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박성은 교무] '부처는 누구이며, 중생은 누구런가. 부처나 중생이나 원래는 하나라네. 구름이 흩어지면 푸른 하늘 비치듯이 본래자리 깨고 보면 우리도 부처라네.' 요즘 성가 139장을 자주 흥얼거려 본다. 

와룡산 수련원에서 진행하는 단식훈련의 회기를 거듭할수록 이 성가는 가슴에 뜨거운 눈물이 된다. 각각의 사연과 인연으로 삶을 살아오는 동안 몸과 마음에 생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흔적과 아픔을 돌볼 겨를 없이 시간을 지내고 있다. 훈련생들에게 질문한다.

"당신을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십니까?" 이 질문에 자신 있게 긍정의 답을 하는 사람도 "당신은 누구입니까?" 라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못했다. 자신을 살피는 일에 소홀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다. 자신을 돌보는 일에 누가 가장 적극적일까?

소태산은 깨달음을 얻고 많은 성인들의 경전을 열람하고 깨달음의 내용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석가모니 부처의 지혜와 능력을 보고 깨달음의 연원을 석가모니 부처로 정하게 된다. 부처란 깨달음을 얻은 사람, 완전한 인격자, 절대적 이치를 아는 사람, 존경 받을 만한 사람을 이르는 보통명사다.

그것이 불교에 받아들여져 석가모니를 칭하는 대명사가 된 것이다. 결국, 누구나 깨달음을 얻으면 부처가 된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다. 부처야 말로 자신을 가장 사랑하고 자신의 존재를 가장 잘 드러낸 분이다. 존재의 능력을 최대한 사용하는 분인 것이다.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는 영적 진화와 의식에 대한 각성이라는 주제로 오랫동안 연구한 정신과 의사이자 영적지도자이다. 수많은 영적 진실과 깨달음의 영역이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와 무관심을 돌리는 데 일조했다. 호킨스 박사는 인간의 의식 수준을 1부터 1000까지의 척도로 수치화한 지표인 '의식 지도'를 제시했다. 영혼을 가진 동물은 자신의 의식 밝기에 따른 감정과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평소에 느끼는 지배적 감정은 자신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생각과 감정이 인연따라 일어난다. 부처와 중생의 차이는 이 생각과 감정을 관리하는 능력의 차이를 말한다. 중생은 일어난 일도 다 관리하지 못하는데,  일어나지 않은 일까지 걱정하며 살아간다. 과거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현재의 삶을 놓치고 살아가는 일이 많다. 그러나 부처님은 늘 현재에 충실한 분이니 불안과 걱정이 머물지 않을 뿐이다. 

한 분야에 최고의 능력을 가진 사람을 우리는 '달인(達人)'이라고 부른다. 달인의 기술은 한두 분야에 한정된 기술이다. 그러나 부처의 능력은 보이는 세계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세계까지도 알고 움직이는 기술과 지혜를 갖춘 분을 말하는 것이니, 최고의 달인은 과연 부처가 아니겠는가? 

더욱 다행인 것은 우리 모두는 부처님의 DNA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감정이 무엇인가를 살피고 돌보는 일이 나를 가장 사랑하는 일이다. 내가 가장 빛나는 존재가 된다는 것보다 중요하고 급한 일이 있겠는가! 

/와룡산수련원

[2018년 1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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