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사상연구원, 콜로키움
한국외대 철학과 박치완 교수

[원불교신문=정성헌 기자]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원장 박맹수)은 4월25일 원광대학교 숭산기념관에서 제11회 대학중점연구 콜로키움을 개최했다.

이번 콜로키움은 박치완(한국외대 철학과) 교수의 '탈식민적 관점에서 본 동학의 현대적 의미'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박 교수는 발제에서 "한국의 근대화는 종래 서구적 시각 즉 근대 계몽주의적 관점에서 논의되어 왔으나, 이러한 관점은 서구가 아닌 지역을 야만으로 규정짓는 신제국주의, 신식민주의의 관점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새 시대의 철학은 로컬(지역)에 중점을 둔 다중심적 세계관을 전개할 필요가 있는데, 새롭게 토착적 근대화의 시발점으로 동학의 근대성을 주목하자는 것이다.

그는 "조선의 역사와 철학에 기반을 둔 동학(조선학)이야 말로 조선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조선의 지령(地靈)을 바탕으로 형성된 다극(多極)의 세계철학의 지형도를 예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 인간이 주체가 되고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가 구현되는 신세계를 구현할 수 있는 보편적, 세계적인 철학을 전개하였다"고 견해를 밝혔다. 현대 사회에 있어 동학이 추구했던 사상은 이 시대 관점으로 새롭게 조명해 볼 가치가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한국외대와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브로곤뉴대학교 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서 동서양을 넘나들며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글로컬문화콘텐츠, 어떻게 그리고 왜?>, <우리 학문과 학문 방법론>, <하이데거와 현대철학자들>, <진화론과 철학>, <고전해석학의 역사>, <몸> 등과 수 십편의 논문이 있다.

이번 콜로키움은 근대한국종교의 비서구적 근대화의 사상적 궤적과 공공성을 추구해왔던 원불교사상연구원의 주장을 서양철학 전문가로부터 확인받는 또 하나의 중요한 계기가 됐다.

박맹수 원장은 "동학은 서양과는 다른 정신적, 지적 풍토에서 나온 종교로서 박치완 교수가 제창하는 지리, 철학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동학-증산교-원불교로 이어지는 근대한국종교의 지향점이 인류의 문명사적 대전환을 준비하는 사상이자 운동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18년 5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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