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종법사 대사식 취임법문인 '나를 새롭게, 교단을 새롭게, 세상을 새롭게'는 전 교도의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였다. 특히 이번 대사식은 대규모 운집형태가 아닌 각 교당과 현장에서 냉철히 목도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재가출가 교도들은 교단이 함께 걸어가야 할 회상의 미래에 대해 다양한 담론을 나누고 있을 것이다.

전산종법사의 정언은 매우 단순했다. 소태산 대종사의 구세경륜인 '생활화된 불법'을 교화단법과 정기·상시훈련법으로 실천하자는데 있다. 세상에서 우려하는 돈의 병, 원망의 병 등 여러 병맥 또한 교단에 상존해 있음을 직시하며, 자신과 교단과 세상을 새롭게 하는 길이 훈련의 적공에 있음을, 사무여한의 창립정신에 있음을 설파했다.

이러한 종법사의 생각이 교단 구성원들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전달되고 합력을 이끌어낼지, 향후 그 행보가 더 큰 숙제로 다가온다. 관념적 법문이 아닌 명쾌한 방향성이 제시된 만큼 간결하고 결정력 높은 정책으로 그 동력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교단은 교정원 각 부서장과 교구장 인선과 함께 지난 7일 인수인계까지 마쳤다. 이쯤에서 우리는 10월9일 제235차 임시수위단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원불교신문〉 1909호에 상세히 보도된 바 있듯이 전산종법사는 "수위단회에서 합의한 것은 교단의 방향이 된다. 종명과 수위단회의 결의는 같이 간다"며 교헌정신의 실행을 재차 다짐했다. 또한 정수위단원 중심으로 매월 최상위 교화단을 열고 교단의 현안을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약속했다. 이제 수위단회는 교단 구성원의 소통의 창구이며, 성숙된 정책적 결실을 보여줘야 할 책임을 갖게 된다.

이날 수위단원들은 각자 '임기 내 실행해야 할 정책 10대 리스트'를 발표했다. 그리고 그 중 선결해야 할 핵심과제 하나씩을 집중 토의했다. 그러나 내용은 기대보다 평이했으며, 대중들의 함의를 담아내기에는 그 전문성이 부족했다.

향후 제시될 정책에는 대중의 마음에 진정성과 지속가능성을 체감케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을 넘어서는 메시지가 필요하다. 종법사 의중만을 헤아리기 급급하기보다는 수위단원 각자의 전문역량을 키우고 발의했던 과제의 성과를 내기 위해 처절한 노력이 필요하다.

〈원불교신문〉을 비롯한 교단 내 언론은 수위단회가 그 기능을 충실히 하고 있는지 냉정한 평가작업과 함께 정책적 이슈를 과감히 선도해가야 한다. 이는 그동안 논의만 무성하고 실행과 결단이 부족했던 과거의 폐단을 극복하고, 대중과 함께 실질적 대안을 만들어가자는 데 의의가 있다.

전산종법사의 '새롭게'의 힘은 대중의 신명에서, 대중의 합력에서 나오는 것이다.

[2018년 11월9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