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가장 아픈 현장 속으로
종교인생명평화순례 참가자

성주 소성리 순례길에서 만난 원불교환경연대 김신우 교도. 2년 전에 입교한 그는 생명평화순례에는 이미 네 번째 참가다. 핵발전소 반대운동을 하면서 원불교 환경연대를 만나게 됐고 송천교당 태양광 발전소 준공식에 갔다가 입교하게 됐다. 그는 대학교 졸업 후 여행사에서 통역을 하면서 일본 환경운동 일을 자주 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 간의 반핵발전소 운동 교류에서 연락 창구의 역할을 했다. 자료 요청, 통역, 안내 등의 일을 하면서 핵발전에 눈을 뜨게 됐다"며 "어마어마한 정보를 갖추고 있는 일본의 원자력정보실을 방문하면서 충격을 받았고 우리도 해보자고 시도하게 됐다"는 말로 이력을 설명했다.

그는 "핵발전 관련 통역을 하면서 통역사로서의 단점을 발견하게 됐다"며 "상처와 고통을 외면하지 못해 업무량이 과해 감당이 안될 때가 많다"고 했다. 또 "발표 내용에 울컥해 흐느끼면서 통역하느라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생생한 전달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통역은 마의 시간대인 6초를 넘기면 안된다. 모든 사람들이 통역 부스를 바라보면서 혼란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며 "그런데 통역을 하면서 감정이 끓어 올라 숨을 고르기 전에는 도저히 계속할 수 없는 때가 있다"고 전했다. 일본 핵발전소 사고 피해자 사례 발표 통역의 고통을 겪고 난 후 그는 "나는 통역자로서 실격이다. 이 처참한 내용을 담담하게 통역만 할 수 있는 냉정한 가슴이 나에게는 없다"고 토해냈다.

그는 "종교인들이 가장 강하게 할 수 있는 것이 기도다"며 "사드로 고통을 겪고 있는 곳, 생명이 가장 아픈 곳에서 현장의 호소를 듣고 평화의 기도를 올리는 것, 종교의 힘으로 위로와 원력을 불어넣어 주는 일, 그것이 생명평화순례의 역할이다"고 참가 의미를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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