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낮추면 행운은 스스로 내 품에 안겨오는 이치
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이 온갖 회한을 담고 떨어진다. 새해에는 행운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작년 이맘때도 기원했다. 혹시나 하는 부푼 기대는 역시나 그렇게 어김없이 사그라졌고 우리는 변함없이 내년에 또다시 희망을 쏘아본다. 행운을 맞을 방법은 있는가. 운 나쁜 사람은 곤경을 벗어날 방도가 없는가. 운을 개량하는 일은 불가능하고, 운명에게 맡기는 도리밖에 없는가. 대박운을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단은 무엇으로 만들어지는가.
살아가는 동안 사람의 뇌와 몸은 우리가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로 조금씩 변화한다. 피부세포는 몇 주마다, 적혈구는 4개월마다 완전히 바꾸어진다. 7년이 지나면 육신을 이루는 모든 원자는 다른 원자로 교체된다.물리적으로 보면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내가 아니다. 몸은 바뀌었는데 기억만이 유아기의 내가 지금의 나임을 기억할 뿐이다.
사람의 삶이 타고난 운명대로만 흘러간다면 행운과 불운, 믿음과 불신, 진급과 강급을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유년기를 거쳐 청년기에 많은 성장을 하는 뇌는 성인기에도 중단없는 변화를 한다. 그리고 뇌는 그 변화를 보존한다.
아인슈타인의 뇌에서 왼손 손가락을 담당하는 뇌 구역은 보통사람보다 더 컸다. 과학자들은 아인슈타인이 취미활동으로 바이올린 연주를 열심히 연습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또 합격하기 힘들기로 유명한 운전시험에 합격한 런던 택시기사들의 뇌에서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해마의 뒷부분이 확장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운전경력이 오래될수록 해마의 변화가 더 크다는 사실을 추가로 찾아냈다. 1966년 미국인 찰스 휘트먼은 한 대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수십명을 살해했다. 그의 뇌 변화가 그를 악마로 변신시켰다. 사람은 자기 행위에 의해 진급 혹은 강급으로 쉼없이 변화하는 것이다.
운은 어찌할 수 없는 거라고 체념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아무리 힘든 운을 타고났더라도 개척할 수 있는 여지는 많다. 성품을 계속 고쳐나가다 보면 태어나기 전의 성품까지 고칠 수 있고, 미래의 성품도 만들어 낸다. 미래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미래는 유연하다. 현재의 나를 단련하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대박운은 그래서 자기 태도에 달려있다.
정계에 뛰어들어 국민을 위해 큰일을 해보고 싶어 한 지인이 있었다. 지역사회에서 여러 단체에 가입해 주민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활발히 했었다. 그런데도 선거에 나가면 낙선을 거듭했다. 그는 자신이 당선되지 않은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하소연했었다. 놀랍게도 그에 대한 주변의 평판은 좋지 않았다. 그는 늘 지역민을 위해 자기가 헌신하고 있다는 우쭐한 생각이 말과 행동에 묻어났다. 그가 열심히 일을 할수록 사람들은 그가 거만하다고 소곤 댔다. 사람들에게 반감을 사고 있다는 사실을 그만 모르고 있었다.
공공을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주위의 칭찬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더럽고 위험한 일을 앞장서서 도맡아 처리하는데도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지 못하니 의외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그의 선행에 대해 주위 사람들은 칭찬을 하면서도 선행에 대한 그의 지나친 생색내기에 반감을 가진다. 사람들은 그래서 그의 선행에는 반드시 어떤 저의가 있을 것으로 의심한다. 그의 오만이 불신을 초래했다. 이 오만 때문에 인간관계가 나빠지니 좋은 운을 얻기가 힘들다. 오만에 빠지면 아무리 고생하고 노력해도 좋은 운이 찾아오지 않는다. 우주만물은 주파수가 다른 고유한 파동을 가지고 있어서 선은 선끼리, 악은 악끼리 교섭하고 만난다. 유유상종이다. 질병이나 약물만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다. 영화 한 편에서 또 하는 일까지 모든 것은 끊임없이 자기의 신경 연결망들을 재편한다.
만유는 동등한 내재적 가치를 지니며,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도구적 위치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은 오직 자기를 낮추는 삶을 통해서이다. 누구를 위한 시혜를 베풀면 나의 선한 의식이 확장되며 그 자체로 은혜이다. 뽐낼 이유가 없다. 우주만물은 전자(電子)로 구성되어 있고 전자의 움직임은 우리의 생각과 감정, 의지에 의해 결정된다. 생각 감정 의지가 우리의 삶을 창조하는 것이다.
여도언 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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