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던 폭염과 비가 어느새 그치고, 조석으로 선선한 초가을이 되었다. 천지 대자연의 조화로 춘하추동 사계절이 바뀌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현상계는 영원한 것이 없다. 우주 자연 현상도 인간 세계도 변화무상하다.

원불교 최고의 경문인 '일원상 서원문'에 "무상(無常)으로 보면 우주의 성주괴공과 만물의 생로병사와 사생의 심신 작용을 따라 육도로 변화를 시켜 혹은 진급으로 혹은 강급으로 혹은 은생어해로 혹은 해생어은으로 이와 같이 무량 세계를 전개하였나니"란 구절이 있다. 변화하는 현상 세계의 실상을 소태산 대종사가 밝힌 내용이다.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핵무기를 완성한 단계로 추정이 된다. 현재 공식적인 핵보유국은 미국·영국·러시아·프랑스·중국 등 5개국이다. 여기에 파키스탄과 인도가 핵실험을 거듭해 핵보유국으로서 대접을 받고 있다. 북한도 3대 세습의 체제 유지를 위해 파키스탄과 인도처럼 핵보유국의 지위를 갖고 싶은 것이다. 다만 북한은 핵무기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기본 조약인 핵확산금지조약(NPT)에 1985년 가입해 핵물질을 제공받는 혜택을 누리면서 몰래 핵무기를 개발해 오다가,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이 발각돼 갈등을 빚자, 2003년 일방적인 NPT 탈퇴를 선언한 후 핵실험을 본격화했다. NPT는 탈퇴가 인정되지 않는 조약으로, 북한은 첫 핵실험뒤 지금까지 8차례에 걸쳐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았다.

이번 핵실험의 위력은 히로시마 원폭의 5~6배로 서울을 초토화할 수 있는 위력이라고 한다. 북한의 미사일 능력을 볼 때 한국과 일본은 북한의 핵무기 공격 범위에 이미 들어있는 것이고, 미 본토 타격 능력을 보여주는 단계만 남겨두고 있는 셈이다.

남북으로 분단, 대치 상황을 이어 온지 70년, 같은 민족으로서 참담한 비극이다. 과학문명이 아무리 발달이 된다 해도 인간의 어리석음과 탐욕은 멈추질 않는다. 아니 오히려 증폭되어만 간다. 자신의 욕망과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반목과 질시, 전쟁까지도 마다않는다. 남한은 경제적 부흥은 이루었지만, 상대적으로 빈부 격차가 심한 나라가 되었고, 핵무기를 갖지 못한 만큼, 동맹국인 미국의 핵우산이 없이는 북한을 맞상대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대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고 남북한 공동의 평화와 행복을 추구하자"고 대화 제의를 이어 왔지만, 북한은 일체 대꾸가 없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반도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일촉즉발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오로지 힘의 논리만 통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인류 역사의 긴 안목으로 본다면, 영원한 것은 없다. 세계를 지배했던 로마제국이나 몽골제국도 불로초를 구했던 진시황도 멸망하고 죽었다. 이로 미루어 본다면, 세계의 최강대국인 미국도 영원할 수 없고, 북한은 말할 것이 없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역사가 흘러가면, 북미간의 힘겨루기도 여하간 판가름 나고, 남북한은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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