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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명과 〈정전〉21. 일원상서원문과 거듭난 삶
현대문명과 〈정전〉21. 일원상서원문과 거듭난 삶
  • 원익선 교무
  • 승인 2017.06.16
  • 호수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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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익선 교무/원광대학교
서원은 진리 앞에 자신의 거듭남을 약속하며 실천하겠다는 다짐이다. 입문 즉시 스스로 성찰하고 서원을 세워 종교적인 삶의 목표를 세워야 한다. 법위가 올라갈수록 서원의 깊이와 폭이 넓어지면서 마침내 부처가 되어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대원을 확립해야 한다. 서원의 형식은 다를지라도 동서양 모든 종교에 공통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불보살의 가르침을 삶 속에서 내면화하고 실천하는 자각의 행인 것이다.

불문에서 서원은 총원과 별원으로 나누고 있다. 총원은 모든 사람들이 공통의 서원을 가지는 것이다. 사홍서원이 그것이다. 사홍서원은 중생 구제의 원, 번뇌 단멸의 원, 법문 공부의 원, 불도 수행의 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석가모니불의 대각 내용인 고집멸도의 네 가지 진리를 모두의 서원으로 삼은 것이다. 별원은 아미타불이 된 법장비구가 세운 48원과 같이 각자가 세운 원을 말한다. 특히 당나라 혜연선사, 신라 의상대사, 고려 나옹화상의 발원문은 유명하다. 별원은 한결같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몸과 마음으로 받아 실행하며, 고통받는 모든 중생들을 보살행으로써 구제하겠다는 다짐이다. 총원을 더욱 견고하게 세운 것이다.

일원상서원문 또한 원불교의 총원이다. 일원상의 진리를 자신의 삶에서 구현하겠다는 다짐의 발원문이다. 당연히 법회, 기도, 천도재 등의 모든 의식에서는 빠질 수 없는 핵심 기도문일 수밖에 없다. 서원문은 진리와 맞대면하는 정직한 대화이자, 진리에게 자신을 바치는 헌신의 축문이자, 진리의 뜻대로 이 땅에 불국토를 만들자는 중생들의 연대의 합창인 것이다.

서원문은 진리의 본체론과 현상론, 우리 자신의 수행론과 서원론으로 나뉘어져 있다. 진리의 전모는 물론 여기에 뿌리내린 구도적인 삶을 어떻게 승화시킬 것인가 하는 핵심적 자세와 목표가 명확히 제시되어 있다. 일상수행의 요법이 우리가 우리에게 다짐하는 행동강령이라면, 서원문은 진리의 세계에 우리 자신을 그대로 드러낸 채 갈구하고 호소하며, 염원하고 서약하는 엄숙한 계약의 증서에 해당한다. 구인선진의 불석신명 정신이 진리 앞에 나타난 백지혈인의 서원이 구체화된 명문(銘文)인 것이다.

따라서 대산종사는 "이 서원은 자신과 법신불 간에 불과를 서약한 것이니, 그 지극한 원력이 시방에 충만하면 대불과를 얻게 되어 결국 천지같은 무궁한 도덕을 갊아서 한량없는 광명과 수명과 덕행을 갖추게 된다. 그러므로 삼세제불이 다 최초 서원일념으로 부처를 이룰 것이며, 이 서원문이 바로 불조가 되려는 서약서인 것이다"고 하여 불조의 열위에 진입하는 대서원으로 본다. 구체적으로는 무명의 전생에 쌓인 자신의 습과 업을 바꾸는 전식득지(轉識得智)를 통해 불과를 성취할 수 있다고 설한다.

전이창 종사 또한 "일원상 서원문과 천도법문과 청정주를 주야로 외우면 양잿물에 묵은 때가 빠지듯 날이 다르게 마음 세탁이 된다. 나의 마음을 잡념이나 착념에 빼앗겨 버리지 말고, 주송으로 일념을 계속하여 마침내 일념마저 사라진 무념처에 이르면 능히 업력을 녹일 수 있다"고 했다. 민중경전인 영험담에는 경이나 주문을 외워 삼재팔난을 면한 수많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서원문 또한 독경이자 주문이다. 어떤 난관을 당해도 일념으로 외게 되면, 신구의 삼업을 정화시키는 진언이 되어 법신불과 삼세제불의 위력이 미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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