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정도성 도무] 최근 검찰 내 여검사의 성추행 폭로에 따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미투(Metoo)' 운동은 우리 사회에 그동안 만연되어 있던 성차별을 들추어내고 있다.

남성 중심 사회가 가져오는 차별 의식은 여성을 단순한 성적 대상으로 인식하거나 '젠더 폭력'의 대상으로 보기도 한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받아온 모든 차별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유리천장'은 아직도 건재하다.

페미니즘은 이와 같이 남녀의 성 차이로 인한 모든 차별을 부정하고 양성평등을 지지하며, 불평등하게 부여된 여성의 지위, 역할에 변화를 일으키려는 여성운동이며, 페미니스트는 여성의 자유와 권리의 확대,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런 의미로 볼 때 대종사는 페미니스트이다. 그리고 페미니즘은  〈정전〉 교의편 제 3장 '사요'에 담겨 있다. 사요의 모든 교리는 어떻게 보면 여성의 자유와 권리의 확대를 옹호하는 남녀평등의 교리이다.

사요는 원기5년 4월에 변산 봉래산에서 새 회상의 교강을 발표할 때 핵심 교리 중의 하나였는데, 그 명칭이 오늘과 달랐다. 자력양성은 '남녀권리동일', 지자본위는 '지우차별', 타자녀교육은 '무자녀자타자녀교양', 그리고 공도자 숭배는 '공도헌신자 이부사지'였으며, '누차 연마하여 완정'하였다고 한다.(〈원불교교사〉 5장 교법의 초안)

오늘날 '자력양성'이 당시엔 '남녀권리동일'로 불렸다는 건, 훨씬 더 직설적으로 페미니즘을 담았다고 볼 수 있다. '과거의 타력 생활 조목'에는 여자의 삼종지도를 지적하며, 교육·사교·상속 문제의 차별 뿐 아니라, 심신의 구속까지도 당해왔던 불합리한 '여성의 삶'을 조목조목 부각시키고 있다.

자력양성은 그래서 사요 중, 가장 진보적으로 여성 권리 신장을 제시하고 있다. '장자나 차자나 여자를 막론하고', '과거와 같이 남녀를 차별할 것이 아니라', '남녀를 물론하고', '여자도 인류사회에', '남녀가 다같이' 등과 같은 문장들은 남녀평등을 통한 균등한 세상을 지향하고 있다. 

'지자본위'는 세상의 모든 차별을 놓고, 오직 지자와 우자의 관계에서만 지자를 본위로 하자는 말씀과 함께, '과거 불합리한 차별 제도의 조목' 네 번째에 '남녀의 차별'을 분명하게 적시하고 있다.

또한 '타자녀 교육'에서도 '과거 교육의 결함 조목' 두 번째에 교육의 제도가 '여자'와 하천한 사람은 교육받을 생각도 못하게 됐다고 하며 여성의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에 비해 '공도자 숭배'는 남녀평등 문제를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어느 누구라도 공도의 실적이 있는 분이면 자녀가 부모에게 하는 도리로써 숭배하자고 하였으니, 이것이 곧 남녀평등의 다른 표현 아닌가.

원불교는 100년 전에 이미 남녀의 권리를 동일하게 보고 교리와 제도를 완정하였으니 마땅히 사회적인 관심과 주목을 받아야 할 터이다.

사요가 추구하는 균등사회는 수직적 서열문화, 강약 대립 사회, 그리고 권력적인 갑을 관계가 해소된 세상을 말한다. 남녀 성차별과 성 불평등은 균등사회의 가장 크고 일반적인 걸림돌이다. 사요의 정신을 우리들의 삶 속에 실천하고, 세상에 널리 알려야 하는 이유이다.

/원경고등학교

[2018년 2월 23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