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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학과 첫 복수전공자로서 커진 신심
원불교학과 첫 복수전공자로서 커진 신심
  • 정은경 교도
  • 승인 2018.08.08
  • 호수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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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성불제중의 길
모든 교역자가 즐겁게 교화하는 교단되길

[원불교신문=정은경 교도] 나는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를 복수전공하고 있다. 원불교학과를 복수전공하면서 나와 원불교와 인연이 깊은 것을 느꼈고, 그 인연들이 여기까지 오게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전남 영광이 고향인 나는 영광이 원불교 성지라는 것은 알았지만 교당을 다니지 않았기에 원불교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러다가 20살이 되어 원광대학교에 입학했고, 이제는 '원불교를 알아보자'라는 마음이 들어 스스로 중앙동아리인 원불교대학생회를 찾아가 법회를 보게 됐다. 2학년이 돼 취직을 위한 본 전공과 별도로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복수전공 하려고 알아보던 중 원불교학과 복수전공이 열렸음을 알게 됐다. 평소 법회 때 듣는 좋은 법문들이 잘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 생각나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마음에 바로 서류를 만들어 신청했다. 

이제 복수전공을 한 지 1년이 지났는데 돌이켜보면 그 때의 용감했던 발심들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 지금을 있게 한 것 같다.

이 공부를 하기 전의 나는 만나는 인연들에 애정도 없고 매우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고 대부분의 대학생처럼 빨리 졸업해서 좋은 곳에 취직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학교를 다녔다. 원불교학과 공부를 하면서 요즘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을지 생각하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경계를 당할 때, 전에는 마음이 경계에 휘둘렸다면 지금은 경계를 공부 삼고 돌리는 연습을 하면서 마음공부를 왜 하는지, 마음을 잘 사용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전공 공부는 해야만 하니까 하는 것이었다면, 원불교학과 공부를 하면서 재밌는지 묻는 교우들에게는 어려워도 재밌다고 진심으로 말하는 나를 발견했다. 남 앞에 나서는 걸 어려워하던 내가 선뜻 해보겠다고 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을 대할 때 좀 더 편해지는 걸 느끼면서 스스로 변해가고 새로워져 가기도 하는 것 같다.

올해 봄, 여름에는 원불교학과 공부에 더욱 집중하면서 여러 행사에도 참여했다. 재가 교도로서 교리퀴즈대회, 감상담 발표도 나갔고, 신성회에는 훈련인으로, 진학캠프에서는 담임으로 참가했다. 꼭 전무출신을 하지 않아도 신심, 공부심 있는 이들이 많았다. 요훈품 40장을 보면 비록 특별한 선과 기술은 없다 할지라도 오래 평범을 지키면서 꾸준한 공을 쌓는 사람이 특별한 인물이라는 말씀이 있다. 큰 서원이 아니라도 이 공부를 놓지 않고 정성스럽게 살아간다면 그런 인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또한 초기교단의 선진들과 같은 재가출가 구분 없는 모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다.

나는 원불교학과 복수전공을 시작할 때 원불교를 많이 알지 못했지만 좋은 느낌과 관심, 더 많이 알고 싶은 욕심으로 무작정 시작했다. 첫 수업에서는 수업인원도 소수인데다 혼자 타과 학생이고 대화 주제도 너무 달라서 어색하고 못 알아 들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관심을 두고 듣다 보니 그런 말들에도 익숙해지고 예비교무들의 생활이나 고충도 알게 되면서 이들 사이에 나도 녹아 드는 것 같을 때도 생겨 전무출신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됐다.

시작이 쉽지 않겠지만 사심 없이 공부하다 보면 내가 그랬듯 '알아갈수록 정말 큰 공부구나' '이 법을 알게 되어 다행이다'라고 느낄 것 같다. 복수전공을 통해 서원이 세워진 학생들이 본 전공을 놓지 않고도 같이 공부하면서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성불제중의 뜻을 품고 출가할 수 있도록 여러 갈래의 길이 생긴다면 첫 복수전공자로서 기쁠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내가 처음 교전을 읽고 알아간 원불교의 모습은 100여 년전 시골에서 탄생한 종교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혁신적인 모습이었다. 요즘은 원불교의 보수적인 모습을 더 알아가는 것 같아 아쉽고 아는 사람들끼리만 아는 종교라는 것이 현실인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앞으로 원불교가 역사의 뒤로 사라지지 않길 바란다. 많은 세계인들을 교화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이고 관습적인 모습보다는 지금까지의 100여 년은 앞선 더 트랜디한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는 궁금한 종교가 됐으면 좋겠다. 재가출가 구분 없이 모두 교역자가 되어 즐겁게 교화할 수 있길 바란다.

/북일교당

[2018년 8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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