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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시대/ 넓고 깊어지는 공유경제의 시대, 원신씨의 하루
공유경제시대/ 넓고 깊어지는 공유경제의 시대, 원신씨의 하루
  • 민소연 기자
  • 승인 2018.01.24
  • 호수 18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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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신씨는 집단장을 앞두고 지식을 사고팔 수 있는 지식공유 플랫폼 '지덕체'를 다운받았다. 누구나 유료수업을 열 수 있고, 수강생이 될 수도 있는 '지덕체'에서 원데이클래스로 자신감이 붙은 원신씨는 가구 주문 후 구청을 찾기로 했다. 가끔 필요하지만 구입하기 부담스러운 공구를 빌리기 위해서다. '생활공구 공유 서비스'로 전동드릴과 몇 가지 공구를 3일에 1천~3천원으로 대여할 생각이다.

거리가 애매한 구청까지는 공유자전거로 갔다. 서울 '따릉이'로 시작, 경기도 '오바이크', 세종시 '어울링', 대전 '타슈', 여수 '여수랑'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공유자전거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며 1시간~1일 1천원이면 이용할 수 있다. 첫 주자 서울의 경우 1026곳의 대여소가 있어, 출발지에서 빌려 목적지 가까운 대여소에 세우면 된다.

외출을 하는 김에 '열린옷장'에 옷을 기증하기로 했다. 졸업이나 면접 등 중요한 자리에 입고갈 정장을 저렴하게 대여해주는 열린옷장은 형편이 어려운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들에게 큰 희망이다. 블라우스와 스커트, 자켓을 빌리는 데 2만원, 셔츠와 넥타이, 자켓, 바지, 넥타이까지 빌리는 데 2만9천원으로 대여해주는 곳이다. 

원신씨가 얼마 전 재취업에 성공한 데도 열린옷장 덕이 크다. 목요일 '열린사진관'에서는 정장대여와 사진촬영, 후보정까지 5천원, 헤어스타일링 5천~2만원, 메이크업 5천원~3만원에 이력서용 증명사진을 찍어준다. 원신씨는 여기서 찍은 사진과 대여 블라우스로 서류·면접에 통과, 그 은혜를 갚기 위해 묵혀두었던 정장들을 기부하기로 했다.

대여한 공구 무게 때문에 올 때는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다. 보통은 택시보다 빨리 오고 요금도 미리 책정되는 '우버'를 이용하는데, 오늘은 일반택시의 남는 좌석을 공유하는 합석어플 '맥시'를 켰다.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면 현재 그 길의 택시들이 뜨고, 남는 좌석 여부나 승객의 합석 의향, 요금도 바로 나온다. 물론 가격이 저렴하다.  
원신씨가 집단장을 빨리 끝내려는 것은 전국여행을 위해서다. 가고 싶은 도시까지 기차로 이동, 역마다 있는 '쏘카', '그린카' 등 카셰어링으로 여기저기 다닐 계획이다. 

물론 숙소는 에어비앤비(Airbnb)를 이용할 생각이다. 오픈 10년만에 190여 개국에 진출한 에어비앤비의 공유 상품은 바로 집이다. 남는 방 한 개나 집 전체를 빌려줄 수 있고, 집밥을 제공하거나 아예 가족 일원이 되어 살아볼 수도 있다.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원신씨는 방학 중 비어있는 대학 기숙사나 폐교, 교당 같은 종교시설에 머물 생각이다.
(원신씨라는 가상의 인물이 살아보는 공유경제의 하루. 실제 기업들이지만 현실과는 차이가 있다. 택시면허 없이 일반 운전자도 드라이버가 되는 '우버엑스'는 국내에서는 불법택시로 간주된다. 현재 면허를 소지한 기사가 고급승용차를 운전하는 '우버블랙'을 운영하며, 최근 출근길 카풀전용 '우버쉐어'를 시작했다. 합석앱 '맥시'는 영국 런던에서만 상용화돼 있다.) 

배달원들이 공유상품이 된 '배민라이더스'.
배달원들이 공유상품이 된 '배민라이더스'.
익산의 에어비앤비. 사이트와 앱을 통해 누구나 자신의 방 혹은 집을 내놓을 수 있고, 특색있는 현지 숙소를 이용할 수 있다.
익산의 에어비앤비. 사이트와 앱을 통해 누구나 자신의 방 혹은 집을 내놓을 수 있고, 특색있는 현지 숙소를 이용할 수 있다.

소유를 넘은 '소유를 위한 비용'의 시대
공유경제 시장이 무르익고 있다. 소유의 대상이던 어떤 것도 공유가 가능해졌다. 소유경제의 대안으로 떠오른 공유경제는, 말하자면 책을 사서 보는 것이 아닌,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는 개념이다.  이전까지는 무언가를 이용하려면 그것을 소유해야했다. 어딘가를 가고 싶으면 차를 가져야 했고, 입고 싶으면 옷을 구입해야했다.

점차 물질문명이 개벽되고 세상이 바뀌면서 필요 이상의 많은 상품이 생기고, 이용수명도 짧아졌다. 이제는 외투 한 벌, 신발 한 켤레를 낡아서가 아니라 질려서 버린다.  이제 소유를 넘어 '소유를 위한 비용'을 걱정하는 지경이다. 내년이면 못 갖고 노는 장난감들을 위해 놀이방을 만들고, 일년에 한두 번 입는 옷을 위해 더 큰 옷장을 산다. 지구의 자원은 자꾸 바닥난다는데, 기업은 물건을 계속 만들어 소비를 부추긴다. 이 결과, 구입보다는 보관에 들어가는 지출이 점차 늘어났다.     

그렇다면, 소유하지 않고 이용할 수는 없을까? 쓰다 만 것을 나눠쓰거나, 공동의 것을 마련하면 어떨까? 2008년 공유경제는 이 질문에서 출발해 10년만에 미국, 유럽, 중국을 강타하는 거대한 물줄기를 이뤘다. 특히 '공유경제 대국' 중국은 이미 미국을 앞질렀다고 평가되며, 심지어 세탁기나 보조배터리, 농구공까지 공유되고 있다. 2016년 중국의 공유경제 서비스 이용자 수는 6억명 이상이었다. 

지식공유 플랫폼, 열린옷장, 에어비앤비
국내에서도 기발하고 의미있는 공유경제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가장 뚜렷한 성장세는 공유오피스다. 애플리케이션 관련 스타트업 기업이 많아지면서 모든 사무기기와 공과금이 포함된 책상만 임대하는 것이다. 회의실 등을 공유하다보니 입주기업간 네트워킹,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강남 테헤란로의 공유오피스 '블랙퍼즐'은 인테리어 가구와 미팅룸은 물론 커뮤니티 매니저, 세무/법무상담, 간식, 청소서비스, 개인사물함, 사전 지문 등록을 제공하는 독립사무실을 월50만원에 제공한다. '패스트파이브'는 비지정석 이용에 월25만원, 지정석은 월35만원부터로, 1인기업이나 소수로 시작한 신생기업에 인기다. 

최근 비혼클럽을 다룬 드라마 '연남동 539'로 다시 주목을 받는 셰어하우스 역시 꾸준한 관심의 대상이다. 식당이 배달원을 직접 고용하는 게 아닌, 배달원들의 회사를 만들어 음식점들이 이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배달의 민족'과 같은 배달애플리케이션도 공유경제 성공사례다.

자원을 절약해 지속가능한 삶을 지향하는 공유경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가장 큰 강점은 저렴하다는 것. 최근 전주시가 2018년 공유경제를 통해 '반값 생활비 도시'로 거듭나겠다고 천명한 만큼, 긴 불황의 늪에서 공유경제는 더욱 힘을 얻을 것이다. 

물론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기존 사업자들의 반대와 규제완화, 모르는 사람과의 거래에 따른 위험 등이다. 우리나라는 돈을 주고 임대를 해서 이용하는 개념보다 쓰다가 적정가로 판매하는 중고거래에 더 활발하다는 점도 성장을 더디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 경제학자들은 10년 뒤 공유경제의 가치가 현재의 20배 이상이라고 전망했다. 

'마음공부' 클래스, 시골교당 숙박상품 
공유경제 시대의 한복판, 교단은 무엇을 해야할까. 지난 17일 수원시청과 공유주차장 업무협약을 맺은 교동 중앙교회에 시민들의 호평이 뒤따랐다. 방문자가 많은 일요일과 수요일을 제외한 주5일 주차장 2,651㎡을 인근 주민들에게 무료로 2년동안 제공한다고 밝혔다. 

우리 자원을 활용해 교화로 발돋움할 수도 있다. '지덕체'와 같은 지식 공유 플랫폼에 '마음공부'나 '힐링프로그램'을 띄워 교무가 지도하고, 다양한 배움의 현장으로 교당이나 기관을 제공해 스킨십을 늘리는 방법도 있다. 비어가는 시골 교당을 특색있는 숙박상품으로 판매하거나,  평일에 교당 차를 요양원이나 사회적기업에 공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공유에 대한 의지만 있다면, 플랫폼은 어디든 있다.

지식이 공유·판매되는 플랫폼 지덕체 애플리케이션.
지식이 공유·판매되는 플랫폼 지덕체 애플리케이션.

[2018년 1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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