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원익선 교무] "좌선이라 함은 기운을 바르게 하고 마음을 지키기 위하여 마음과 기운을 아래 단전(배꼽 아래)에 주하고 한 생각이라는 주착도 없이 하여 오직 원적무별한 진경에 그쳐있도록 함이니 이는 사람의 순연한 근본정신을 양성하는 방법이니라." 초기교서인 〈육대요령〉의 좌선의 내용이다. 

〈불교정전〉에서는 불전에 나타난 수행방법과 단전주와의 관계, 동아시아의 여러 조사와 선사들의 단전주 내용을 상세히 언급하고 있다.  〈정전〉 좌선법에는 단전에 마음을 주하면, 기운 조절, 수화의 조화를 이뤄 선정과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특히 전통적인 간화선과 묵조선을 병행하는 가운데 단전주를 하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는 정혜쌍수를 통해 공적영지의 불성의 광명이 드러나는 것에 있다. 

의서 〈황제내경〉, 도교서 〈포박자〉를 필두로 수많은 중국의 서적에서는 이 단전을 언급하며 수행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선경〉을 인용해 "뇌는 수해(髓海)로서 상단전이요, 마음은 강궁(絳宮)으로서 중단전이요, 배꼽 세치가 하단전이다. 하단전은 정(精)을 간직하는 곳이고, 중단전은 신(神)을 간직하는 곳이며, 상단전은 기(氣)를 간직하는 곳이다"고 한다. 

도교의 내단수련은 이 정기신을 지키고 충만하게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그 과정은 정→기, 기→신, 신→허(虛), 허→도(道)로 화하게 하고, 합하게 하는 것에 있다. 

이러한 단전주는 중국의 혜사(慧思), 지의(智의), 일본의 도겐(道元), 하쿠은(白隱) 등 천태종, 임제종, 조동종 선사들의 선법에 고루 활용되고 있다. 단전주는 한 마디로 몸과 마음을 고르게 수행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영육쌍전의 선수행인 것이다. 

말하자면, 정신에만 깨달음의 모든 것을 집중하는 수행에 있어 우리 몸을 소우주로 보고, 그곳에서 참된 법신불을 체험하는 것이 핵심이다. 불교에서 몸은 지수화풍 4대의 화합체인 동시에 고통이 집적된 세계로 이해됐다. 

중국에 이르러 도교의 수련체계와 습합되면서 몸 또한 수행의 중요한 주체가 됨을 인식하고 조사들은 단전을 수행의 한 요소로 활용했다. 

좌선법에서는 단전을 통해 수승화강을 강조한다. 이는 천성(天性)과 천명(天命)을 함께 닦는 성명쌍수의 양생법과도 관련이 있다. 도교는 이를 통해 도통신선과 불로장수를 목표로 한다. 나아가 역으로 불교와 유교와의 회통의 근거로 삼고 있다. 성명(性命)에서 화(火)는 성, 수(水)는 명이다. 음양으로 본다면 화는 양, 수는 음이다. 혼백으로 보면, 화는 혼이며, 수는 백이다. 우리 몸은 이처럼 우주의 원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정기신의 합일, 음양의 조화, 생사일여의 경지로 나아갈 수 있다. 

따라서 단전을 단련해 건강과 수명에만 관심을 갖는 것은 가르침의 첫 관문에만 머무는 것이다. 기단이 심단이 되어 전인격적인 깨달음으로 가야 본질에 이를 수 있다. 

단전주의 주(住)는 진정하고도 참된 뜻을 단전에 주하라는 것이다. 그 뜻을 주할 때, 정기신의 조화 속에 삼매가 가능하며, 분별과 주착심이 사라진 가운데 진여본성이 나타나 부처를 이루게 된다. 좌와 선은 깨달음의 분상에서는 진공과 묘유의 조화이자, 성성적적 적적성성의 경지다. 

/원광대학교

[2018년 8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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