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윤·양명일 교무 단식 중단
정세균 국회의장 농성장 찾아

▲ 정세균 국회의장이 광화문 단식 농성장을 찾아 "사드문제, 새 정부 믿고 단식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성주성지에 대한 수호일념으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 강해윤·양명일 교무의 단식이 17일째인 지난 13일 중단됐다. 두 교무의 사무여한의 정신은 이후 시민단체와 종교계가 이어가기로 했다.

힘겹게 이어오던 단식을 중단하게 된 것은, 전날 강해윤 교무가 응급실에 실려가고 13일 양명일 교무도 이송되는 등 건강상 위험한 상황에 놓여서다. 또한 정세균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사드특위,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 등에 담긴 사드 전면 재검토의 의지 및 언명을 일단은 신뢰하며 당분간 지켜보자는 차원에서 중단을 결정했다. 단식을 거둔 양명일 교무는 "그동안 동참해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우리의 긴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계속된 의지를 밝혔다.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오늘로 자신을 죽여 세상을 건지려던 두 교무의 단식을 마무리한다. 그러나 사드 배치를 막기 위한 우리의 서원과 실천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사드배치 문제는 반드시 주민 동의와 국회 비준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차기정부에서 최우선으로 재검토하겠다고 수차례 약속한 바 있다"고 천명했다. 이어 "소성리 어르신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고, 원불교 교무들이 더 이상 길거리로 나와 목숨을 건 단식기도를 다시 이어가지 않도록 해달라"고 밝혔다.

한편, 단식농성장에서는 아쉬운 상황도 펼쳐졌다. 12일 천막에 들른 이웃종교인들이 "이렇게 굶을 게 아니라 현장에서 목소리를 내야 할 분들인데, 생명은 살려야 하지 않나. 모든 교무님들과 교단 책임자가 강력한 성명서도 내고, 원불교 이름으로 경찰 및 관공서, 청와대에라도 항의 방문해야할 것 아니냐"고 소리높여 말했으나, 오히려 교무들이 "우리가 하면 소용없다. 교단 밖 사람들이 대신 좀 해달라"고 말한 것이다. 단식에 대한 동조와 걱정은 있었으나 그 이상의 실질적이며 의지적인 합력이 아쉬운 장면이었다.

앞서 10일에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두 교무를 찾아 단식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 정 의장은 "투쟁도 하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고 중단을 간곡히 바라며 "원래부터 사드는 국회로 보내져서 결부결에 따라 결정돼야할 문제였다"며 진행상의 문제를 짚고 새 정부의 약속과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다. 이어 "대통령 취임날인 오늘 국회에서도 언명이 있었으니 부디 단식을 거두고 믿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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