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리 평화캠핑촌 2일~7일 별빛문화제, 평화영화제 축제장
석존성탄절 기념식, 일요예회로 주민들에게 용기와 위안 전해

▲ 마을회관 앞에서 열린 평화캠핑촌은 많은 시민단체들의 참여로 매일 풍성한 축제가 됐다.
주한미군의 불법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장비 일부가 4월26일 기습 반입된 이후 성주 초전면 소성리 주민들의 밤이 깊어졌다. 사전예고도 없이 이른 새벽 '도둑 반입'한 탓에 그날 이후 주민들은 밤 12시까지 마을회관 앞을 지키고, 몇몇은 성주로 들어오는 길목마다 차량을 세워놓고 밤을 지새운다.

평화로운 마을이 일순간 전쟁터가 돼 버린 소성리 소식을 듣고 전국에서 평화지킴이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소성리 평화캠핑촌'이 2일~7일 6일간의 축제를 마쳤다. 첫날 소성리 마을회관 '평화광장'에 텐트가 쳐졌다. 가족 또는 동우회, 시민단체들이 속속들이 입촌했고 라면, 커피, 음료 등 현장에 참여하지는 못한 단체에서 물품 지원도 잇따랐다. 평화캠핑촌은 1박2일 일정으로 프로그램이 짜여졌다. 오후1시 마을회관 평화광장에 모여 입촌 인사를 한 뒤 평화트레킹(마을 한바퀴), 진밭교 평화교당에서 평화100배, 평화 기원 돌탑 쌓기를 하고, 저녁에는 별빛문화제와 평화영화제를 진행했다. 이튿날 오전에는 달마산 산행과 퇴촌 인사를 자율 선택해 일정을 마무리했다.

인천에서 가족과 함께 온 참가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곳 소식을 듣게 됐다. 이처럼 평화로운 마을에 경찰 폭력이 자행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돌아가면 지인들에게 사드의 진실에 대해 적극 알려야겠다"고 퇴촌 소감을 전했다. 평화캠핑촌이 열린 6일 동안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우리겨레하나되기, 민주노총,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시민상주모임, 강정마을을 지키는 사람들 등 시민단체의 참여율도 높았다. 이들은 1박2일 머무는 동안 마을 곳곳에 평화를 주제로 한 그림과 글씨를 새겨 소성리 주민들이 외롭지 않게 도왔다. 5일 어린이날에는 부산울산교구 박화영 교무가 캘리그라피를 활용한 '어린이 장래희망 써주기'를 진행해 캠핑 온 아이들의 인기를 끌었다. ▷관련기사 11면

▲ 평화캠핑촌이 열린 2일~7일 밤마다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별빛문화제, 평화영화제가 펼쳐졌다.
평화캠핑에서 가장 주목했던 프로그램은 저녁 별빛문화제와 평화영화제였다. 입촌한 시민들이 각자의 장기인 노래와 춤, 악기, 연대발언으로 어둔 밤을 가득 채워주었고, 이어 영화를 관림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성주 성산포대에 사드가 배치된다는 발표가 나면서부터 성주 주민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박문칠 감독의 다큐멘터리 '파란나비효과'(5월25일 개봉)와 '미디어로 행동하라'의 감독들이 찍은 다큐멘터리 '광장' 10편이 연일 상영된 것이다.

가족과 함께 캠핑 온 평화네트워크 정욱식 대표는 "우리가 이 싸움에서 이기게 되면 이곳 도로명을 '사드가고 평화로'라고 짓고 싶다. 사드 배치가 철회 될 때에 이 땅의 평화는 시작된다"면서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소성리 캠핑촌이 열린 지난 6일간은 주한미군이 5월초에 사드 장비 추가 반입을 할 수 있다는 소문을 종식시키는 효과를 내기도 했다. 이에 발맞춰 교단에서도 긴 연휴 동안 소성리에서 주민들과 함께 석존성탄절 기념식과 일요예회를 열고, 원로교무·예비교무·정화단원·청운회원·출가교화단 등이 평화지킴이로 활동하는 등 평화공동체 마을 조성에 힘을 보탰다.

▲ 평화지킴이로 소성리를 찾은 연대자(세월호 추모 모임 등)들이 진밭 평화교당을 찾아 지지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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