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유는 어느 곳에서 왔는가.
오되 모태로 쫓아 왔고
가되 모태를 향해 간다.
만고에 여여한 법
원컨대 용화회상에 나서
미륵불을 만나리라.


문산 김정용(1925~2014) 종사,
작시 연대 미상.
출처 〈생불님의 함박웃음〉


미륵불 사상에 심취했던 문산 종사는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미소가 좋다며 닮아가기를 염원했다. 특히 소태산 대종사의 함박웃음을 두고두고 잊지 못해 대종사의 생생한 법문모음집을 〈생불님의 함박웃음〉이라 제목을 지었다.

이 작품은 공타원 조전권 종사가 병환 중일 때 후진들과 나눈 대화를 듣고 쓴 시이다. "선생님 빨리 나으셔서 오래 사셔야지요." "너희들 나한테 그런 욕되는 말 하지 마라. 나도 얼른 가서 새 옷으로 갈아입고 너희들처럼 씩씩하게 살련다. 그런데 나보고 이 헌옷 입고 오래 살라고? 차표 사두었으니 얼른 갔다 와야지."

생사거래의 이치를 자각한 선진님의 말씀에서 〈대종경〉 천도품 10장 말씀을 다시 새기며 문산 종사는 '서원게'를 정리한 것이다. 한 물건 오고 가는 길은 분명하다. 다만 어떻게 나서 어떻게 살다 갈 것인가의 문제가 남는다. 내 삶의 터전은 용화회상이며 미륵불은 현신했는가? 문산 종사의 서원이 바로 우리 모두의 서원이어야 한다.

/둔산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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