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응주 교무/법무실
모든 경계를 극복하면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
경계로부터 깨달음이란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

佛言- 夫爲道者는 譬如一人이 如萬人戰하야 被鉀操兵하고 出門欲戰할새 或意怯膽弱하야 乃自退走하며 或半道還하며 或格鬪而死하며 或得大勝하야 還國高遷이니 夫人能牢持其心하고 精銳進行하야 不畏前境하고 破滅衆魔하면 必得道矣니라

부처님 말씀하시되 "대저 도를 닦는 이는 비컨대 한 사람이 만인으로 더불어 싸우는 것과 같아서 갑옷을 입고 병기를 잡아 문에 나가 싸우고자 할새 혹 겁내어 달아나는 이도 있고 혹 중도에 퇴보하는 이도 있고 혹은 싸우다가 죽는 이도 있고 혹은 크게 승전을 하여 큰 공을 이룬 이도 있나니 공부하는 사람이 마땅히 그 뜻을 굳게하고 더욱 용맹심을 발하여 앞으로 나아가서 모든 경계를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기어이 뭇 마군을 항복 받으면 반드시 도를 얻으리라."

<사십이장경> 33장의 말씀은 수도를 한다는 것은 수많은 경계와 싸우는 과정이며 이 과정속에서 경계와 싸워서 지기도 하며, 적당히 타협을 하기도 하며, 이기기도 한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경계를 극복하고 나면 마음의 평안을 얻을 것이다.

피갑조병 출문욕전(被鉀操兵 出門欲戰)은 갑옷을 입고 무기를 잡아 문에 나아가 싸우려고 한다는 말씀이다. 공부인이 공부를 하기로 작심을 하고 성불제중의 서원과 교리로써 무장하여 경계를 맞이하려고 한다는 의미이다.

혹의겁담약 내자퇴주(或意怯膽弱 乃自退走)는 혹 마음이 겁을 먹거나 담력이 약하여 스스로 도망한다는 의미이다. 경계를 상대하여 일전을 치루려고 했으나 그 경계를 마주하자마자 도저히 싸우려는 생각도 내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간다는 뜻이다. 마음공부를 통해서 자신감을 찾으면 마음에 무서운 것이 없다. 어떤 경계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갖지만 그것은 온실에서 자란 화초와 같아서 실제 경계를 대하면 힘을 쓰지 못한다. 실전을 치루어 보지 못한 군인은 무서움을 모르지만 총탄이 날아다니는 전장에 서면 도망을 가게 된다.

혹반도환(或半道還)은 혹 절반쯤 가다가 돌아온다는 의미로 어느 정도 대적을 해 보려는 마음으로 다가가다가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라는 것을 알고 뒷걸음질 쳐서 돌아오는 경우이다.

혹격투이사(或格鬪而死)는 혹 격투를 하다가 죽는다는 의미로, 경계를 당해서 완패한다는 뜻이다. 이 경우는 공부인이 용감하여 경계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대적했지만 경계에 지고 말았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일단 경계를 피하기보다는 용감하게 싸우는 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 만으로는 공부에 진전이 있는 것이다. 경계에 대적해서 질지라도 그로 인해 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를 알게 된다. 경계를 당해서 초심을 잃지 않고 신심을 굳게 하여 한눈팔지 않고 정진한다는 의미이다.

혹득대승 환국고천(或得大勝 還國高遷)은 혹 큰 승리를 얻어서 나라로 돌아와 높은 직위로 옮긴다는 말씀이다. 군인이 전쟁에 승리하여 금의환향하는 것처럼, 공부인도 늘 지기만 하던 경계를 철저히 연구하여 결국은 경계를 넘어서게 되면 정신의 등급이 올라가게 된다.

부인능뢰지기심 정예진행(夫人能牢持其心 精銳進行)은 대범 사람이 능히 그 마음을 굳게 지키고 빠르고 용맹스럽게 나아간다는 말씀으로 무시선법에서 "그러나, 마음이 동하지 아니한다 하여 즉시에 방심은 하지 말라. 이는 심력을 써서 동하지 아니한 것이요, 자연히 동하지 않은 것이 아니니, 놓아도 동하지 아니하여야 길이 잘 든 것이니라"에서 경계를 대하여 심력을 써서 용맹스럽게 경계를 상대한다는 의미이다.

부외전경 파멸중마 필득도의(不畏前境 破滅衆魔 必得道矣)는 자신의 앞에 맞이한 경계를 두려워하지 않고 모든 마군을 파괴하여 멸망시키면 반드시 도를 얻을 것이다는 말씀이다. 무시선법에서 "사람이 만일 오래오래 선을 계속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마음의 자유를 얻은즉, 철주의 중심이 되고 석벽의 외면이 되어 (중략) 생사자유와 윤회 해탈과 정토극락이 다 이 문으로부터 나오나니라"고 말했다. 결국 삿된 경계로부터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은 마음을 번뇌와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출가 수행자이던지 재가 수행자이던지 도에 뜻을 둔 공부인은 순간순간 경계에 직면하여 치열한 마음속 전투(心戰)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서원이 굳고 수행심이 견고해 초지일관의 정성을 들이는 사람은 경계와의 전투에서 승리해 목적한 바를 이룰 것이요, 서원은 약하지만 한번 해 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힘이 들고 시간이 걸리지만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원이 박약하고 인내심과 공부심이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향상하려는 마음이 없는 사람은 경계와 상대해서 이기려는 마음도 내지 않고 되는대로 경계속에 자신을 맞긴다면 어느 순간에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신을 돌아보아 나는 고전하고 있는지, 패전하여 영생길을 그르치고 있는지 잘 살펴서 후회함이 없도록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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