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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갤러리 19 - 구례 한국압화박물관
작은갤러리 19 - 구례 한국압화박물관
  • 이여원 기자
  • 승인 2017.09.08
  • 호수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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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그린 그림, 그 시들지 않는 '누름꽃'의 아름다움

▲ 한국압화박물관 박노진 소장이 야생화 산업 발전을 통한 6차 산업으로의 전망을 이야기했다.
▲ 국내 유일의 1종 전문박물관인 한국압화박물관이 구례농업기술센터 내에 있다. 압화작품과 채집도구·압화표본·관련 도서 등 등록된 유물만 700여 점이 넘는다.
국내 유일 1종 전문박물관, 압화대전 역대 수상작품 전시
압화작품·표본 등 유물 보전하며 압화의 가치와 역사 계승
야생화 산업 부가가치 창출, 6차 산업으로의 전망도

'꽃누루미' 또는 '누름꽃'이라는 우리말 이름을 더 기억하고픈 압화(押花/pressed flower). 압화는 꽃과 열매·잎·줄기를 눌러 건조시킨 뒤 이를 소재로 만든 회화와 공예 등의 예술작품이다. 국내 유일의 1종 전문박물관인 한국압화박물관이 구례농업기술센터 내에 있다. 압화박물관에 등록된 유물만 압화작품과 채집도구·압화표본·관련 도서 등 700여 점이 넘는다.

대한민국압화대전 수상작 전시

구례는 2002년부터 대한민국압화대전(최고상 대통령상)을 개최해오고 있다. 한국 야생화를 재배해오고 야생화에서 향수 등을 추출해 상품화한 곳이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야생화를 활용한 압화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대한민국 유일의 압화대전을 개최하는 기반을 만들어왔다.

한국압화박물관은 2층의 한옥으로 되어있다. 전시실에는 귀속 작품과 대한민국압화대전 당해 연도 수상작, 압화작품, 압화공예 등 200여점의 예술품들이 자리해 있다. 1층 전시실은 당해 부문별 수상작이 전시돼 있고, 역대 수상작과 실생활에 사용 가능한 작품과 입체 작품 전시실은 2층이다. 작품들을 감상하는 시간. 백묘국, 벨벳, 작약, 프란데플라워, 계요동, 시계꽃, 으아리… 이름도 생소한 야생화가 어우러져 작품 '시간여행(오금석 작가)'이 됐다. 백묘국과 벨벳잎의 질감 그대로가 살아있고, 크고 화사한 작약과 으아리, 시계꽃과 계요동은 시간의 흐름을 말해주고 있다. 이 작품은 올해 대한민국압화대전 최우수작이다.

'30년 세월 속에 꽃은 언제나 나의 삶의 일부가 되었다'는 주순엽 작가의 작품은 '꽃 그리고 삶'. '기쁨도 아픔도 함께 해온 작품 속에 내가 있다.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는 자신의 작품 안에 작약, 하늘말나리,석죽, 바람꽃, 금계국, 밤꽃, 물매화, 냉이, 땅나리, 말발도리꽃을 들여놓았다. 올해 대상작이다.

아디안텀, 메밀꽃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담겨있다. 고로쇠꽃과 물푸레꽃은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어머니의 푸근함 같은 거목으로, 고요한 호수주변은 여뀌, 고마리, 왓소니아, 다닥냉이, 물망초꽃이 만개했다.학창시절 단골 소풍장소였던 '삼부연'폭포에는 미니아디인텀, 이끼, 느릅나루 껍질, 목화솜, 호아금 마타리, 복분자 뿌리, 새덤이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그렇게 압화작품 한 점 한 점에는 식물의 꽃, 잎,줄기, 씨앗 그대로가 한 폭의 풍경화로 숨을 쉰다.

제7회 압화대전 대통령상 수상작이었던 배선아 작가의 작품 '화조화(민화병풍)'. 꽃과 새를 주제로 하는 그림 '화조화'는 단연 독보적인 작품이다. 작가의 민화병풍에는 '까치는 기쁜 소식, 매는 힘찬 기상과 위엄, 모란은 부귀, 연꽃은 군자의 덕, 수선화는 물가에 핀 신선'으로 민초들의 삶과 애환이 녹아있다.

전시관 안내와 작품 설명으로 압화에 대한 이해를 도왔던 임성은 학예사는 "압화 소재로는 잎이 얇아서 잘 붙는 작약이나 수국, 공조팝꽃 등이 많이 사용된다"며 "액자 작품의 경우 공기가 통하지 않게 코팅처리해서 모양이나 색이 변하는 것을 막는다"고 압화 제작방법의 이해를 도왔다. 임 학예사의 설명을 듣고 나면, 초창기 수상작품부터 현재까지 시간이 지날수록 소재의 선택이나 코팅 기법, 활용기법이 달라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각종 압화공예작품과 오랫동안 시들지 않도록 작품화 한 보존화 전시공간에선 보는 이의 마음까지 빼앗기게 된다. 자연의 오묘한 색감은 자개장과 고가구에 맞먹는 고풍스런 압화장이 되고, 섬세하고 화려한 야생화의 아름다움은 브라인더와 각종 장신구, '꽃 안은' 선반장으로 재탄생했다. 조형성과 실용성에 또 한번 감탄하게 된다.

▲ 제7회 압화대전 대통령상 수상작이었던 배선아 작가의 작품 '화조화(민화병풍).
▲ 전시실에는 대한민국압화대전 당해 연도 수상작, 압화공예 등 200여점의 예술품들이 자리해 있다.
구례의 역사문화 자원 연계

한국압화박물관 박노진 소장(구례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이 따로 시간을 내주었다. 박 소장은 "공립 1종 전문박물관으로 압화에 대한 자료수집, 연구개발, 체험교육 등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압화 작품을 수집·보전하며 압화의 가치를 알리고 압화의 역사를 계승 보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2년 처음으로 '대한민국 압화대전'을 개최한 후 올해까지 제16회를 개최하면서 야생화를 이용한 산업과 압화예술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며 "현재는 년 30,000명 정도가 찾는 곳으로 지리산과 섬진강 품속에 있는 구례의 역사문화 자원과 연계해 부가가치를 창조해가고 있다"고 야생화 산업 발전을 통한 6차 산업으로의 전망을 이야기했다. 인구유입 정책과 연계한 도시민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의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 조성사업'에 공모해 사업비 80억 원을 지원받은 바 있는 그는 "지역의 부전자원을 활용한 농업 6차 산업화의 전망은 분명히 밝다"면서 '압화마을의 스토리'가 있는 구례 마을 조성에 대한 소신을 전했다. 그 연계사업으로 올 연말에는 대한민국 압화대전 발전 워크숍을 진행해 압화의 상품화 개발을 전국단위로 진행할 예정이다.

만남은 시간에 상관없이, 사람을 대하는 배려와 진정성이 더 큰 울림을 주는 법. 시들지 않을 압화의 아름다움처럼, 변치 않을 신뢰가 느껴지는 박 소장과의 만남을 뒤로하고 압화박물관을 나오는 길, 압화체험교육관이 눈에 들어온다. 압화 작품의 매력에 빠졌다면 압화체험교육관에 들러볼 일이다. 다이어리부터 손거울과 미니액자까지 압화로 수놓은 나만의 소품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내가 만든, 나만의 작품이, 언제까지든 변치 않을 거란 기분 좋은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곳, 한국압화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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