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즐겨하는 탁구의 기술 중 스매싱이나 드라이브, 커트, 백 쇼트, 백 드라이브, 서비스 등 기술을 걸 때 일명 '피니쉬(finish)'가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이 피니쉬가 제대로 되지 않을 때는 탁구공이 네트에 걸리거나 테이블 밖으로 나가버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하는 기술을 펼칠 때는 라켓과 공이 맞는 순간 잡아서 힘 있게 돌렸느냐 못했느냐가 회전의 속도, 횟수를 좌우한다. 비단 피니쉬는 운동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경영에서도 디테일한 피니쉬가 성공의 성패를 판가름하기도 한다.

교단은 1대 36년, 1회 12년이라는 사이클로 성장의 패턴을 보여 왔다. 경산종법사는 12년 임기를 마무리할 시점이고, 한은숙 교정원장 역시 임기를 1년 앞두고 있다. 앞서 3명의 전임 교정원장도 3년 단임으로 임기를 마쳤다. 중요한 것은 의도하든 하지 않던 교단 지도부의 교체기에 와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수위단원, 종법사 선거를 1년 앞둔 시점에서 차기 종법사, 수위단원에 대한 하마평이 감지되는 것에서 그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문제는 피니쉬다. 경산종법사는 임기 1, 2기 5대 경륜으로 교단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교화대불공, 교법 인격화, 은혜확산, 준법운영, 결복 백년대'로 교화의 방향을 바꾸고, 교화성공을 위해 경주했다. 원기101-103년 교정팀은 '행복한 정신개벽 공동체 구현과 원불교 2세기 결복교운 기반조성'을 위한 교화구조혁신, 교역자제도개선, 재정기반확립, 대사회불공, 정신개벽실천운동을 핵심과제로 삼고 각종 역점사업들을 추진해 왔다. 각론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지만 무척 많은 사업들을 숨 가쁘게 추진하며 달려온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번 교정팀은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라는 막중한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이제, 사드 정국과 관계없이 교단을 냉철히 바라봐야 한다. 현 교정팀은 단순히 2년에 대한 정책 추진의 평가만이 아니다. 경산종법사 재임 12년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지난 교단 지도부 교체기에 확실한 피니쉬가 안돼, 일어난 사건이 하이원빌리지다. 이것을 교훈 삼아 정확히 매듭짓고 갈 것은 무엇인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세웠던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소통은 어느 정도 이뤄졌는지 등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새로운 일을 벌리기 보다는 그동안 추진했던 정책들을 더욱 가다듬는데 역점을 둬야 한다.

우려되는 것은 전무출신 용금개선 TFT, 교정원 서울이전 TFT, 분야별 합리적인 인사평가를 위한 TFT, 회계제도 개선 TFT 등의 활동이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TFT활동의 생명은 속도감에 있다. 이에 대한 빠른 정책결정과 실행을 요구한다. 마무리가 중요한 시기다. 뒷심은 새로운 일보다 해 놓은 일을 정리하는데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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