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흔히 봉공회라고 생각하면 각 교당마다 살림을 도맡아 운영하는 단체쯤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교당에서의 봉공회는 생필품이나 식료품 등을 판매해 운영자금을 마련하거나, 대외적인 행사가 진행될 경우 판매부스 운영과 자원봉사 등을 봉공회라는 이름으로 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봉공회는 교법의 '무아봉공' 정신을 바탕으로 교단의 모든 교도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법실현의 구체적 조직체라는 것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봉공'의 의미는 자원봉사의 개념이 아니다. 봉공이란 자타의 국한을 벗어나서 오직 이타적 대승행으로써 일체중생을 제도하는 데 성심성의를 다하자는 것이다. 

대산종사는 종법사 재위시 일원대도에 계합하고 삼동윤리를 실현하여 하나의 세계를 건설하는 어른 종단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가장 시급한 일이 '봉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대봉공회(출가·재가·국가·세계봉공회)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사대봉공회 취지문을 보게 되면 "시방세계 일체생령이 본래 같은 포태의 동기형제임을 서로 깨달아 전 세계 방방곡곡에 살고 있는 모든 인류로 하여금 빈곤과 무지와 질병과 재해로 신음하는 동포가 없게 함으로써 온 인류가 두루 평화롭고 넉넉하고 슬기롭고 명랑하게 살기 위하여 다음의 사대봉공회를 결성하고자"라고 표기돼 있다.

교단은 무상행의 대봉공인으로 교법실현을 이루기 위한 봉공회의 실천을 강조하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재가출가의 대사회적 봉공활동으로 꽃 피우게 됐다. 태안의 기름유출사고나 세월호 참사, 청주 수해지역 등의 현장에서 함께 활동하며 무아봉공의 정신을 사회에 보여준 모습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는 이러한 봉공회의 대사회적 활동 속에서 '봉공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단순한 봉사활동 단체, 살림살이를 맡아하는 단체가 아니라 전 교도가 봉공회원의 자세로 함께 이뤄가야 할 무아봉공 실현의 조직임을 알아야 한다. 

"어느 지역에 자원봉사를 하러 가야겠다"는 생각도 의미가 있지만, 일원세계를 건설하겠다는 마음과 세상이 한 일터라는 생각으로 "나를 헌신해 공도를 이루겠다"는 마음은 교단의 무아봉공정신을 사회와 국가, 세계에 실현해 나갈 때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우리 스스로가 '봉공'의 자존감을 높이고, 봉공회의 의미를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교단의 재가출가 전 교도는 모두가 봉공의 일꾼임을 기억하며, 모두가 무아봉공의 사명을 갖고 있음을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의 봉공활동은 자신의 행복과 인류의 평화를 만드는 교법실현이다. 광대무량한 낙원, 무아봉공의 실현에서 나오지 않을까. 

[2018년 4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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