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교단이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경산 장응철 종법사 시대 12년을 마감하고, 전산 김주원 종법사가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4일 익산성지 중앙총부 개교 반백년기념관에서 종법사 이취임식인 대사식(戴謝式)이 봉행됐다. 시종일관 공경과 신앙적 분위기가 충만한 가운데 교화 발전을 염원하는 간절한 기도 일념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12년전 경산 장응철 종법사에게 종법사 자리를 물려준 좌산 이광정 상사(上師)가 불단 하단에 함께한 가운데 또 한 사람의 상사가 생기는 역사적인 자리였다. 후배들이 종법사 자리를 주고받는 광경을 보고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다.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와 정산종사, 대산종사가 이 광경을 법계에서 지켜본다면, 원불교 개교 100년의 역사가 흘러가면서 종통이 이어지는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자리매김할 것으로 생각된다. 

'일월이 대명(代明)하고 사시(四時) 연하니 온세계 많은 유가 생성을 얻고, 성인이 법을 이어 교화 연하니 한없는 무리들이 제도를 받네. 대종사 전해주신 일원대도를 대대로 바로 이어 법륜 굴리고, 동서와 남북으로 가없는 세상 영원히 광명놓아 불일(佛日) 빛내네' 성가 15장 종법사 찬가가 숭엄하게 울려퍼졌다. 지금은 비록 조촐하게 진행되는 대사식이지마는, 앞으로 세월이 흘러 원불교가 세계적인 종교가 된다면, 원불교 종법사 추대식도 가톨릭 교황의 취임처럼 전세계 메스컴의 집중을 받는 그런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하며, 교화 발전의 기치를 드높이 들어야겠다는 소회를 가진다.

12년의 종법사의 책무를 마치는 자리에서 경산 장응철 종법사는 교단에 봉직하는 마음의 표준으로 신앙과 성실, 중도를 말했다. 종법사 신분으로서 최후 법문이었다. 행보가 진중하고 말씀이 무거운 전형적인 도인의 모습으로, 원기 100년의 길목에서 교단의 안정과 화합을 위한 지도력을 발휘한 날들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앞으로 법체가 강녕한 가운데 서예의 경지도 더높이고 깊은 연구로 좋은 저서도 더 남기기를 기도한다. 

전산 김주원 새 종법사는 취임 일성으로 '새롭게'를 들고 나왔다. '나를 새롭게, 교단을 새롭게, 세상을 새롭게'하는데 재가출가 전교도의 앞장에 서겠다는 비장한 출발이다. 창립정신을 새롭게 하고, 개교정신을 새롭게 하며, 정신개벽운동을 새롭게 하겠다는 것이다. 훈련과 교화단 활동에 역점을 두어 재가출가 전교도가 원만한 삼대력과 충만한 교화력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포부와 경륜의 발표였다. 

교단은 종법사 한사람이 운영할 수 없다. 수위단원들이 종법사를 신명을 다해 보필해야 한다. 교단 지도부라고 해서 그들만의 힘으로 정체된 교화를 일으키기엔 어려운 사안이다. 교화 발전을 추동할 핵심적 힘은 단위 교당 교무의 역량과 정성에 달려 있다. 교무와 함께 신앙하고 수행하고 봉공하고 교화하는 단위 교당 교도들이 바로 교화의 주역이다.
2천여 전무출신 모두가 귀한 사람이고, 재가교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원불교의 주인이고 부처이다. 재가출가 모든 구성원들이 새롭게 합심해서 새 종법사의 경륜을 받들어 교화 발전의 사명을 완수하자. 

[2018년 11월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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