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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대담] "가장 창의적 발상이 필요할 때 소태산을 본다"
[개벽대담] "가장 창의적 발상이 필요할 때 소태산을 본다"
  • 사회·정리=강법진 기자
  • 승인 2018.10.16
  • 호수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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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대담/ 원불교문화예술을 말하다
[원불교신문=강법진 기자] 가을축제가 풍년이다. 교단은 화해제우 100주년을 맞아 '화해(花海)의 약속, 만남의 화해(和諧)'를 주제로 17일~22일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제3회 원불교문화예술축제를 연다. 겸하여 본지는 소태산이 꿈꿔온 개벽세상을 원불교 문화예술로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에 대해 10일 서울 문화사회부 회의실에서 이도하 교무, 김도경 출판사 책틈 편집장과 대담했다. 

  이도하 교무(이하 이)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창을 통해 소태산의 교리를 세상과 소통시켜 온 한국예술종합학교 애니메이션 학과장이며, 원불교문화예술축제의 기획을 맡은 원불교문화예술총연합회장이다. 김도경 편집장(이하 김)은 문화콘텐츠 전문기획자로서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 기획운영실장을 맡아 교단과 인연을 맺은 서울교당 교도다. '대중에게 원불교를 어떻게 알릴 것인가'라는 물음을 품고 1년7개월간 기념대회를 이끌어왔던 그는 '개벽삼총사'(인형탈과 피규어)와 '원불교 100년, 대한민국 근·현대 100년 해원·상생·치유·화합 특별천도재', '서울원문화해설단'을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이도하 원불교문화예술총연합회장(교무ㆍ왼쪽)과 김도경 책틈 편집장이 원불교문화예술에 대해 대담하다.

종교가 사회문화의 일부가 됐다. 원불교는 어떤가. 
이= 소태산은 전형적인 종교를 꿈꾸며 원불교를 열었을까. 소태산이 깨달음을 얻고 제일 먼저 한 일이 협동조합과 방언공사다. 방언공사를 통해 먼저 양계의 인증을 얻고, 후에 법인기도로써 음계의 인증을 받았다. 종교를 지향했지만, 원불교는 탈종교, 통종교적 모습까지 갖추고 있다. 그래서 종교라는 범주만으로 원불교를 다 설명하기 힘들다고 본다. 

김= 나는 지난해 법명으로 이름을 개명했다. 사람들이 이유를 물으면 자연스럽게 원불교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때마다 나는 일관되게 "소태산의 메시지는 사상에 가깝다"고 말한다. 영육쌍전, 이사병행 등의 교리는 그 당시 혁신적이었다. 무엇의 아류가 아니라 융합하여 소태산 사상으로 창조됐다. 나에게 원불교는 공부하고 싶고, 곁에 두고 싶고, 가끔 위로받고 싶은 곳이다. 나와 같은 간헐적 교도 층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들은 종교문화예술로 다가가야 한다. 

원불교는 장엄과 예법의 간소화로 문화예술이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는 평이 있다.
김= 화려한 장엄은 종교문화예술에서 하나의 하드웨어라 생각한다. 나는 오히려 사람들에게 "원불교는 참 간결해. 본질에 집중하는 것 같아"라고 말한다. 장엄에 대한 스트레스, 물적·인적 한계는 있지만 역으로 본래 가지고 있는 것들을 핵심 강점으로 인식해 재정의하고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이= 종교는 장엄을 해야 하고, 예술은 아름다워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현대미술은 미니멀리즘을 거쳐 일상의 예술로 가고 있다. 예술의 변화는 오래전 시작되었고 깰 수 있는 건 모두 깨려는 기세다. 소태산은 조선불교혁신론에서 본질적인 개혁을 말했다. 불상을 없애고 일원상으로 진리를 표현한 것은 소태산의 굉장한 미적 감각이다. 

김=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저인망 방식으로 원불교를 탐구해 가다가 익산성지 대각전에서 검정 일원상과 마주하게 됐다. 소름이 돋았다. 일원상과 내가 완전히 하나가 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 간결함이 감동을 준 것이다. 

이= 우리 모두 초기 소태산 시대의 활력을 많이 잃었다. 소태산은 깨달음 안에서도 교리도를 8번이나 고쳤다고 한다. 대중에게 쉽게 다가서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정전> 한 글자도 고칠 수 없다는 분위기인데, 교조의 뜻은 무엇일까. 고치면 안 된다는 말도 이해되지만, 그걸 핑계로 우리가 안주해 버린 것은 아닌가. 

김= 교리를 사회언어화하는 문제는 기념대회 때도 계속 얘기됐다. 교리를 어떻게 사회화할 것인가. 그것은 원불교 핵심교리와 소태산의 말씀을 뒤엎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언어와 시대에 맞게 끊임없이 재구성해서 재확장시키고자 한 것이다. 그런 고민 속에서 나온 콘텐츠가 개벽·사은·소태산의 인형탈을 쓴 '개벽삼총사'였다. 

교리를 쉽게 전달하는 게 더 어렵다
이= 출가하고 교화현장에서 7년을 살다가 공주대 만화예술학과에 진학했는데, 나는 지나치게 경직돼 있었다. 다른 학생들은 삶 자체가 스토리였다. 격세지감이 드는 건, 시대가 바뀌어 내가 지금 하는 학교 일과 교무로서 해야 할 일이 만나고 있다. 마음, 본성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보편화됐다. 그것을 어떻게 미적으로 객관화하고 대중화할 것인가가 고민이다. 원불교문화예술축제에서 체험할 수 있는 VR 콘텐츠도 그런 고민의 하나다. 

콘텐츠 범람시대다. 종교문화콘텐츠가 사회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 
김=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콘텐츠가 킬링타임을 넘어 감동과 재미, 유익뿐 아니라 인맥까지 쌓는다. 그렇다면 종교문화 콘텐츠의 경쟁상대는 더 이상 타종교가 아니다. 때문에 우리 안의 '작은 종교'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면 그들이 깊이 있게, 지속적으로 하지 못하는 분야를 공약해 선택과 집중을 하면 된다. 그중 하나가 천도재이다. 요즘 서점가에서 <종교 없는 삶>이란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탈종교화됨으로써 사람들이 서적을 통해 말, 자존감, 기분, 마음, 우울이란 키워드를 찾아 고민을 해결한다. 모두 종교 안에서 작동할 수 있는 언어들이다. 원불교의 강점은 먼저 떠난 이들에 대해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라는 부분을 상당히 잘 해결해 줄 수 있다. 기념대회 하나의 행사로 치러진 특별천도재에 참석한 비교도, 일반인들이 "원불교가 다른 종교가 하지 않은 좋은 일을 했다. 종교가 이런 일을 해야지"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이= 대종사는 교전 속에 무슨 얘기를 담고 싶었을까 하는 접근으로 키워드를 몇 가지 뽑아 '소태산 스타일'이라 명명해 보았다. '누구나' '다함께' '원만한 일상'이었다. 누구나는 공공성이고, 다함께는 공유이며, 원만은 공진화이다. 지금 우리사회의 중요한 키워드들이다. 그러나 중국처럼 공유경제에 앞서가는 나라도 공유를 계몽으로 접근하는 한 제대로 된 공유가 어렵다. 소태산의 공유는 서로 묶여서 독립된 내가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빌 공(空)이자 공변될 공(公)이다. 나의 인식, 나의 욕구에서 출발하는 자발적 공공성이고 사적 공유다. 

김= 물질은 엄청나게 개벽돼 있는데 사람들의 정신은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물질개벽 시대에 정신개벽 지체현상이다. 원불교는 그 정신개벽을 마음공부로 사회화시켰다. 더 나아가 햇빛교당처럼 기후변화문제를 공익적 차원에서 교리로 풀어내 간헐적 교도, 무종교인들에게 접근했으면 한다. 교전을 읽다보면 소태산 대종사가 꿰뚫어봤던 미래시대에 대한 통찰, 통섭, 초연결사회에 대한 시각은 종종 나를 놀랍게 한다.   

제3회 원불교문화예술축제 포스터. 17일~22일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제3회 원불교문화예술축제 포스터. 1일~22일 서울 일대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원불교문화예술축제도 그런 고민 속에서 준비했겠다. 
이= 원불교는 중독성이 있다. 심지어 종교적 특성을 빼고도 매력이 크다. 소태산이 자주 사용했던 단어 중에 병행·병진·겸전·쌍전·일여 등 다섯 가지를 뽑아 '개벽의 문화, 겸전의 예술, 원만일상의 축제'라는 콘셉트로 기본방향을 잡고, 예술과 과학으로 접목시켜 보고자 했다. 또한 화해제우 100주년을 맞아 대종사와 정산종사의 만남을 돌아보니, 만남 자체가 개벽의 완성이었다. 소태산과 정산이라는 두 거대한 스펙트럼이 만나 개벽을 이뤘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김= 앞으로의 콘텐츠 기획은 링크를 통해 서로를 연결시켜 주는 것이 핵심이다. 따로 보면 파급력이 적지만 서로를 연결시켜 주면 엄청난 파급력이 생긴다. 해리포터 콘텐츠가 그렇다.  

이= 원전은 그대로 두더라도, 읽는 시대에서 보는 시대로의 변화에 맞춰 <원불교교전>을 다시 써보면 어떨까. 미래사회는 스마트폰에 인류의 모든 지식을 담고 다닐 것이다. 〈원불교교전〉을 포털처럼 두고, 그 창으로 모든 인류지식(역사·과학·예술 등)이 넘나드는, 무한 하이퍼텍스트 콘셉트의 열린 교전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 그걸 하기에 우리 교전이 적절한 텍스트다. 

원불교 문화발전을 위해 제언한다면.
이= 요즘 즐겁다. 소태산 대종사에 관심을 가지고 한 발 한 발 나아갈수록 더 그렇다. 가장 대중적이고,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발상이 요구될 때 나는 소태산을 본다. 특히 물질개벽과 정신개벽의 병진·공진화와 관련해, A.I(인공지능)와 함께 인간자체가 증강되는 I.A(Intelligence Augmented)의 흐름을 비교하면 흥미롭다. A.I가 물질개벽의 지향점이라면 I.A는 정신개벽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 교전 곳곳에 이미 미래에 대한 준비가 갖춰져 있다. 

김= '원불교 소확행 캠페인'을 제안해 본다. '일상에서 작지만 확고하게 행동할 수 있는 실천운동'을 각자 교리에 기반해 자신의 언어로 표현해 보는 것이다. '원불교는 000이다'라는 키워드 문장 3개를 스스로 만들어 실천해보자. 

사진=정성헌 기자 jung@wo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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