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원익선 교무] 좌선의 기본은 조신(調身), 조식(調息), 조심(調心)이다. 몸과 숨과 마음을 고르는 것이다. 대산종사가 '식망현진, 수승화강, 긴찰곡도, 요골수립'으로 세워준 선의 강령은 이 3조(調)에 기반하고 있다. 

첫째, 조신과 관련해서는 몸, 손, 눈을 어떤 자세로 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몸은 석가모니불이 수행에서 행한 결과부좌가 이상적이다. 요골수립이 확립되면 어떤 흔들림에도 넘어가지 않는다. 결과부좌가 어렵다면 반가부좌를 취해도 좋다. 단, 무게의 중심이 단전에 오도록 입정 전에 몸을 고르도록 한다. 

손은 첫 번째는 법계정인(法界定印)으로 엄지손가락을 가볍게 맞대되 왼손 바닥이 아래로 오른손 바닥이 위로 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손의 자세는 중국의 천태지의가 행한 이래 기의 순환이나 안정감 유지를 위해 줄곧 사용되어 왔다. 또 다른 방식으로는 계란을 쥔 것 같이 가볍게 말은 주먹을 양 무릎 위에 얻는 것이다. 한쪽은 아래로 다른 한쪽은 위로 한다. 

눈은 좌선법에서는 수마를 제거하기 위해 뜨도록 하고 있다. 티베트불교에서는 눈을 뜨고 좌선을 한다. 수마의 염려가 없을 때는 감고도 해보라고 하지만, 눈을 뜨고 하면 잡념이 발생하지 않아 좋다. 눈이 한 곳에 집중하게 되면 그만큼 집중도도 높게 된다. 

둘째, 조식은 숨을 어떻게 들이쉬고 내쉴 것인가 하는 문제다. 좌선의 호흡법은 전통적으로 여러 가지가 있다. 좌선법에서는 들이쉬는 숨은 조금 길고 강하며, 내쉬는 숨은 조금 짧고 약하게 하라고 한다. 이는 단전주 선법을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이다. 전신의 기운을 단전에 주하게 함으로써 단전의 상태가 그대로 유지된다.

좌선에 입문하는 사람이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의 길이가 같은 방법을 취할 수도 있다. 자신의 상태에 적당하게 들이쉬는 시간을 1부터 5까지 세고, 몇 초를 쉰 후, 내쉬는 시간도 같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합은 수행이 오래되면, 각각의 시간을 길게 함으로써 깊은 삼매의 경지로 나아갈 수 있다. 무엇보다도 거친 호흡 또는 의식적인 호흡에서 부드러운 호흡 또는 무의식적인 호흡으로 진행되어야 바른 호흡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조심으로써 요동치는 마음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좌선법에서는 망념을 정념으로 돌이켜 무위자연의 본래면목에 그치도록 한다. 또한 마음 상태는 적적한 가운데에 성성함을 가지고, 성성한 가운데에 적적함을 가지도록 한다. 

이는 <묵조명(默照銘)>을 쓴 굉지정각의 가르침과도 통하는 면이 있다. 그는 첫 머리에서 "묵묵히 말을 잊으니 / 밝고 두렷하게 앞에 나타나네. 거울처럼 밝게 비추니 / 툭 트여서 그 바탕 신령스럽구나"라고 한다. 견성은 다름이 아닌 홀로 빛나는 한 물건을 확인하는 것에 있다. 생각 없는 가운데의 생각(비사량의 사량)에서 보게 되면, 모든 존재가 자신의 절대성을 뽐내는 부처로 현현하는 세계(현성공안)에 이르게 된다. 그 주체 아닌 주체가 바로 공적영지의 광명이다. 따라서 한 생각이 일어나면, 즉각적으로 깨달아야 한다. 

그 망념의 실체는 즉시 사라진다. 좌선에서 체득한 이러한 무념무상의 마음 거울은 삼라만상의 모든 존재를 있는 그대로 비추는 우주의 진경(眞鏡, 참된 거울)에 다름이 없을 것이다. 

/원광대학교

[2018년 8월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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