 치욕을 당하더라도 그것을 참고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인내력이 강한 사람이 이 세상에서 가장 힘이 강한 사람이다. 과하지욕(袴下之辱)이라는 고사가 있다. 유방을 도와 중국을 통일한 한신이 등용되지 못하고 젊은 날 어렵게 지내고 있을 때였다. 당시 한신을 업신여겼던 백정이 시비를 걸며 '네가 만약 사람을 죽일 용기가 있다면 그 칼로 나를 찔러보아라. 그러나 죽일 용기가 없다면 내 가랑이 사이로 기어나가라'는 조롱을 받고 한신은 결국 그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나왔다고 한다. 한신은 '겁장이'라는 치욕을 당했지만 언젠가는 자신이 지닌 큰 뜻을 이루기 위해서 인욕했던 유명한 일화이다. 대장부로써 큰 뜻을 품었기 때문에 그 뜻을 이루기 위해서 자신을 욕보이는 모든 일을 참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수험생에게 가장 무거운 것은 눈꺼풀이라는 소리도 있지만 가장 참기 어려운 것은 자신을 이기는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도 말씀했다. "다른 사람을 이기는 것이 그 힘이 세다 하겠으나, 자기를 이기는 것은 그 힘이 더하다 하리니, 자기를 능히 이기는 사람은 천하 사람이라도 능히 이길 힘이 생기나니라."(〈대종경〉요훈품 15장)

가장 밝은 것이란 마음에 낀 때가 없어져 깨끗하고 더러움이 없을 때이며 부처님의 일체지가 드러나는 것을 말한다. 우리의 본성은 원래 맑고 조촐한 것이다. 중생은 지혜를 본래부터 가지고 있었지만 탐욕과 번뇌로 덮혀 어두워져 버렸다. 우리는 마음공부를 통해 지혜를 가리는 구름을 걷어 버리면 결국 우주만유와 인간에 대한 모든 이치를 알게 되어, 보이지 않은 것도 없고, 들리지 않은 것도 없게 된다. 결국은 하나도 모르는 것이 없게 된다. 태양은 일체 만물을 밝게 비치지만 그림자 밑은 비추지 못한다. 그러나 부처님의 지혜광명은 어느 곳이나 막힘없이 비치기 때문에 일체지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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