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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도 도무 교화자의 삶 4. 수처작주, 어디서나 주인이 되라
이만도 도무 교화자의 삶 4. 수처작주, 어디서나 주인이 되라
  • 이만도 도무
  • 승인 2018.01.17
  • 호수 18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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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에서 태어나 대종사 제자 됨에 감사
어디서나 미소 가득, 사랑 가득 은혜 가득

정읍은혜의집 기관장으로 처음 발령을 받았다. 그동안의 배움을 토대로 좌선도 하고 법회도 보면서 어르신이 열반하면 천도독경을 주관하며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집을 만들어갔다. 이어 익산 원광자활센터, 곡성 심청골효도의집, 관촌원광수양원, 노인복지센터 푸드뱅크 등을 거쳐 지금의 근무지로 왔다. 

나는 어려서부터 대가족으로 정을 듬뿍 받고 자라서 정을 어떻게 줘야 하는지 알기에 많은 이들과 훈훈한 정을 나누며 살고 싶다. 복지현장에서 교화자란 기관을 잘 운영하면서 지역사회에 신망 받고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교법정신의 씨를 뿌리고 새싹이 나오면 잘 키우고 잘 심어 주는 거라 생각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 차 한 잔을 나누며 입교 대상자는 입교를 시키고 교법정신이 필요한 이에게는 교법정신을 몸과 마음으로 심어줬다. 솔선수범, 영육쌍전, 언행일치를 실천으로 보여주는 것이 좋은 교화 방법이라 생각된다. 조회시간에는 늘 법문 한 단락씩 봉독하며 미리 공부해온 바를 직원들에게 전해 일상에서 잘 접목해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직원 개인의 발전과 복지관의 성장이 동반되도록 염원하고 있다. 

나는 영광에서 태어난 것이 행운이며 그 인연으로 대종사의 제자가 되어 전무출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음에 늘 감사하다. 은혜에 보답하는 불제자가 되도록 매사에 정성을 다한다. 나는 인연의 끈을 참 소중하게 생각한다. 누나가 준 입교증을 늘 가슴에 품고 다니며 내 마음에 원불교라는 씨앗을 품고 있다가 자선원이라는 원불교 사회복지기관과 인연이 돼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 나는 만나는 인연마다 원불교의 교화자로서 첫 대면은 미소로 대한다. 

20여 년의 전무출신의 생활을 회상해본다. 수주작처(隨主作處). 언제 어디서나 주인이 되라며 손수 법문을 써 족자를 만들어준 이수오 교무님의 가르침을 오래오래 간직하며 늘 흔들리는 마음이 생기면 챙기고 또 챙기며 살아 왔다. 세월이 지나다보니 나 스스로 흙속에 묻혀 있던 진주가 햇빛을 본 느낌이다. 해마다 목표는 무엇으로 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으면 이런 내 마음을 어찌도 잘 알고 종법사께서 신년법문으로 내려준다. 그리하여 신년법문을 그 해 표준을 삼고 살아왔다.

일이 있을 때마다 나는 과연 전무출신의 정신을 놓지 않고 살아왔나 놓은 적은 없는가, 회상하면서 다시금 새 마음을 다져왔다. 가까이 모신 스승들에게 사랑을 받고 가르침을 받으며 열반의 슬픔을 통해서 전무출신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하며 스승을 닮아 살아가고자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노숙인들과 함께 하는 생활은 세상에 버림받고 스스로 자포자기 하는 사람들을 교화하는데 나름 보람이 있었다. 어르신들을 모시고 생활하는 곳에서는 오로지 자녀만을 위해 한평생을 바치고 살아온 어르신들의 노후를 함께 함에 있어 나의 미래를 본다. 따뜻한 마음으로 모시는 동시에 어르신들이 이제라도 입교해서 다음 생에는 원불교인으로 태어나기를 염원하기도 한다. 또 열반하면 천도재를 모셔 가족들과도 인연 맺는데 열정을 쏟으며 살아왔다. 

그런 모습들을 함께 하며 많은 생각들이 교차한다. 우리 부모님 잘 모셔줘서 감사하다는 분도 있지만, 우리 부모님이 돌아갈 이유가 없는데 왜 이리 빨리 돌아가셨나, 우리 부모님이 왜 이리 야위었느냐 등 보이는 대로 보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말하는 데에는 그간의 생활과는 달리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게 된다. 이런 경계일수록 마음공부의 위력이 나타날 시간이 된다. 매 순간 다채로운 사건으로 하루하루 보내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쏜살같이 흐른다는 느낌이다.

복지현장에서는 나는 어디를 가나 늘 '얼굴엔 미소 가득, 마음엔 사랑이 가득, 손길엔 은혜 가득'이라는 나만의 철학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왔다. 나의 진심은 모두 이 안에 들어 있다. 교단의 인사 발령은 늘 공부할 기회다. 항상 법문을 가까이 하며 쉼없이 정진하다 보면 경계도 마음공부로 승화된다. 

그간 살아온 그 집만의 가풍, 직원들의 정서와 내 개인의 일상이 어우러지는 것이 나만의 공부 표준이다. 

[2018년 1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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