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임병학 교수] "가련하다 가련하다 불신자(不信者) 가련하다. …천지(天地)로다 천지로다 보은자 천지로다. 귀신(鬼神)일레 귀신일레 보은자 귀신일레. 세계(世界)로다 세계로다 보은자 세계로다. 보은(報恩)일레 보은일레 수도자(修道者) 보은일레" 

'경축가'에서는 천지은덕과 부모은덕, 세계은덕, 법률은덕을 차례로 노래하고, 이어서 불신자는 가련하다고 했다. 사은의 은덕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가련하다는 것이다.

먼저 믿음에 대하여, "〈주역〉에서 말하기를 '하늘로부터 도와서 길하여 이롭지 않는 것이 없다'고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돕는 것은 도움이니 하늘이 돕는 것은 순응하는 것이고, 사람이 돕는 것은 믿는 것이니, 믿음을 밟고 순응하는 것을 생각하고 또 어진 이를 숭상하는 것이다"라고 해, '자천우지(自天祐之·하늘로부터 돕는다)'의 근본이 됨을 밝히고 있다. 즉, 믿음을 근본으로 하늘의 뜻에 순응하고, 다음은 어진 스승을 존숭하고 따르는 것이 하늘과 성인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이다.

〈정전〉 '일원상의 신앙'에서는 '믿으며'를 근본 구조에서 3번, 무형에서 4번, 유형에서 4번을 말하여 '십일신(十一信·열 한번의 믿음)'을 밝히고, 공부의 요도인 '진행 사조'의 으뜸에 신을 두고 있다. 

다음 천지, 귀신, 세계, 보은은 사은과 순서대로 대응돼, 천지와 세계는 천지은과 동포은이지만, 귀신과 보은은 부모은과 법률은에 직접 대응되지 않고 있다. 

앞의 '천지은덕'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귀신과 성인은 서로 연계되어 있고, 또 성인은 인류의 영원한 스승이자 마음의 아버지이기 때문에 부모와도 연결된다. 교단 초기에 대종사를 '영부(靈父)'라고 부른 것도 이와 같은 뜻으로 해석된다.  

다음으로 귀신에 대하여, '중천건괘(重天乾卦)'에서는 '귀신과 더불어 그 길흉을 합하여'라 하고, '지산겸괘(地山謙卦)'에서는 "천도(天道)는 가득 찬 것을 이지러지게 하고 겸손한 것을 더해주고, 지도(地道)는 가득 찬 것을 변화시키고 겸손한 것을 흐르게 하고, 귀신은 가득 찬 것을 해치고 겸손한 것에 복을 주고, 인도(人道)는 가득 찬 것을 미워하고 겸손한 것을 좋아하니"라고 하여, 천지인(天地人)과 같이 귀신은 가득 찬 교만한 사람은 미워하고, 겸손한 사람에게 복을 주는 주재적(主宰的) 존재이자 사랑을 실천하는 인격적 존재라고 했다. 

또 '뇌화풍괘(雷火豊卦)'에서는 "하늘과 땅의 가득차고 빔도 시(時)와 더불어 사라지고 불려지는 것인데 하물며 사람이며, 하물며 귀신이겠는가?"라고 해, 천지와 사람 그리고 귀신의 작용이 같음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귀신은 사람과 같은 작용을 하는 존재로 부모은과 연계되고, 나머지 남은 보은은 법률은과 짝이 되는 것이다. 마지막 구절을 '수도일레 수도일레 보은자 수도일레'로 하면 통일적이지만, 보은자를 수도자로 노래하고 있음에 유의하게 된다. 

[2018년 8월10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