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산 변중선〉 출판기념 학술대회
원불교사상연구원, 교단사 규명

1일 원불교사상연구원이 선산 변중선 선진의 독립활동을 담은 출판기념 학술대회를 열어 교단 독립운동사를 규명하며 한국민족종교로서 정체성을 찾았다.

[원불교신문=정성헌 기자]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이 <구국과 개벽의 길을 찾다, 선산 변중선> 출판기념 학술대회를 1일 교내 숭산기념관 세미나실에서 개최했다.

일제강점기 시절 천도교, 대종교 등 다양한 한국민족종교가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한 사례들은 널리 알려져 대한민국 사회에 인정받아 왔지만 그동안 교단적으로 독립운동 및 민족운동을 전개해온 사례와 연구가 미비해 한국민족종교로서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향이 짙었다. 하지만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선산 변중선 선진의 독립운동 행적과 업적을 출판물과 학술발표로 규명 정리해냄으로써 원불교 독립운동가 발굴뿐 아니라, 교단 내 교화·교육·자선이 독립운동의 연장선상이었다는 사실로 재조명 받는 자리가 됐다.

이날 기조강연에 나선 박민영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 책임연구원은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이야기하고, 이를 시정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독립운동가들이다"며 "변중선 선생은 중국 상해로 건너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의정원 '의원'으로, 상해에 유학중인 한국청년들의 독립운동 단체인 '청년동맹회' 중앙집행위원장으로 조국 독립운동에 헌신하던 중 일경에 체포돼 평양과 신의주 감옥 등에서 옥고를 치른 애국지사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또 변 선생이 1960년대 초반 전남대 문과대 교수시절 독립운동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한국독립운동약사〉를 저술해 강의한 점은 대한민국 최초 독립운동 교재 및 강의로 평가받을 만한 대단한 발견이다"고 평했다. 

1960년대는 광복 15년이 갓 넘어갈 때 즈음이어서 독립운동에 대한 관심이 전무했던 시절이었다. 이때 출간된 〈한국독립운동약사〉는 공식적으로 최초 한국독립운동사 저서로 알려진 김승학의 <한국독립사>(1965)보다 몇 년 앞선 사실이 새롭게 발견된 것이다. 

또한 안중근 의사 직속상관인 김두성에 대해 세밀히 소개된 점, 일제의 대한제국군대 강제해산 등의 상황을 정확히 묘사한 점 등 현재 학계에서 논란 중인 여러 사안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어 사료적 가치도 높게 평가했다.

두 번째 기조강연한 김혜광 원광대학교 명예교수는 실제 변중선 선진을 스승으로 모시고 교육받았던 회고담을 중심으로 '선산 변중선의 삶과 교육실천 그리고 남긴 교훈'을 주제로 발표했다. 주제발표로는 원불교사상연구원 김태훈 교수의 '선산 변중선 관련 자료 해제', 원불교사상연구원 김봉곤 교수의 '선산 변중선의 학문과 사상', 마음인문학연구소 장진영(법명 진수) 교수의 '선산 변중선의 불교계 인연과 활동', 원불교사상연구원 허남진 교수의 '선산 변중선의 종교의식'이 이어졌다.

한편 선진의 독립운동 정황 및 사례가 대외적 성과로 이어진 데에는 30년간 원불교 독립운동사를 추적한 원불교사상연구원 박맹수(법명 윤철) 원장의 숨은 노력도 한 몫했다.

박 원장은 "독립운동은 넓은 의미에서 교육운동이나 자선사업 등도 여기에 속한다고 보고 원불교가 독립운동으로도 충분히 평가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1983년부터 문제의식을 가지고 연구를 계속해왔다"며 "원불교 민족운동 관련 글을 꾸준히 기고해온 결과, 독립기념관에서도 선진들의 독립운동에 관심을 갖는 등 오늘과 같은 구체적 성과로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2018년 6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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