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물 표시 없어 주민 분노
6시간 대치, 군 관계자 사과

▲ 한국군이 4일 군 부식수송차량에 휘발유 3통, 경유 11통을 싣고 성주 소성리 마을회관을 지나려했다.
한국군이 4일 군 부식수송차량에 유류를 싣고 성주 소성리 마을회관을 지나다가 주민들에게 발각돼 비난을 샀다.

그동안 주민들은 불법 사드배치 반대를 외치며 기반공사며 사드장비를 운영할 유조차는 절대 반입시킬 수 없다는 뜻을 견지하며 2차례에 걸쳐 이를 막은 바 있다. 그 과정에서 군인들의 먹거리를 수송하는 부식차량과 앰뷸런스는 한 번도 저지한 적이 없었다. 주민들은 이번 사태로 서로 간 신뢰를 깨트린 군과 경찰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규탄했다.

소성리 종합상황실 대변인 강현욱 교무는 "우리는 최소한 군인들이 먹어야 할 부식수송차량과 응급차는 막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오후2시50분쯤 마을 뒷길로 돌아가는 부식차량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그래서 확인했다"고 말한 뒤, "군은 순진한 주민들의 마음을 짓밟았다. 휘발유는 위험물이다. 만일 사고라도 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며 군과 경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군은 부식차량에 200L의 휘발유 3통과 경유 11통을 싣고 마을에 진입하려 했다.

이날 오후2시 성주성지 대각전에서는 '소성리 평화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회의에 참석 중이었던 민변 강문대 변호사가 소식을 듣고 "유류물을 위험물 표시도 없이, 식품차량에 옮긴 것은 명백한 위법이다. 국민을 속이는 공권력은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변론했다.

또한 이종희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사드는 국가 안보하고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히려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는 우리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양심세력들이 함께 투쟁하고 아파하고 있다. 우리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마을을 지키고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낼 것이다"고 굳은 각오와 대중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날 성주·김천 주민과 원불교 및 평화지킴이들은 6시간 동안 군 부식수송차량을 저지하며 군 책임자의 사과와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그 결과 저녁10시를 넘겨 군 관계자의 사과를 받아내고, 유류를 실은 군 부식수송차량을 되돌려 보냈다.

한편 성주·김천·원불교는 2일 오후4시 소성리 마을회관에서는 사드 장비 추가 반입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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