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개인전 연 김제명 원로교무
우인훈련원 개원 10년 기념

김제명 원로교무의 민화 개인전이 3일 우인훈련원 선실에서 막을 열었다. 이번 첫번째 개인전은 이날 우인훈련원 10년을 축하하는 작은음악회를 겸한 자리로 마음을 냈다. 그는 "퇴임 후 5년째 민화를 배우는 터라 개인전은 생각도 못했는데, 훈련원을 찾아주는 재가출가 교도와 주민들에게 볼거리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고 겸손한 속내를 비쳤다.

민화는 우리나라 전통의 세밀화로, 하나의 작품을 탄생시키는 데 오랜 기간과 큰 공력이 들어가는 장르다. 가리개와 족자, 병풍 등 다양한 생활용품에 활용되며 일상의 미학을 빚어낸다.

그는 "민화는 바탕을 준비하는 것부터가 과정이다"며 "종이나 삼베 등 헝겊에 아교와 물을 섞어 바탕작업을 한 뒤, 그림을 그린 후에도 또다시 풀을 먹이 듯 입힌다"고 전했다. 바탕 자체를 오래된 느낌이 나도록하는 과정으로, 치자물 등의 천연 염료를 섞고 이를 바르는 횟수와 힘의 정도까지 섬세하게 조절해야 한다.

이렇게 탄생시킨 10여 점의 작품은 수목이나 장생, 미인 등의 소재를 담고 있다. 이중 김 원로교무는 나무뿌리나 꽃으로 '福', '忠', '心' 등의 글씨를 표현하며, 자연물에 뜻을 담아내며 새숨을 불어넣는 의미를 되새긴다. 그는 또한 "모든 작품이 다 할 때마다 가장 어려운 것 같지만, 특히 거북이, 소나무, 학 등을 담은 장생도에 가장 많은 정성을 들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민화를 그리면 무엇보다도 집중이 잘되어 수양에도 좋다. 퇴임 후에도 얼마나 바쁜지 모른다"며 우인훈련원 일을 틈틈이 도우면서 배우고 그리느라 재직 시절만큼 시간을 쪼개쓴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민화의 세심함과 정밀함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서예와 그림을 벗하며 평생을 수행한 재가출가 교도들에게는 더없이 잘 맞을 것이다"는 추천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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