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응주 교무/법무실
경계를 대할때마다 한결같이 목적을 반조하라
외경의 유혹과 내마음의 욕심에 흔들리지 마라

佛言- 夫爲道者는 如牛負重하고 行深泥中할새 疲極不敢左右顧라가 出離淤泥라사 乃可蘇息하듯 沙門도 視情欲을 甚於彼泥하야 直心念道라사 可免衆苦니라.

"부처님 말씀하시되 도를 닦는 이는 소가 무거운 짐을 지고 깊은 진흙 가운데를 밟아 가는 것과 같이 할지니 소가 무거운 짐을 지고 그 진흙 가운데를 밟아 가매 극히 고되고 가빠서 능히 좌우를 돌아보지 못하다가 그 진흙을 벗어난 뒤에야 비로소 숨을 내 쉬나니라. 우리도 도를 닦을진대 인간의 모든 세욕을 저 진흙보다 더 심한 줄 알아서 조금도 그 세욕을 돌아 보지 말고 오직 일심으로써 정진하면 가히 고를 면하리라."

<사십이장경> 41장은 수도를 하는 사람은 세상의 욕심에 끌리지 않고 일직심으로 정진해 간다면 반드시 고해를 면할 것이라는 말씀이다. 소가 무거운 짐을 지고 진흙길을 지나갈 때 앞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오직 진흙길을 벗어나는데 온 힘을 들이는 것처럼 수도인도 세상의 욕심에 끌리지 말고 오직 정진하여야 고해를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부위도자 여우부중 행심니중(夫爲道者 如牛負重 行深泥中)은 대범 도를 행하는 사람은 소가 무거운 짐을 지고 깊은 진흙길을 지나가는 것과 같다는 말씀이다. 수행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수행을 하다보면 나의 앞길을 막는 경계들이 다가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인가 이루어 질 듯하면 나의 집중을 흩어버리거나 수행을 방해하는 경계가 온다. 그때가 경계인 것을 알아 조심하면 된다. 그러나 아무생각 없이 경계에 끌려가면 그동안 쌓아온 것들이 물거품처럼 되기 쉽다. 쌓아 올리기는 어려워도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때 그 경계를 이기고 나아가면 진흙길을 건너가는 것이고 경계에 지면 진흙길에 쓰러져 오도가도 못하여 낭패를 당하게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피극부감좌우고(疲極不敢左右顧)는 피로가 극히 심하여 감히 좌우를 돌아보지 못한다는 말씀이다. 한걸음 한걸음이 신중하고 중요하기 때문에 방심하게 되면 바로 진흙길에 빠지게 된다. 수행이라는 것이 오직 이 공부에 일천 정성을 다하며 사는 것이다. 그런데 외부 인연이나 가정사로 인해 그것이 흐트러질 때 마다 몸과 마음을 추스려 경계를 잘 넘겨야 한다. 정산종사는 "도량에서도 조금만 방심하고 챙기지 아니하면 부지불식간에 본분을 매각할 염려가 없지 않나니, 그대들은 이에 크게 주의하여 시간을 지낼 때마다 경계를 당할 때마다 한결같이 우리의 본래 목적에 반조하기를 잊지 말라"고 말씀했다.(<정산종사법어> 무본편 24장)

출리어니 내가소식(出離淤泥 乃可蘇息)은 진흙에서 벗어난 후에야 가히 끊어질 듯이 막혔던 숨을 돌려 쉬게 된다는 말씀이다. 어려운 경계에서도 먹고 자고 쉬어도 몸이 그럴 뿐 마음은 늘 한 경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중생이다. 그러나 마음을 무겁게 하고 나의 앞길을 막는 경계를 물리치고 나면 그때 큰 숨을 쉴 수 있다.

시정욕 심어피니(視情欲 甚於彼泥)는 정욕이 저 진흙길 보다 더 심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말씀이다. 수도인에게 가장 경계해야 할 욕심은 이성에 대한 욕망이며 세상에 대한 욕심이 나의 발목을 붙잡는다.

직심념도 가면중고(直心念道 可免衆苦)는 곧은 마음으로 도를 생각하면 가히 많은 고통을 면할 것이라는 말씀이다. 출가한 수도인이 세속의 욕망을 그리워하여 끊지 못하면 도가에 살면서도 마음은 늘 고통스러워한다. 어느 정남 교무가 머리를 깎은 이유를 말하기를 "나는 잡념이 들면 내 깎은 머리를 만지면서 '나는 출가자다. 그런 생각을 하면 안된다'고 몇 번 혼자 되뇌면 잡념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어떤 경계에 부딪쳤을 때 주저하지 않고 나의 서원에 반조하고 본원으로 돌이킬 수 있는 자기 자신만의 방법이 있어야 한다.

부처님은 수도인이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소라면 진흙길은 정욕과 세상에 대한 욕심이다. 소가 온 힘을 다해 진흙길을 벗어나려 몸부림치듯이 수도인도 경계를 당하여 내가 반드시 도를 성취하리라는 일직심으로 나아가야만 비로소 고해에서 벗어날 수가 있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부처님이 유성 출가하여 설산에서 고행하고 보리수하에서 성도할 때까지, 소태산 대종사가 어려서부터 자연의 변화에 의문을 일어내시어 온갖 고초를 겪으시고 노루목에서 대각을 할 때까지 큰 뜻을 이루려는 생각 말고 또 어떤 생각을 하셨던가?

수도인은 길이 잘든 소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스스로를 올곧고 바르게 키우는 습관을 길들여야 한다. 평범한 사람이든 수도인이든 실수를 하고 고난이 많은 사람은 평소에 주의하지 않고 방심했기 때문이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밖으로부터의 유혹과 내 마음속에서 나오는 욕심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참을 때는 참아야 한다. 인내심도 자꾸 하다보면 힘이 생긴다. 마치 운동을 계속하면 근육이 생기듯이 우리의 마음에도 인내의 근육이 생긴다. 결국 그 힘이 어디에도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이 되어 나를 지켜주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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