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신은경 교무] 새해 아침에 설법하시기를 "성불하고 성인 되는 길이 멀고 다른 데에 있는 것이 아니요 가까이 내 마음으로 공부하기에 달린 것인 즉, 우리는 늘 마음 고쳐 나가는 것을 직업으로 알고 재미로 알아서, 새 해에는 더욱 새로운 마음으로 다 같이 성불하는 데에 노력하자." 또 말씀하시기를 "새해의 새로움은 날에 있는 것이 아니요 우리의 마음에 있는 것이며 따라서 새로운 마음으로 공부와 사업에 더욱 정진하는 것이 새해를 맞는 참 뜻이라, 그러므로, 새 마음을 챙기면 늘 새 날이요 새해며, 이 마음을 챙기지 못하면 비록 새해가 와도 참다운 새해를 맞이하지 못하나니라"<정산종사법어> 권도편 27장 말씀이다.

원기103년(2018) 무술년의 새해가 밝았다. 보신각의 종소리를 들으며 아픔도 괴로움도 모두 다 지난 한 해에 묶어서 싹 보내고 다가올 새 날을 향해 설레는 마음으로 카운트다운을 외치며 핸드폰의 날짜가 1월1일로 바뀌기를 간절히 기다렸다. 첫 아침의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올해는 이렇게 살겠노라고 다짐을 하고 나면 정말이지 반절은 이룬 것 같은 희망과 환희로 마음이 가볍고 분발심이 샘솟는다.
그러나 작심삼일이라는 말처럼 고작 그러한 마음은 한 달을 채 넘기기 힘이 들 때가 많다. 그동안 나의 경험으로 봤을 때는 꽤 그러하다. 어느덧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참회하고 반성한 일들을 똑같이 반복해서 살아가고 있는 나를 볼 때가 많다. 성인의 법문처럼 매일 매일 새로움이 우리에게 늘 있지만,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실천하며 살지 못한 데에는 우리의 마음을 챙기지 못함에 있다.

실질적으로 매일같이 바뀌는 내 마음을 법에 맞게 고치고 단련하는 훈련이 되어있지 않은데 보신각 종소리에 맞춰 단 하루, 아니 그 순간에 새 마음이 되어 새롭게 살아가기를 희망한다는 것은 참다운 새 해를 맞이한다기보다는 자기 합리화이고, 욕심인 것이다.
달력이 바뀌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내 마음이 낙원으로 흐르고 있는지, 오늘도 타락하지 않고 진급해 살아가고 있는지, 그러한 내 마음을 들여다볼 줄 알고 바르게 고쳐나갈 줄 안다면 매일이 'Happy New Year'인 것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연말, 그리고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가짐이 조금은 평이하게 바뀌는 것 같다. 다음 날 눈썹이 하얗게 될까 두려워 12시까지 잠을 못자고 기다리던 어린 시절은 이제 없다. 눈 뜨면 어느 새 바뀐 날짜에도 마음이 크게 동하지 않는 것은 새 날이 꼭 1월1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변화에 있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경산종법사는 원기103년도 신년법문으로 일원세계의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나를 이기는 훈련으로 대자유인이 되고, 매사에 은혜를 발견하는 대보은인이 되며, 낙원세계를 개척하는 대불공인이 되자고 말씀했다.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힘들게 했던 지난 한 해를 슬기롭게 잘 보내고, 새로운 마음으로 맞이한 원기103년 무술년 한 해는 매일을 새 날처럼, 새 해를 맞이한 설렘과 샘솟는 분발심을 놓지 않고 날마다 성불하여 진급하는 나로 거듭 태어나기를 바란다.

/광주교당

[2018년 1월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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