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북스/정순일 지음·값22,000원

[원불교신문=최지현 기자] 예로부터 차(茶)와 관계를 가지는 사람은 대부분이 차도(茶道)의 정신을 논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차선일미(茶禪一味)사상이다. 동서를 막론하고 차는 오랫동안 인류와 함께 존재해 왔다. 그러다보니 차는 사람들에게 마시는 것으로써의 음료에 그치지 않고 문화와 정신을 갊은 동반자로 수용됐다. 특히 불교에서 선(禪)의 정신과 결합하게 됐는데, 차를 마시는 것과 선을 하는 것을 동일한 차원에서 간주함으로써 마침내 차선일미사상에까지 이르게 됐다.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정순일(법명 현인) 교수가 발간한 <차와 선의 세계>는 차선철학에 대한 친절한 안내서다. 이 책의 핵심은 선의 최고 경지인 차선일미(茶禪一味), 평상심이 도인 것을 차를 통해 밝히는 일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차선일미가 어떠한 문화적 배경과 사상적 성격을 가지는지에 대해서 깊이 논의되지 못했다. 

이 책은 차와 선을 대하는 삶의 태도에 다양한 접근을 하고 있다. 예컨대 조주선사를 비롯한 선사들의 선문답 속에서 차는 어떤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를 규명함으로써 차의 정신세계를 밝히고 있다. 내용은 원래 강연을 위해 준비된 것이었지만 내용상의 균형을 위하여 학술논문도 적절히 편집했다. 그래서 어떤 면은 학술적인 분위기도 다소 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부분은 선문답을 재미있게 분석한 곳도 있다. 

이 책에서는 차의 정신세계를 육우의 '차경(茶經)'에서부터 찾을 것을 권한다. 그리고 이후 불교와 도교를 넘나들면서 차의 정신세계와 통할 수 있는 문화적 요소들을 탐색했다. 또한 불교 선(禪)의 발생과 과학적인 원리, 그리고 '차를 마시면서 어떻게 선을 향유할 것인가'라는 점에 대해 다양한 각도로 접근했다.  

현재 정역원장으로 재임 중인 정순일 교수는 주요 저서로 〈화엄성기사상사〉, 〈인도불교사〉, 〈성리와 성리선〉 등이 있으며, 원불교·불교·차와 관련한 여러 논문을 썼다. 

[2018년 4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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