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교구 하선은 재가출가 교도가 함께 하는 교단 초기 문화를 되살린 도심과 가까운 선방이다.
서울교구, 초기교단 전통 살려
오덕훈련원 3박4일 하선 정진

교단 초기 정신을 체받는 서울교구 하선이 4회째를 맞아 재가출가 교도가 함께 공부하는 법풍 진작을 이끌었다. 8월22일~25일 축령산 오덕훈련원에서 서울교구 하선이 '공들이고 공들여서 행복한 성자로 거듭나자'는 주제로 열렸다. 연이은 궂은 날씨 속에서도 차분하고 법열 넘치는 시간이 됐다.

황도국 서울교구장이 훈련방장으로 직접 입선인들을 이끌고, 이진원 오덕훈련원 장이 요가 및 다양한 선을 지도한 이번 선방은 매일 선과 성리품 공부, 산행 등이 펼쳐졌다. 서울교구 동하선은 일상 속에 지쳐있던 입선인들에게 과정을 선택하게 하는 등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여유와 이완을 추구했다. 3박4일을 결제한 것 자체가 공부이자 의지로, 어떤 과정을 수행하든 힐링과 휴식을 바탕하도록 준비됐다. 또한 입선인들 각자의 수준이나 경험에 맞춘 세심한 지도와 안내가 이어져, 초선인들도 빠르게 선의 재미를 느꼈다.

매일 진행된 성리품 공부를 통해 황도국 교구장은 "공부하는 사람은 늙어갈수록 낙도하며, 나이들수록 빛이 난다"고 입선인들을 격려했다. 그는 초점을 먼 데 두고 보는 매직아이를 예로 들며 "우리도 나타난 자리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보이지 않는 본질의 자리를 봐야 한다"며 "최고의 기쁜 말인 깨달음의 소리 '아하!'를 낼 수 있도록 성리연마에 힘쓰자"고 당부했다.

이진원 원장은 1회 때부터 요가 지도를 맡다 올해 훈련원장으로 선방을 이끌었다. 그는 "입선인들 중에는 선만 오롯이 하고 싶은 사람도 있고, 초선인으로 선 맛을 보고싶은 사람도 있다"며 "원하는 정도와 종류의 선을 하게 해, 무엇보다도 선과 훈련에 재미를 느낄 수 있게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준비되지 않은 선을 무리하게 하다가 오히려 병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키며, 자신에게 맞는 선과 방법을 찾는 데 주안점을 뒀다.

4회를 맞는 서울교구 동하선은 대종사 당대 재가출가 교도가 함께 공부하던 전통을 되살린 시도다. 교도들은 도심에서 가까운 선방에서 3박4일 동안 선 재미를 얻고, 교무들은 교당을 떠나 오롯이 자신만을 위하며 몸을 바루는 뜻깊은 시간이다. 재가출가가 함께 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울을 트며 시너지를 내는 대종사의 큰 뜻이 담겨있지만, 아쉽게도 교단에서는 삼동원이나 만덕산훈련원 등에만 남아있다.

한편 오덕훈련원은 훈련 시즌을 마친 가을, 매주 치유요가 및 월 1~2회 선과 공부 그리고 치유, 직장인을 위한 주말 선 프로그램, 교리공부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펼칠 계획이다. 서울과 경기지역의 트래킹코스로 점점 주목받는 축령산 입구의 장점을 활용, 자율선방 및 시설대여에도 적극 나서 숙원사업인 부채 청산, 황토방 신축, 주변부지 확보 등에 힘쓰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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