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회지의 효시가 되었던 <신생〉의 표지.
류기현(如山 柳基現, 1930-2007)종사의 서고를 정리하다가 〈신생(新生)〉 창간호라는 잡지를 발굴했다. 4×6배판, 프린트본 30쪽 세로쓰기로, 원기38년(1953) 5월20일 학생회 발행이다. 주소를 중앙총부 즉 전라북도 익산군 북일면 신룡리에 두었다. 내용에는 익산지역 학생회로, 회장 서영섭이라 했으니 서대준(龍山 徐大俊, 1934-2007)교무이다.

6.25한국전쟁이 끝난 이 해의 교단상황은 〈교단연표 기초조사 자료집〉(교정원 총무부, 2009)에 이렇게 나타난다. 1월 오창건(四山 吳昌建)종사 열반, 원광대 4년제 설립승인, 3월 중앙총부 학생회 확대발족(대학생 포함), 4월 제1대 성업봉찬기념대회, 정산종사 득병, 원불교 연호 '원기(圓紀)'로 변경, 영광·광주교당 등 14개소 신설·승격, 6월 '대종사성비' 제막 등이다. 이 해에 〈원불교 연혁〉등이 발간되었으니 전쟁으로 미뤄졌던 사업들이 한꺼번에 이루어진 바가 있다.

이렇게 보면 〈신생〉은 중앙총부를 중심으로 이뤄진 학생회의 회지임이 드러난다. 교단이 전쟁상황을 벗어나서 제1대를 마감하고 제2대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원광대학이 교학과(원불교학과)·국문과(국어국문학과)로 4년제 개학을 하게 됐으니, 거교적인 경사였다. 당시 고등학생으로 학생회를 이끌던 선배들이 대학, 특히 원광대학 교학과에 진학해 전무출신을 서원하는 경우가 생겼으므로 학생회 조직은 자연스럽게 대학생을 포함하게 됐다.

〈신생〉의 구성은 '머릿말', 정산종사 법설 '수도인의 안심처', '논설' 2편, '창작' 1편, '졸업생 원고' 6편, '시' 6편, '일기' 1편, '익산지방 학생회 내역', '축하 광고', '편집후기' 순이다. 발기인은 성보영(정토)·박선일(교무)·송천은(교무)·김복균(정토) 등 9명, 회장 서대준, 부회장 성보영·최준명, 휘하에 6부장의 이름을 올렸다. 회원은 남자부 38명, 여자부 19명이다.

'학생회 내역'에서는 교정원 교무부(교화부) 차장 이은석(閑山 李恩錫)교무의 지도로 원기37년(1952) 1월 학생회를 발족(회장 서대준)하였다고 전하고 있으니, 이것이 원불교학생회의 비롯이다. 원기31년(1946)의 금강청년회를 발족할 때와 같은 염원이 있었을 것이다. 성가 23장 '부처님 이회상에(학생회가)'은 이 익산학생회원들이 불렀던 회가이다. 원기50년(1965)을 전후한 학생회의 전국적 확대와 다양한 학생회지의 원점에 익산지방학생회와 그 회지 〈신생〉창간호가 존재한다. 

/ 원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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