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교화 패러다임을 벗어나 지역과 종교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사회프로그램으로 현장과 밀착하며 그 안에서 교법을 녹여내고 있는 교화현장사례를 통해 원불교 2세기 교화, 교육, 훈련의 대안을 모색해본다.

소태산 대종사의 '마음공부'를 사회화 하는 온·오프라인 평생교육 학습장, 소태산마음학교.

온 세상에 '소태산' '마음공부' 알리기
소태산마음학교

소태산마음학교는 소태산 대종사의 '마음공부'가 우리들만의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소박한 바람으로 시작한 온·오프라인 평생교육 학습장이다.
소태산마음학교를 운영한 지 5년. 전국 원불교 교당과 기관에서 '소태산 마음학교' 간판을 걸고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질 높은 마음공부 콘텐츠를 개발해 지원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프로그램 지도자 교육과 교재 개발, 홍보물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현장에 보급하고 있는 소태산 마음학교는 전문가 그룹과 프로그램을 완성해가며 프로그램 뱅크에 축적하고 있다.
소태산마음학교의 키포인트는 웹·앱으로 찾아가는 '마음공부'다. 소태산 마음학교 앱을 다운받으면, 매일 아침 8시30분 마음편지가 배달된다. 앱에 접속하면 다양한 마음공부 콘텐츠를 손 안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해 더 깊은 마음공부 체험을 원하는 교도들이 있다. 이를 위해 지역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교실을 방문하면 감사일기, 온·생·취(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기), 좌선교실, 경전교실, 부부마음산책, 생사준비교실 등 마음공부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미타(MITA)는 'Mind Is The Answer'의 약자로 '마음이 답!'이라는 뜻. 소태산 마음학교는 일반인들을 위한 문턱 또한 낮추고 있다. 직장인을 위한 교육콘텐츠를 개발하고 마음공부를 사회화하기 위한 교육컨설팅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다. 마음공부 사회화를 위한 미타협동조합의 대표 프로그램은 '사이좋은恩.' 교단 내 복지·교육·의료기관 직원교육, 교도 사업체 직원교육도 아우른다.
"전국 교당과 기관 100여 곳에 '소태산 마음학교' 간판이 걸려 있다. '소태산' 세 글자를 지역주민들에게 홍보하는 효과가 있다. 재능기부, 특별후원, CMS 등 소태산마음학교를 아끼는 소중한 회원들의 후원으로 소태산과 마음공부를 알리고 있다." 소태산마음학교 양영인 교무의 말이다. 소태산 대종사의 '마음공부'를 사회화하는 온·오프라인 평생교육 학습장, 소태산마음학교. 원불교 교화지형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원광디지털대학교 원불교학과는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마음공부지도사 자격검정을 진행하고 있다. 마음공부지도사는 민간자격증으로, 교법의 사회적 확산이 기대된다.

'교도로서의 첫 걸음, 자신 있게 내딛다'
원광디지털대학교 원불교학과

원불교 교리의 실체적 실용화, 학제적 다양화, 통섭적 응용화. 원광디지털대학교 원불교학과의 실천 전략이다. 더 쉽게는 원불교 사상과 이념을 시대화·생활화·대중화하는 주역을 양성하는 학과, 원디대 원불교학과가 교화 패러다임을 넓히고 있다.
원디대는 교육부의 인가(고등교육법 제2조 2항)을 받은 4년제 정규학사학위가 주어지는 원격대학(사이버대학)으로, 일반대학과 동일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2년제 전문대학 졸업 또는 4년제 대학 졸업·수료를 한 경우 3학년으로 편입도 가능하다. 올해까지 4회 졸업생을 배출했고, 2018년 2월 졸업예정자를 포함 170여 명의 교화인재를 양성했다.
원디대 원불교학과의 핵심은 교리에 대한 기본실력을 갖춘 교도와 재가교역자 교육이다. 원불교학과의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이를 반증한다. 1학년의 교육과정은 원불교학개론, 대종경1, 원불교교사, 종교와 문화, 대종경2, 성가로 편성돼 있다. 2학년은 정전교의론, 마음공부개론, 마음챙김과 상담, 정전수행론, 교화학, 원불교인물과 사상으로, 3학년은 교화단운영론, 불조요경, 원불교예전, 정산종사법어로 구성돼 있다. 4학년은 설교학, 불교학개론, 원불교 낙원가정론, 교화상담론, 마음공부 프로그램 개발, 동양고전산책 등 실제 교화자들이 배워야 할 중요한 과목과 이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할 과목들이다.
관할 교당 교무의 추천서를 첨부하면 수업료의 50%가 장학금으로 지급되고, 소득분위에 따라 국가장학금도 수령할 수 있어 대다수 교도들이 학비부담 없이 교육과정에 임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때문에 20대~70대까지 교도들의 입학 연령층이 다양하고, 일반인들 입학도 눈에 띄는 부문이다.
원디대 원불교학과는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마음공부 지도사 자격검정을 진행하고 있다. 교단 최초로 사회에서 인정하는 마음공부지도사는 민간자격증으로, 교단 내 활동이나 인성교육에 활용된다는 점 또한 부각되고 있다. 교법의 사회적 확산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과거 출가교역자 위주의 교화 패러다임을 생각했다면, 교리에 대한 기본실력을 갖춘 재가인재 양성은 비중 있는 교화의 또 다른 한 축이다. 자기 분야의 전문성과 기본 교리실력까지 겸비한 교화인재 양성은 교화의 활로를 여는 길이다" 김준안 학과장의 인터뷰 요지. 교화지형을 바꾸고 있는 곳, 원광디지털대학교 원불교학과다.
이여원 기자 hyun@wonnews.co.kr

교도훈련에서 선보인 뇌파측정은 교도 마음공부 현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강한 동기유발을 불어넣는다.

'뇌파측정, 가시적 효과는 강력한 동기유발'
와룡산수련원 박성은 교무

기억이 생겨나서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시간 의식이 출현하고, 개인의 자아와 인간 문화가 시작된다. 경험된 기억을 바탕으로 사물과 사건을 분류하면서 언어와 의미가 출현한다. 이러한 뇌과학 연구의 성과들은  인간이 생성한 모든 현상을 이해하는 출발점인 동시에 가장 주목받는 분야이기도 하다.
와룡산수련원 박성은 교무는 뇌과학을 응용한 새로운 교화법을 제시한다. 바로 뇌파측정을 통한 맞춤식 프로그램이다. 평소 염불이나 좌선, 감사생활을 하지만 실제 내가 얼마나 변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뇌파를 측정하게 되면 컨디션따라 달라지는 특수한 뇌파가 발생하기 때문에 그때그때 내 상태가 어떤지 가시적 확인이 가능해진다. 즉 내가 얼마나 평정심이나 온전함을 챙겨 살았는지, 평소 긍정적 또는 부정적 생각으로 살았는지 체크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박 교무는 "교도들을 대상으로 훈련 전 뇌파와 훈련 후 뇌파를 측정해 눈으로 직접 확인하도록 하니 실제로 내가 얼마나 변했는지 깨닫게 된다"며 "이는 교도들에게 좌선이나 염불, 훈련 등 실제로 마음공부를 하는데 큰 동기를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가시적 효과를 정확한 데이터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마음공부나 훈련을 더 이상 신앙심으로 호소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을 뜻한다. 과학적 근거가 그래프로 나타나 훈련으로 변화되는 수치를 확인할 수 있으니 그만큼 스스로 동기유발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뇌파를 측정하게 되면 현재 상태의 뇌파가 그래프로 나타난 검사지를 받게 된다. 이 뇌파측정 검사지에는 그동안 그 사람의 생각패턴이나 사고습관에 따라서 그래프가 다르게 나타난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사람마다 지닌 마음습관 때문이다. 이처럼 바루어야 할 마음도, 고치고 싶은 습관도 제각각 다 다르기 때문에 사람마다 맞춤 수행이 필요하다.
그는 "대종사께서 우리 교법으로 공부하는 것은 기성복을 그대로 입는 게 아니라 각자에게 맞는 맞춤복을 입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며 "앞으로 원불교 2세기 훈련법 대안은 가시적이고 정확한 과학적 결과와 사람마다 특수한 상황에 따른 맞춤식 공부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불교 사이버 교화는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이뤄진 법회·마음공부·교화단 모습까지 점점 바꿔가고 있다.

'오프라인 개념을 차례로 무너뜨리다'
원포털, 행아웃교화단 등

급격한 SNS 성장에 따른 다양한 소통 공간의 변화, 자기 표현 욕구, 창의적 콘텐츠에 대한 끊임없는 요청은 사이버 문화 수준은 물론 사회적 모습까지 바꿔놓았다. 커뮤니티를 통한 모임 결성, 온라인 상품 구매, 가상화폐 등장, 일자리 변화,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까지. 온라인 세계의 변화가 오프라인 세계의 변화를 완벽히 주도하는 시대가 됐다.
이는 사회적 변화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기존의 통상적 종교 모습의 변화도 여기에 포함된다. 전자 전서, 디지털 성가, 모바일을 통한 상시일기 등 가상공간 영역의 확대는 종교의 신앙·수행 모습까지 바꿔놓았다. 이는 원불교 2세기 동안 교단의 교화지형을 가장 크게 바꾸게 될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교단은 일찍이 사이버 또는 온라인을 통한 교화를 준비했다. 원기82년 1월 설립된 PC통신교당은 천리안, 나우누리, 유니텔, 넷츠고 등에 통신동호회를 결성해 교화활동과 신앙상담을 시작했다. 원기85년에는 인터넷교당으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다양한 이벤트 등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나선다. 이후 기획실 전산과와 통합되면서 교화정보전산실로 거듭난다. 이어진 원포털 구축을 통해 교도 문자서비스, 커뮤니티, 정보공유 등 당시로는 앞서가는 사이버 교화의 장을 열었다. 올해 8월 원포털은 시대에 맞게 모바일 최적화와 더불어, 다양한 커뮤니티와 콘텐츠를 담을 수 있게 크게 탈바꿈해 사이버교화 1번지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교단의 사이버 역사와는 별개로 또 하나 교화지형을 크게 바꾼 사이버교화가 있다. 바로 행아웃교화단이다. 원기100년 청년들이 고안한 행아웃교화단은 기존의 오프라인 교화단 모임에서 온라인 모임으로 바꾼 최초 사례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없이 영상통화, 텍스트, 문서전달이 가능한 커뮤니티를 이용해 직장 및 학업이 바쁜 청년들이 마음공부, 법회, 강연, 회화 등을 자유롭게 활용한 것이다.
점점 시대와 대중은 시간과 공간이 한정돼 있는 오프라인에서 무한 정보와 소통, 교류가 가능한 온라인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문화를 형성한다. 원불교 2세기, 사이버 문화에 익숙해져가는 이들을 교화하기 위해서는 그 방법도 혁신해야 할 이유는 자명하다.
정성헌 기자 jung@wonnews.co.kr

인성교육으로 인정받는 여수마음학교는 심심풀이M3를 바탕으로 각 현장에 유연하게 적용한다.

'공교육현장에서 먼저 찾는 인성교육'
심심풀이 M3

심심풀이 M3는 가장 전문적이며 완성도 높은 교단의 브랜드다. 마음공부와 학업이라는 두 분야를 고루 다루며, 학교는 물론 일반 교당법회나 회기별 교육, 특강으로도 유연하게 적용되고 있다. 원기99년 통과한 인성교육진흥법 시행 4년째, 이 프로그램은 공교육 현장에서 먼저 필요로 하는 우리의 훌륭한 자산으로 교화지형을 바꿔왔다.
곳곳의 교당 및 기관들이 심심풀이 M3를 진행하는 가운데, 여수마음학교가 가장 앞서간다는 데 이견이 없다. 인성교육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던 때부터 미리 준비한 여수교당은, 여수를 넘어 전라남도에서까지 '인성교육'에 떠오르는 이름이 되고 있다.
여수마음학교는 인성교육 마음지도사,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 MBSR 등 관련 분야를 모두 섭렵하며 내실을 쌓아왔다. 쉼없는 공부와 실습으로 2년 후 첫 지도자인 20여 명 안팎의 전문가들이 탄생했고, 여수시를 시작으로 교육청 및 일반 기업에서까지 여수마음학교를 원했다. 다양하게 활용하던 교재 및 프로그램을 심심풀이 M3로 통일, 이를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올해 여수마음키움학교, 마음공부동아리, 마음결인문학, 일상에서 나를 깨우는 인문학 등의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 수천 명의 청소년, 학부모, 시민들을 만났다.
지도자들은 주로 전현직 교사나 인성교육관련 실무자가 많으며 교도·비교도가 고루 포진돼 있다. 세상을 이롭게 하며 교화에도 도움이 되는 한편, 지자체 및 기관에서 강사료도 받는 어엿한 직업이다. 처음부터 함께 해온 베테랑 지도자도, 새로운 현장 앞에서는 늘 시연하고 수정하며 점검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교장 김제덕 교도는 "교당이 있다고 학생들이 오는 시대는 지났다. 아이들에게 줄 것을 들고 찾아가야 한다"며 "지도자의 역량이나 스타일에 의존하지 않고, 어디서나 전문적이며 가치있는 마음공부를 전하려면 심심풀이 M3 같은 검증된 프로그램을 기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기103년 여수마음학교는 찾아오는 교육을 위한 공간 마련과 함께, 교당 월1회 마음수업, 어려운 곳곳의 재능기부 등으로 더욱 달음할 계획이다.

충주문화원의 커피교화는, 만남의 매개를 넘어 인성교육, 진로직업체험까지 연결되는 전국 유일한 대안 공간이다.

'커피로 만나는 치유·마음공부, 청소년교육'
충주교당 충주교육원

충주교당의 커피교화는 신선하고 재미있는 접근이자 뚜렷한 결실을 거두고 있다. 단지 커피를 매개로 만나는 것을 넘어, 커피를 통한 힐링과 마음공부, 그리고 이를 청소년 직업활동과도 연결해왔다.
원기89년 충주교육센터를 시작으로 14년 역사에 이르는 충주의 커피교화는 교육활동은 물론 지역사회 나눔활동, 관련 경연 참가 및 개최, 청소년 동아리 육성 등 추진 분야마다 괄목할 만한 결실을 거뒀다. 커피가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현대인의 일상에 필수가 된 만큼, 이를 소재로 대화를 트고 마음을 살피는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왔다.
전국 교당 및 기관은 물론, 종교를 넘어선 단체에서도 견학 오는 충주교당은 원기99년 충주교육원 개원으로 본격적인 커피교화를 시작했다. 특히 충주교육지원청 Wee센터와 함께 학교부적응 청소년들에게 힐링·진로직업체험 프로그램을 하며 인성교육의 대안이자 희망으로 떠올랐으며, 이후 커피를 통해 인성과 직업교육을 동시에 하는 유일한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지역 내 중·고교 및 복지, 다문화 관련 기관에서 속속 찾아와 교육을 받는 한편, 청소년 바리스타 장학과정, 방과후·자유학기제 프로그램 등으로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다.
교육 대상 및 상황은 달라도, 충주교육원의 목적과 방향은 한결같다.  〈예전〉에 근거해, 인성교육 8덕목을 총섭하는 마음관리능력을 길러가는 데 역점을 두고, 신혜심·홍혜진·안이성·이종원 등 초기부터 함께해 온 재가지도자들이 연구·개발하고 있다. 좌선을 더한 커피명상, 회화를 더한 커피상담, 교리연마를 더한 커피인문학강의 등 우리의 고유 자산을 커피와 결합한 새로운 개념도 이 연마에서 비롯됐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따뜻함을 나누는 커피교화에 따른 실질적인 교화결실도 뚜렷하다. 커피와 잘 어울리는 제과제빵 교육에 초대된 강사의 가족 모두가 입교하거나, 커피잔을 다루는 포슬린아트 등의 다양한 공예프로그램과도 연결, 교단의 문화인재들을 만나고 키워내는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민소연 기자 minso@wonnews.co.kr

[제1873호/2018년1월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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