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명 교무 /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 집행위원장
지난해 7월8일 '국방부는 북핵과 탄도미사일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과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미 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THAAD·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공식발표했다. 7월13일 성주 성산포대를 최적지로 발표했다가, 성주 군민들의 거센 저항에 9월30일 제3부지로 소성리 달마산 롯데골프장을 지명했다.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국방부의 행태에 성주·김천 주민들은 300여 일 쉬지 않고 촛불집회를 이어갔으나 지난 4월26일 새벽 8000여 명의 무장 경찰들의 호위아래 정산종사 구도길의 중심인 달마산 롯데골프장에 사드장비를 반입했다. 이 모든 과정이 불법과 편법, 매국 그리고 주권국가임을 스스로 의심하게 만드는 폭거였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종교인들과 주민들이 거대 공권력의 폭력 앞에 처절히 저항하며 울부짖는 모습을 사드장비 차량 안에서 휴대전화로 촬영까지 하며 비웃는 미군의 모습에 현장에 있던 나는 참을 수 없는 분노와 굴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곳이 진정 대한민국인지, 아니 대한미국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내 인생의 역사적 사건이 됐다.

사드의 진실

사드 시스템은 국방부에서 밝힌 것처럼 한반도를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보호해주는 방어의 무기 체계가 아니다. 북한과 중국의 핵 대응전력을 무기력하게 만들어 북한과 중국에 대한 선제 공격을 가능하게 하는 미군의 전략적 미사일방어체계(MD)의 일환이다. 따라서 사드는 한반도에 안전과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불러들이는 재앙의 시작이다. 사드는 방어용이냐 공격용이냐 이전에 전쟁무기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드는 신의 방패(AEGIS, 이지스)가 아니다. 우리는 왜 사드를 반대하는가?

첫째, 무기의 효용성에서 사드가 북핵과 미사일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미의회 조사국(2015)과 우리 국방부 자료(2013)에서도 확인한 바 있다. 사드는 일차적으로 한반도의 안위라기보다 미국과 미군시설을 방어하기 위한 시스템(MD)이다. 국가안보를 부정하는 국민이 어디 있으랴! 사드는 북핵과 미사일을 막지 못하는 가짜안보이다.

둘째, 사드는 한반도 주변국들의 전략적 균형추를 깨뜨려 신냉전체제를 불러오고 군비경쟁을 촉발시켜 평화를 깨뜨리는 재앙덩어리이다. 1991년 12월25일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소련)의 해체로 냉전체제는 종식됐다. 이후 세계는 좌우 대립에서 벗어나 교류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으나, 이번 사드배치 결정이후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특수성을 이용해 한반도를 둘러싼 4강이 다시 남과 북을 갈라 세워 북·중·러와 한·미·일간의 신 냉전체제를 불러오고 있다. 또한 군비경쟁을 촉발시켜 동북아시아의 정세가 마치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되었다.

셋째, 사드는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파탄범이다. 이미 중국과의 경제무역에서 중국의 제재로 일부분야에서는 경제적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제관계는 상호적인 것이기에 우리만 일방적인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본격적인 제재가 진행된다면 그 피해를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넷째, 사드는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파괴한 민주주의 파괴범이다.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서도 이미 확인된 바 있다. 한·미간 문서로 된 합의서가 존재하지 않으며, 환경영향평가는 대폭 축소해 꼼수로 진행하면서 이를 마치기도 전에 부지공여를 진행해 버리는 불법과 편법을 자행했다. 따라서 새로운 정권에서는 이 모든 과정의 위법한 사항을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통해 낱낱이 밝혀 책임자를 처벌해야 할 것이며 사드배치 원천무효를 선언해야 할 것이다. 무기로 평화를 쫓아내서야 되겠는가?
▲ 성주성지 전경. 국방부가 성주에 사드배치를 일방적으로 발표하자 교단에서는 김천, 성주군청, 소성리, 진밭교에 평화교당을 신설해 평화기도를 이어오고 있다.
성지는 옮길 수 없다

미 육군교범에는 사드가 설치된 반경 3.6km 내에는 인원을 통제한다고 되어 있다. 강력한 전자파 때문이다. 현재 사드장비가 반입된 성주 달마산 롯데골프장과 성주성지 소성리 마을은 직선거리로 2km에 불과하고 김천시 남면 월명리는 1km 남짓인 마을도 있다. 규정대로라면 소성리 마을은, 아니 개벽계성(開闢繼聖) 정산종사 나신 우리 성주성지는 어찌 될 것인가? 경산종법사는 '성지와 사드는 공존할 수 없다'는 명료한 말씀으로 정리해 주셨다. 이 외에 무슨 말씀이 더 필요한가? 사드는 옮길 수 있어도 성지는 옮길 수 없지 않은가?

다시 정리해보면 첫째, 사드배치는 표면상 목적(국가안보)에도 불구하고 평화에 대한 위협으로 이는 평화를 근본이념으로 하는 원불교의 종교 행위의 자유(기도, 순례 등)를 심각하게 제한하고 훼손하게 된다.
둘째, 성주성지는 평화의 성자 정산종사의 삼동윤리 가르침을 바탕으로 평화를 근본가치로 삼아 온 곳이며, 장차 세계적 평화의 도량으로 드러날 것이기에 길이 보전돼야 할 성지이다.
셋째, 사드는 근본적으로 평화를 깨뜨리는 전쟁무기이다. 따라서 우리는 성주뿐만 아니라 한반도 어디에도 사드배치를 반대한다.

우리가 평화가 되자

평화의 성자 정산종사는 '세상의 평화를 원하려거든 내가 먼저 평화가 되라!'고 했다. 삼동윤리(三同倫理)의 도를 밝혀준 평화의 성자 정산종사의 가르침을 좌산상사는 다음과 같이 법문했다. 1. 동원도리(同源道理): 종교공동체를 이뤄 종교간 전쟁을 막아주셨다. 2. 동기연계(同氣連契): 생령공동체로 인종간 민족간 전쟁을 막아주셨다. 3. 동척사업(同拓事業): 생활공동체를 이뤄 국가간 이념(이데올로기) 전쟁을 막아주셨다.

궁극적으로 삼동윤리는 갈등과 대립을 지양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것을 의미하고 원불교에 있어서 성주성지는 평화를 근본가치로 하여 보전되어 온 곳이며, 따라서 장차 세계적 평화의 상생지로 드러날 것이다. 지난해 7월13일 성주에 사드배치를 발표한 이후 원불교는 김천과 성주 군청, 소성리, 진밭교에 천막 평화교당을 개설하고 평화기도를 이어오고 있으며, 국방부 앞과 광화문광장, 서울역, 보신각 등에서 평화법회와 기도회를 열어왔다. 또한, 국회의원들을 만나고 기자회견을 하며 각 시민사회단체, 이웃종교인들과 연대하여 국회에서 길거리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평화행동을 이어왔다.

이미 2013년 제9차 세계종교자평화회의(WCRP)는 '평화는 각 종교의 중심이다'고 선언했다. 따라서 원불교에서 생명을 살상하는 전쟁무기 사드를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고, 삼동윤리로 세계인의 영성을 훈련시키고 활불도량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성주성지를 수호하는 우리의 행위와 기도는 매우 정당하며 마땅한 것이다.

원불교 평화행동
2016년 7월13일 국방부 성주성산포대를 사드배치 후보지로 일방적으로 발표
  7월14일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사드배치 반대 긴급성명 
8월11일 성주군청 광장에서 원불교기도회 개최
8월23일 사드철회 및 원불교성주대책위원회 결성
8월24일 성주평화교당(천막) 개소
9월12일 광화문 광장 평화명상 
기도회 개최, 800여명
9월28일 성주성지수호 교역자 총회 개최, 성주성지 1200여명
10월1일 국방부앞 평화기도회 및 
광화문 평화명상 시작
10월11일 One-Peace 종교·시민 평화결사, 종로 보신각, 4000여명
11월9일 대경교구 재가대책위, 동성로에서 사드철회 성지수호 홍보활동 시작
11월19일 달마산 정산종사 구도길 순례(12월17일, 2017년 1월21일, 3월1일)
2017년 1월11일 사드배치 긴급현안 해결촉구 민주당사 농성(13일간)
  2월11일 원광대 양·한방 의료진 성주, 김천 주민 의료봉사
2월18일 광화문평화법회, 1500여명
3월11일 진밭교 철야기도 시작, 18일 진밭평화교당(천막) 개소
4월1일 진밭교에 4대 종단 수장 방문
4월2일
~17일
김성혜 교무 미국 평화단체 초청 동서부 7개 도시 순회강연
4월3일 경북경찰청 강해윤 교무 등 재가출가 4인 출두명령
4월20일 강현욱 교무 폭력적 연행
4월26일 새벽 사드 장비 기습 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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