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금제도개선은 송구합니다. 교화구조개선은 필요합니다. 정년연장의 건은 다음 교정으로 넘기겠습니다." 이번 원기102년 총단회 교정보고시간의 공지내용이다. 처음부터 "재원마련을 어떻게 하겠느냐?"라는 걱정 속에 시작된 용금제도개선은 "재원확보를 하지 못했다"라는 대답으로 고개 숙여 사과했고, 20여 년 전부터 고민해왔던 교구자치제에 대한 문제도 여전히 해결점을 못 찾고 교구편제 조정과 법인문제를 남겼다.

또한 정년 연장은 "교역자 지원감소와 퇴임자 증가로 인해 필요성을 인식하고는 있으나 현행제도 내에서는 반대가 높다"며 "교화구조 개선과 인력수급 정책이 가시적으로 드러난 후 논의돼야 한다. 다음 교정에 이관한다"고 밝혔다. 현재 1년여 기간이 남아있는 현 교정팀이 사실상 발을 뺀 것이다. 무엇하나 속 시원한 해결을 해주지 못하는 교정팀을 보면서 답답하기만 했다.

교화구조 개선에 대해서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추진 내용은 두 가지 방향으로 정책 인사시행(인사에 대한 교화구조개선)과 향후 중장기 실행과제 내용을 제시했다. 정책 인사시행 내용을 보면 연공서열이 아닌 교화역량자 배치로 침체된 현장의 교화를 살려내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어떻게 역량 있는 이들을 선별해 정책 인사의 기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보여주지 못하고, 원기103년부터 적용하겠다고만 말했다. 향후 중장기 실행과제라는 주제의 항목들도 교구편제나 미자립교당 등의 문제들과 함께 "계속해서 연구해 가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결국 교화구조개선의 추진 내용은 이번 교정팀의 결과물이라고 보이기보다는 계속될 과제물을 다시 넘겨준 것처럼 보인다.

교정원의 이러한 결과는 현 교정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원기92년 총단회 당시 '교화구조개선 추진'이 논의됐었고, 합의가 이뤄졌었다. 그러나 교정팀이 바뀌면서 교화구조개선은 멈췄다. 때문에 이번 교정팀은 교화구조개선이 멈춰지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추진돼야 할 과제들을 종합적으로 모아 놓은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의견은 교화구조개선의 과제를 여러 난제로 던져 놓는 것보다 교구편제나 법인 문제 같은 중요사안 하나를 정해 정책적으로 해결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를 냈다. 한 가지 정책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너무 많은 문제를 제시하며 "앞으로 해결해야 할 일들이다"고 말하는 것은 그동안 교정팀이 바뀌면서 지속성 없이 이뤄진 정책운영과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속적인 정책 추진력이 없었고, 그로 인해 무엇하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난제 속에서 '교화구조개선 시스템정착'이란 방법으로 너무 많은 과제를 던져 놓은 것은 또다시 옥상가옥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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