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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강연/ '마음공부는 허공에 글씨 쓰는 것'
교도강연/ '마음공부는 허공에 글씨 쓰는 것'
  • 은백희 교도
  • 승인 2018.07.19
  • 호수 18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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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생에 가장 잘 한일, 하나를 꼽으라면 큰 딸 출가시킨 일
혈연이 법연으로 이어져 서로 탁마하며, 정신적인 의지처 돼

불교신자였던 나는 과연 불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의구심도 들고 수행의 방향을 찾지 못한 채 서성이었던 나날을 보냈다. 그러다 우연히 WBS원음방송 라디오를 듣다가 "나는 마음을 잘 사용하는 법을 가르치는 사람이다"라는 법문 말씀에 귀가 번쩍 뜨여 원불교에 관심을 갖게 됐고, 원불교라는 종교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그 후 〈원불교신문〉을 구독 신청했고, 각종 관련서적을 구해 봤다. 가장 놀란 일은 〈원불교 교전〉에 나오는 개교의 동기와 교법의 총설이었다. 현재 한국불교가 처해있는 현실을 이미 100년 전에 대종사가 정확하게 꿰뚫어 봤다는 점이다.

그해 여름휴가 때 삼동원 4박5일 훈련도 받아봤고, 그러다가 원기100년 철야정진을 한다고 해서 의미가 있겠다 싶어, '일원상 서원문 100독 봉독'을 하고자 신청했다. 처음으로 익산 성지에 가게 됐는데 총부 정문에 막 도착했을 때의 첫 느낌은 길고 먼 항해 끝에 드디어 마음의 고향에 다다른 것 같아 안심이 됐다. 

그날 종법사가 준 법명이 '100년의 기쁨'이라는 뜻으로 '백희'라고 내려줬는데 처음엔 이 법명이 너무 낯설고 어색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 소명이 내게 있지 않을까?" 하는 책임감이 든다. 그러다 원기100년 3월에 남편과 함께 여의도 교당에 입교했다.

일산에서 남편과 같이 세탁편의점과 옷 수선 일을 16년째 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열심히 일하고, 토요일 오후6시에 일이 끝나면 여의도교당으로 달려간다. 토요공부방에서는 108배와 좌선, 교리공부를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나는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 "모두가 은혜입니다"라는 법설을 마음공부의 표준으로 삼고자 한다. 대산종사는 공부가 잘 안된다고 하소연하는 제자에게, "10년이나 해 보았느냐?"라고 했는데, 나도 또한 이제부터라도 긴 걸음으로 세세생생 이 회상 이 법을 받들겠노라 서원하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기도정진 할 것을 다짐한다. 

매일 아침5시부터는 108배, 송주, 좌선, 교전 봉독을 하고, 저녁에는 하루를 마무리 하는 기도를 올린다. 하루 24시간 중에 이 시간만큼은 나의 멀고 먼 영생길을 위해 투자하려 한다.

끝으로 요즘 전무출신이 갈수록 줄고 있다는데, 이번 생에 가장 잘 한일 하나를 꼽으라면 큰 딸을 출가시킨 일이다. 혈연이 법연으로 이어져 서로 탁마하며, 정신적인 의지처가 돼 준다. 남은 가족들은 늘 깨어있는 정신으로 출가자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살아가게 되며, 또한 세속으로 흐르지 않도록 든든한 울타리가 돼주고 있다. 더욱이 정법회상에 들어 마음공부하며, 교화도 하면서 한생을 보낼 수 있다면, 이같이 빛나는 삶이 또 어디 있을까? 교도로 살아가는 삶이 자랑스럽다.

/여의도교당

[2018년 7월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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