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싫어하는 이유, 잠재의식 때문
4차 산업혁명시대 변화에 맞춰 자신도 변화해야

[원불교신문=최혜림 교도] 4차산업혁명 전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하면 꼭 받게 되는 질문이 하나 있다. "4차산업혁명을 대비해서 무엇을 공부해야 하나요?" 이 질문을 하는 사람 중에서 예상 답변으로 마음 공부를 떠올리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대부분의 질문자들이 코딩,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기술을 공부하라는 말이 내 입에서 튀어나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공부는 '스트레스 상태에서 빨리 회복되는 법을 익히는 것', 달리 표현하자면 '마음 공부'이다. 

이전의 산업혁명들과 4차산업혁명의 차이점은 '변화의 속도'다. 2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표적인 발명품인 전화기가 1억 명의 사람들에게 사용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75년이다. 한편, 3차 산업혁명을 야기한 인터넷이 1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기 까지는 10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최근 우리의 삶을 가장 많이 바꿔 놓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출시된 지 5년도 채 되지 않아서 1억 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3D 프린터, 인공지능 로봇과 같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발명품은 아직까지는 우리에게 낯선 것들이지만 3년 뒤에는 대중적인 상품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세상은 갈수록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변화할 것이다. 그 빠른 속도에 맞춰 지식 체계와 사고 방식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사람은 4차산업혁명 사회에서 도태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생존을 위해 몇 년에 한 번, 심한 경우 몇 개월에 한 번씩 기존의 지식을 버리고 새로운 지식을 학습하는 '변태기'를 통과해야만 할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잠재의식이 변화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잠재의식은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해서 안정을 추구하고 싶어한다. 스트레스를 발생시킴으로써 잠재의식은 우리가 변화하는 것을 막는다. 우리가 변화를 싫어하는 건 도전 정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잠재의식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빨리 변화하지 못하면 금새 사회에서 도태된다.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를 빨리 회복하고, 사회 변화 속도에 맞춰 자기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 4차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 〈사피엔스〉, 〈호모데우스〉 의 저자 유발 하라리도 '강한 정신적 회복력을 가진 사람이 미래 사회에 번성할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비슷한 주장을 한 바 있다. 

어떤 공부를 하면 스트레스 회복력을 기를 수 있게 될까? 원불교의 주요 가르침인 감사생활을 매사에 열심히 실천하고 있는 교도라면 스트레스 회복력을 기르기 위해 별도의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 한편, 아직까지 감사함보다는 원망과 시기심이 자주 떠오르는 교도들에게는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공부법이 있다. 바로 '매일 감사일기 쓰기' 다.   

에몬스 연구소의 소장, 로버트 에몬스 (Robert Emmons) 박사는 미국에서 '감사 전문가'로 통한다. 연구생활 내내 감사하는 습관이 웰빙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왔기 때문이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감사일기를 쓰는 행위는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탁월하다. 에몬스 박사는 실험군을 세 그룹으로 나눠 10주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일기를 쓰게 했다. A그룹은 감사했던 다섯 가지 일을 적도록 했고, B그룹은 불쾌했던 상황 다섯 가지를, C그룹은 자유롭게 일기를 쓰게 했다. 감사일기를 쓴 A그룹은 실험 이전에 비해 스트레스 해소 능력이 무려 25%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딩을 배우는 것은 유용한 공부다. 하지만 지금 배운 코딩이 언제까지 유용한 지식으로 남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빨라진 사회 변화 속도만큼 지식의 반감기도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마음 회복력을 기르는 공부는 해두면 평생 유용한 공부가 될 것이다. 앞으로의 사회는 변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며, 우리의 뇌가 변화를 싫어한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제대로 준비하고 싶다면, 코딩 학원에 등록하러 가는 대신 오늘부터 감사일기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 

/천안교당

[2018년 11월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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