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선 교무/원다문화센터 개척
한국사회 자살률, 주거환경과 상관관계 높아
재가출가 모두가 자살예방 선도자로 생명 지켜나가야

한국사회는 2003년 이후 매년 1만명 넘는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8.7명으로 회원국 중 1위다. 2위인 일본(18.7명)과도 격차가 크며 우리나라는 2003년 이후 OECD 1위다.

비영리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窓)'은 지난달 10일 세계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2017~2018년 자살위기자 예방대응 지도'를 공개했다. 이 지도는 전국 17개 시도 252개 시군구, 3491개 읍면동을 자살위기자 비율이 높은 순서로 구분해 5개 등급을 매겼다. 17개 시도 중 A등급을 받은 곳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이었다.

대도시에 자살위기자가 많지만 광역자치단체 안에서도 동네마다 큰 차이를 보여줬다. 전국 4500명을 설문조사하고 10년 간의 지역별 실제 자살자 분포를 비교분석한 결과, 주거환경이 자살과 상관관계가 있었으며 지역에 상관없이 '20평 이하', '월세'로 살고 있는 이들 중에 자살을 생각해본 적 있는 자살위기자가 많았다. 정신적인 요인은 우울, 스트레스, 분노 등이라고 응답했다.

우리나라 자살이 크게 늘어난 것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다. 20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21만명이 넘는다. 강릉시에 해당하는 인구가 사라진 셈이다. 2015년 한 해에만 1만3513명이 세상을 등졌다.

자살위기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인구사회학적 요인은 '열악한 주거환경'이었으나 서울 강남지역도 예외는 아니었다. 강남구의 A동은 자살위기자 비율에서 3491개 읍면동 중 전체 11위, 서울에서는 1위였다. 이곳은 열악한 주거환경과 오피스텔과 고시원이 밀집해있고, 1인가구가 전체가구의 60%를 넘는 지역이다. '20평 이하'와 '월세'라는 위험요인에 들어맞는 동이다.

정부도 '정신건강증진센터' 등 자살예방 인프라를 확대하고 노인이 많이 사는 곳에 노인관련 복지사업 정부 보조금을 추가하듯이, 자살위기자가 많은 지역에 지원을 확대함도 바람직하다. 정부도 "현재 복지부 자체적으로도 시군구 단위로 원인을 찾고, 자살예방대책을 각각 세우고 있다"며 "읍면동 단위까지 자살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정부는 "내년에 보건복지부에 자살예방 전담부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자살의 사회경제적 요인이나 문화적 요인을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어렵지만, 자살위기자들이 많은 지역에 복지지원을 확대함으로써 이들이 겪는 문제를 완화할 수는 있는 '맞춤형 예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살은 위기상황에서 의료,복지, 사회, 법적 서비스 안전망과 전문가가 절대 필요하다.

소태산 대종사는 "장차 우리나라가 정신의 지도국과 도덕의 부모국 된다"고 말씀했다. 지난 15년간 자살률 최고인 사회에 우리는 무관심했다. 개인적으로 교화현장에서 자살 예방에 대한 강의도 없었다.

최근 교단도 10여간 자살 예방에 대한 전 방위 교화전략이 없던 걸로 기억되나 교전공부를 통해 정신개벽을 강조했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교정원에 근무할 때 사)마음공부회가 창립됐다. 교당교화구조 개선 일환으로 교당마다 '사)마음공부회 부설 자살예방상담소'를 개설해 병든사회를 치유하자.

누가 뭐래도 원불교 출가자들은 마음공부의 전문인이다. 정부도 맞춤형 자살예방을 위한 전문인을 요구하고 있다.

교법의 사회화는 물론 시대정신을 구현해 국운융창과 교운융창을 도모해야 한다. 소태산 대종사가 세상을 일깨우고 개벽하고자 구원겁래의 서원을 세우고 이 땅에 오셨다. 내가 태어난 성스러운 이 땅이 자살천국이라니 용납이 안된다. 재가출가 모두가 마음공부 주인이기 때문에 자살예방의 선도자로 생명평화 지킴이로 서원을 세우자.

교단 2세기 교화구조개선이 급선무다. 지금 우리시대의 과업이자 공업인 자살 예방과 출산율 장려운동으로 소태산 대종사께 대보은자가 되자. 마음공부가 세상의 빛이 되고 은혜의 생명수가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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