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성지도보순례 진행

▲ 성지도보순례에 나선 교도들이 단구재를 지나 고산정 백세각을 향해 걸으며 정산종사의 자취를 느꼈다.
성주성지~고산정 등 45㎞


배롱나무 꽃이 활짝 핀 한여름, 체감온도는 35도 이상을 가리키고 있다. 30여 명의 성지도보순례단은 흐르는 땀을 닦고, 연신 물을 마셨다. 고산리 유곡마을에서 만난 순례단은 막 단구재(야성 송씨 21세손인 송세필의 사당)를 참배한 뒤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다음 목적지는 백세각이다. 전국에서 모인 교도들은 백세각으로 향하는 동안 대표 진행을 맡은 노상희 교도와 진행을 담당한 이강원 교도의 손발이 바빠졌다. 선봉대와 선도차량으로, 교통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10면

백세각에 이르자 야성 송씨 20대 손인 송만수 선생의 해설이 이어졌다. 그는 "백세각 뒷산이 봉황산이고, 앞산이 란산(卵)으로 터가 화기에 약해 회화나무 3그루를 집안에 심어 비보(裨補)풍수로 화기를 잡았다"며 "이곳 백세각과 야성 송씨는 3대 걸쳐 대과급제를 냈고, 구한말 유림의 독립운동으로 일제에 항거했던 곳이다"고 해설을 덧붙였다. 백세각은 정산종사가 어린 시절 공부했던 곳이고, 단구재 역시 집안 어른을 모신 사당이라 다녀갔던 곳이다.

제13회 성지도보순례는 성주성지-고산정-성주삼동연수원-금수면 여청운가-진밭교-성주성지로 다시 돌아오는 45km코스다. 예년에 비해 비교적 짧은 코스로, 정산종사의 자취를 찾아 떠난 도보순례였다.

7월28일~30일 진행된 성지도보순례는 첫날 오전11시 성주성지 대각전에서 결제식을 마친 후 오후2시에 고산정으로 향했다. 고산정을 거쳐 성주삼동연수원에 짐을 푼 순례단은 이날 저녁 자기소개와 감상을 전하며 서로 얼굴 익히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보급대장을 계속 맡아오고 있는 덕천교당 오승원 교도는 "우리의 도보순례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훈련이다"며 "그런 의미에서 도보순례를 교도정기훈련에 포함시켜 더 많은 교도들이 이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평가에 대해 그는 "둘째 날에 비가 왔지만 순례객들이 흔들림없이 완주했고, 정산종사님의 자취를 찾아 떠난 도보였지만 성주성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무거운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동래교당 이강원 교도는 "올해로 3회째 참가하고 있는데, 3박4일 휴가를 내고 왔다"며 "참가자 중 절반 정도가 새로 참가한 교도들로, 가족 혹은 동료, 도반들이다"고 소개했다. 도보순례단은 7월30일 소성리 마을회관에서 진행된 일요법회에 참석하며 도보순례 피날레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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