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구 교도 / 도봉교당

고령화시대, 30·40대 교화 위한 방안 절실
교법 우수성 자만하지 말고 실천 강조해야

나는 원기75년 입교해서 어린이회, 학생회, 청년회를 모두 한 교당에서 다녔다. 그리고 원기101년부터 일반교도회에 참석하면서 과분하게도 한 단의 단장을 맡아 젊은 세대를 교화하는 책임을 부여받았다. 일반교도회 첫 일년은 혼란스러웠다. 기존의 40대 이하 젊은이들이 우리 단 단원으로 배정되고 그 후로도 몇 사람이 오긴 했으나 모두 법회에 잘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나 역시도 교당에 나가기 싫었다. 단장의 역할이 있으니 꼭 나가야 하는 법회도 있었지만, 가능하면 가고 싶지 않았다. 30년도 넘게 다닌 교당이 가기 싫다니, 큰 문제였다. 2년 연속 단장 역할을 맡으면서 곰곰이 생각하게 됐다. 왜 우리 단은 교화가 안 될까. 왜 우리 교당은 교도 수가 계속 줄까. 원불교는 왜 교화가 잘 안 될까. 몇 가지 원인이 떠올랐다.

먼저 외적인 요인이 있다.

첫째는 지역 특성이다. 도봉교당이 위치한 강북구는 젊은 세대가 빠져 나가는 주거 지역이다. 교도 자녀들도 결혼하면 모두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간다. 근처에 대학교도 없고 젊은 세대를 끌어들일 유명한 기업도 없다. 두 번째는 교당 시설 문제다. 내가 초등학교 때 지은 낡은 교당을 재건축하려고 추진한 지 한참 됐지만, 지역이 재개발 지역으로 묶여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낡고 불편한 건물이다 보니 처음 온 사람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게 다일까? 그건 아니었다. 2년 전 연말 송년회에 참석했을 때의 일이다. 60대 이상인 교도들이 주축인 일반법회 송년회에서 노래도 하고, 구연동화도 선보이는 장기자랑을 보며 문득 '내가 왜 여기 있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면서 그때까지 내가 느꼈던 불편함, 부족함을 알게 됐다. 세대가 다른 것이었다. 부모세대와 우리 세대는 엄연히 다르다. 생활도, 생각도, 놀이도, 관심사도 다 다른데 그들에게 맞춰진 법회를 본다는 게 받아들이기 힘들 지경이다. 

세대 차이도 너무 큰 벽이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교도들이 마음공부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마음공부를 하지 않는 법회는 그저 친목회일 뿐이다. 친목회는 대부분 폐쇄적이다. 우리 교도들이 교화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친목을 다질 인연은 지금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나는 올해부터 토요일에 법회를 보자고 교당에 건의했다. 마음공부를 하자. 나부터 다시 해보자고 다짐했다. 우리 교단에서는 고령화 시대가 다가왔음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30·40대 교도들에 대한 교화를 강화해야 한다.

이대로 10년만 더 지나면 많은 교당에서 60대 이상 교도들만 남게 될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교당의 존폐 위기가 수면으로 떠오를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젊은 세대의 삶과 어려운 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해줘야 한다. 법회도 젊은 세대에 맞게 그들이 원하는 시간에도 봐야 한다. 단순히 일반법회 참석 교도 수를 늘리기 위해 세대를 섞는 방식으로는 그들을 결코 교당에 불러올 수 없다. 또래와 어울리는 것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같은 연배의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마음공부를 통해 서로 공부하는 분위기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 

교법이 아무리 좋아도 교도들이 이를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우리 교법이 우수하다는 자만심을 버리고 그 교법을 교도들이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교당에 아이들을 데리고 편하게 올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어린이 놀이방이나 독서실, 휴게소와 같은 관련 시설을 제공해 교도와 자녀들이 오래 머물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지역별로 인접한 교당들을 통합해 관련 시설과 교도 수를 키워 효율적으로 교화를 진행해야 한다. 이 모두가 이뤄진다면 젊은 세대 교화는 물론, 그들의 자녀 교화로도 이어져 어린이회, 학생회도 커 나갈 것이다. 

우리 교단은 생각보다 매우 경직돼 있다. 큰 변화 없이 시대 변화를 잘 따라갈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2018년 1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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