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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와 공심이 흐르는 교단을 원한다
정의와 공심이 흐르는 교단을 원한다
  • 정성헌 기자
  • 승인 2018.08.21
  • 호수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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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대담/ 젊은 여성교역자가 바라는 교단 미래

"정녀지원서는 당연히 폐지돼야 한다. 세계교화 외치면서 현실은 시대에 뒤떨어져" _서의진 교무
"정신의 지도자로서 책임 가지고 실력 갖춰야, 교화·전문직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어렵다" _김효인 교무
[원불교신문=정성헌 기자] 소태산 대종사는 석가모니불을 연원하여 불법을 시대화·생활화·대중화하기 위해 '조선불교혁신론'을 주창했다. 교단 3대말을 매듭짓는 시점에서 소태산 대종사가 염원했던 혁신불교의 모습이 얼마나 실현되고 있는가를 돌아본다. 9월 선출될 '차기 수위단원들에게' 바라는 교단의 미래를 30대~40대 젊은 여성교역자의 목소리로 들어봤다. 대담에는 우석고등학교 서의진 교무(이하 서)와 남중교당 김효인 교무(이하 김)가 참여했다. 사회=강법진 기자/ 사진ㆍ정리=정성헌 기자
젊은 30~40대 젊은 여성교역자에게 듣는 교단의 미래, 소태산 대종사가 염원했던 혁신불교의 교단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젊은 30~40대 젊은 여성교역자에게 듣는 교단의 미래, 소태산 대종사가 염원했던 혁신불교의 교단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 출가하게 된 동기는.
서= 고등학생 때, <대종경> 교리퀴즈에 나간 적이 있다. 법문을 공부하면서 원불교 교법대로 살면 내가 원하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김=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해서 사회 경험을 해보니, 뻔한 인생의 로드맵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없었다. 어떤 게 가치 있는 삶일까 고민하다가 진정한 나 자신을 찾고, 참 자유와 행복을 얻고자 전무출신을 서원했다.

- 출가의 꿈을 잘 이뤄가고 있는가.
서= 출가동기는 자유로운 삶이다. 교무 9년차 때, 휴무를 하고 여행을 한 적이 있다. 그때 깨달은 것이 있다면 우리의 교법은 기성종교의 모습이 아니라 누구나 다 실천할 수 있고 또 실천해야 할 '보편윤리'라는 것을 확신했다. 그때부터 원불교만이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종교라는 신념이 생겼다. 

김= 아직 5년차 교무다. 많은 일과 경계 속에서 '참 나'를 찾는데 한계가 있고, 인생의 굴곡이 각각 다른 교도들을 대하며 실력이 턱없이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그러나 교화현장에서 마음을 단련하며 하나씩 꿈을 이뤄가는 중이다.
 

서의진 교무
서의진 교무

- 소태산은 '출가 공부인의 결혼도 각자의 원에 따라 맡긴다'고 했다. 여성교역자로서 교조의 본의를 어떻게 살려야 한다고 보는가.
김= 지난해 7월 출가교화단 각단회에서 '정녀지원서' 폐지의 건이 합의됐다. 하지만 올해도 관행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다. 정녀지원서는 여성인권이 신장되는 시대에 남녀불평등으로 비춰질 수 있다. 현장에서도 청소년들에게 여성교역자의 결혼여부에 대한 질문세례를 받는다. 그러면 '대종사 당대 때는 차별이 없었지만 시대를 따라 바뀐 부분이니 앞으로 변화가 있을 것이다'라고 변명을 한다. 여성전무출신도 독신의 길이 의무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는 것을 당당히 말하는 시대가 되길 바란다. 그럴 때, 이 공부 이 사업에 전무(專務)하는 정남·정녀의 길이 더 고결하게 드러날 것이다.

서= 정녀지원서는 당연히 폐지돼야 한다. 미래지향적이고 세계적인 교법을 구시대 한국전통문화의 틀에 맞춰 협소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세계교화를 외치면서 막상 현실을 보면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 지금은 시대가 변해도 너무 변했다. 적어도 원기100년 안에 이 문제는 해결해야 했다. 

- 여성교역자 수 감소에 결혼의 자유가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서=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지도해 보니 누구보다 실감한다. 요즘 청소년들은 성에 대한 인식이 우리세대와 너무 다르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많은 젊은이들이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쾌락을 좋아한다. 그런 환경을 물리치고 출가하겠다고 원불교학과에 들어온 예비교역자들을 보면 기특할 정도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상상이상으로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성에 대한 인식이 개방돼 있는데 아직도 우리의 잣대로 그들을 바라보고 비난하고 있지는 않는가. 요즘 아이들에게 정녀의 삶이란 생소할 뿐만 아니라 생각 자체가 없다.

김= 정녀지원서가 현실적으로 출가 결심에 적잖은 영향을 준다. 주변에 결혼과 의복 등의 문제로 전무출신의 길을 포기한 인연들이 꽤 있다. 차별받지 않고 살아온 세대들이 경직된 문화 속에 들어온다는 것이 쉬운 결단은 아니다. 정녀지원서(결혼문제)가 여성교역자 개개인의 성불과 제중에 도움이 되지는 못할지언정 오히려 진입의 문턱을 높게 하며 활동에 제약이 되고 속박된다면 과감히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소태산은 '출가 공부인도 각자의 처지를 따라 직업을 갖게 하자'고 했다. 전무출신으로서 교화직과 전문직에 임하는 직업관을 어떻게 정립해 가야 하는가. 
서= 모든 전무출신이 지금과 같이 일괄적으로 교당 교화만을 강조하는 시대는 지났다. 전무출신도 용금을 해결할 정도의 직업을 가지고 교화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 평일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교당 교화를 하겠다는 사람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교화직을 직업으로 생각하는 출가자들에게도 그 전문성을 인정하면 된다. 제도나 방법이 아니라 의식의 문제다. 

김= 우리는 정신의 지도자로서의 책임을 가지고 그 실력을 갖춰야 한다. 미래는 그 요구가 더욱 절실해질 것이다. 교화에 전무하는 자를 교무(敎務)라 하는데, 전문직은 도무나 전문 재가교도가 충분히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시대가 갈수록 고도의 전문기술을 요구하는 직종이 늘어날 텐데, 우리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는 어렵다. 나도 출가 전, 컴퓨터 분야 전문회사에서 일해 봤지만 정신적 소모가 엄청나다. 선택은 개인의 자유에 맡겨서 역량이 되는 사람은 병행하되 본업과 주업이 바뀌지 않도록 중심을 놓지 말아야 한다.

서= 대종사가 밝힌 법의 틀 자체가 크고 넓기 때문에 하나의 교화 방식을 일률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당 교화에 전무하고 싶은 사람도 있고, 유관기관에서 전문 업무를 해결하며 교화에 힘쓰는 교무들도 있다. 어디에 처해 있느냐보다 어떠한 정신으로 무장돼 사느냐가 핵심이다.

 

김효인 교무
김효인 교무

- 출가인력 감소로 교당 통·폐합이 현실화됐다. 
서= 시대 변화의 흐름을 치열하게 인식하지 못한 결과다. 옛날 교화방식으로는 새로운 교화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없다. 심지어 아이디어를 내도 기회제공을 못 받는 경우도 많다. 한 예로 어느 지역 한 교당은 대로를 사이로 신도시가 생기니 젊은 교역자를 파견해 새로운 교화전략으로 교화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임의 인사발령 난 교무들이 교도 없다고 걱정만 하고 있다. 부교무만 잘 배치해도 교화가능성이 있는 1순위 교당들도 많은데 기존방식대로 인사배치 한다. 

김= 전무출신 정신을 계속 일깨워주는 제도와 끊임없는 재교육(훈련)이 필요하다. 교화에 대한 사명감과 주인의식 없이 안주하며 살아가도 아무런 문제의식도 없는 문화가 편만해있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 정신을 역사적 소명의식으로 알고 신앙과 수행생활을 철저히 하고 교화에 힘써야 한다. 

- 현대인들이 원하는 원불교(인)는.
김= 서구인들은 극도의 스트레스 속에서 마음과 영성에 눈을 떠가고 있다. 종교는 인간 삶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생사와 영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 줘야 한다. 상대방의 근기에 따라 훈련시킬 수 있는 지도인의 역량과 법력을 갖춰야 한다. 

서= 영적 지도자가 돼야 한다. 지금처럼 출가자가 건물관리나 행정 등에 묶여 있으면 안 된다. 교화가 안 되면 심신이 가난해지고, 돈 되는 일만 찾게 되는 악순환을 면하지 못한다.


- 나는 이런 수위단원을 원한다.
서= 수위단원이 되면 6년 임기 동안 '나는 치바법인이나 정녀지원서 폐지 등 이것 하나만은 꼭 해결하겠다'는 공약과 사명감을 가지고 임해줬으면 한다. 수위단회 회의도 공개해야 한다. 이번 수위단원 선거만큼은 인기투표가 아니라 교단 혁신에 반드시 기여할 수 있는 분들이 됐으면 좋겠다.

김= 사람들은 노력한 만큼 대가를 보상받는 정의로운 사회를 원한다. 교단도 공부와 사업 간에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존경받는 '정의와 공심이 흐르는 교단'이 됐으면 한다.

[2018년 8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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