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산종사법어〉의 표지와 내용.
〈정산종사법어〉는 원불교 제2대 종법사인 정산종사(鼎山宗師, 宋奎, 1900-1962)의 언행록이다. 원기57년(1972) 1월, 〈세전(世典)〉과 〈법어(法語)〉를 합본해 이 이름으로 발행했다. 국판 양장 286쪽이다. 〈정산종사법설집〉(원광사, 1962)이나 〈한울안 한이치에〉(박정훈, 1982)가 법설자료집인 것에 비해 이는 요체를 간추린 법어다.

정산종사는 경북 성주출신으로 어려서 사대부의 학문인 유학을 공부하였으나 치세(治世)의 가르침이 되지 못함을 알고 기도·수련에 뜻을 둔다. 큰 스승을 만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전라도를 역방한 후 김제 모악산 대원사(大院寺)에서 정진하다가 김해운(莖陀圓 金海運, 1872-1959) 교도의 초빙으로 정읍 화해에서 유숙하며 수행하다가 원기3년(1918) 소태산 대종사의 내영(來迎)을 받아 제우(際遇)한다. 이윽고 영산성지의 대종사문하에 들어 9인제자의 한 사람이 되고, 원불교 창립에 신명을 바친다.

원기28년(1943) 대종사의 열반에 이어 종법사에 취임하여 원기47년(1962) 열반에 이르기까지 교단을 이끈다. 정산종사의 저술은 교서 〈세전〉과 〈예전〉을 비롯해 '불법연구회 창건사'(1937-1938)·〈건국론〉(1945)·'대종사성비(圓覺聖尊少太山大宗師碑銘幷序)' 등이 있다. 그 사상은 열반게송인 '삼동윤리(三同倫理)' 즉 '동원도리(同源道理)·동기연계(同氣連契)·동척사업(同拓事業)'으로 요약되며, 이는 '한 울안 한 이치에 한 집안 한 권속이 한 일터 한 일꾼으로 일원세계 건설하자'로 번역된다.

〈정산종사법어〉는 정산종사의 경륜과 사상을 집약하고 있다. 이를 기연편(機緣編)·예도편(禮道編)·국운편(國運編)·경륜편(經綸編)·원리편(原理編)·경의편(經義編)·권도편(勸道編)·응기편(應機編)·무본편(務本編)·근실편(勤實編)·법훈편(法訓編)·공도편(公道編)·도운편(道運編)·생사편(生死編)·유촉편(遺囑編)의 총 15편 648장으로 구성하고 있다.

'삼동윤리'가 대종사의 일원대도 법문을 인류가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윤리로 드러낸 것처럼, 이들 법어는 정산종사의 사상이며 동시에 〈정전〉을 비롯한 원불교 교리사상의 재해석이다. 대종사의 구세경륜 즉 원불교사상의 전개에 관한 원점이라는 말이다.

/ 원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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