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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 원불교 음악의 플랫폼 꿈꾸는 원 앙상블
[전문인] 원불교 음악의 플랫폼 꿈꾸는 원 앙상블
  • 나세윤
  • 승인 2018.12.04
  • 호수 1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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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 / 원 앙상블 리더 방지성 첼리스트

원 앙상블 창단은 어머니의 오랜 염원
진짜 원불교 음악 만들어 내는 것이 사명

[원불교신문=나세윤] 앙상블은 두 사람 이상 연주자의 합주 혹은 합창을 뜻한다. 트리오, 콰르텟(quartette), 퀸텟(quintet)은 연주자, 합창의 참여자 수에 따라 달리 불리는 이름이다. 15일 원 앙상블 창단을 앞두고, 기획자이자 리더인 강남교당 방지성(32) 교도를 카페마고에서 만났다. 

전화로 약속을 잡을 때 그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다. 젊은 목소리여서, 청년일 거라는 느낌은 어김없이 맞아떨어졌다. 첼로 연주자인 그는 독일 에쎈 폴크방 국립음대 석사를 거쳐 데트몰트 국립음대 실내악 석사과정과 최고 연주자 과정을 밟은 떠오르는 신예다. 

"어머니(이자원 교도)가 피아노 학원을 해서, 음악은 어릴 적부터 접했습니다. 동생과 함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배웠고, 조금 있다가 저와 색깔이 맞는 첼로 연주자로 전향했죠. 첼로는 사람의 목소리와 비슷해서 가장 친근한 악기입니다. 앙상블 전체를 놓고 보면, 음악을 담아주는 그릇 역할을 하죠." 

원 앙상블을 창단하게 된 동기를 묻자, "어머니의 오랜 염원이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의 모친은 합창단 운영과 지휘자로 워낙 유명하기에 그 염원은 어느 정도 짐작이 갔다. 
"어머니는 원불교가 문화적으로 경쟁력 있는 종교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 염원에 동참한 저는 현재 원 앙상블 리더로, 창단과 프로그램 기획, 단원 모집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5~6명이 핵심 단원이고, 객원단원들을 포함해 총 13명이 창단 멤버로 참여합니다."

유학하고 귀국한 지 얼마 안된 상황에서 원 앙상블 창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그의 모습은 조용하지만 열정적인 교화자처럼 느껴졌다. 단원 모두 교도로 구성하지 못한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원 앙상블의 모델은 불교의 니르바나 앙상블입니다. 교도로만 창단하려고 연주자들을 찾았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핵심 단원은 교도가 중심 되고, 외부 인력은 섭외하며 교화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죠. 15일 강남교당에서 창단 발표회를 하는데, 새로운 원불교 성가를 기대해도 좋습니다." 

그가 꿈꾸는 원 앙상블은 교도 어린이, 학생, 대학생들에게 무대 연주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다. 여유가 있으면 장학금도 마련해 지원하겠다는 그의 포부에서 문화예술 인재를 키우고자 하는 간절한 서원이 묻어나온다. 

"교단 내 음악가들은 각개전투를 하듯 홀로 성장해 왔습니다. 강남교당과 원 앙상블이 원불교 음악의 플랫폼이 되어 좋은 인재들이 성장하도록 돕겠습니다." 그가 몸담고 있는 강남교당은 매월 첫 주를 다락(多樂) 법회로 진행하고 있다. 설법이 끝나면 홀수 달은 클래식, 짝수 달은 국악이 무대에 오른다. 연주회 이후 피드백은 너무 격하게 좋아한다는 말로 공연문화에 목말라 있는 교도들의 현실을 절절히 전했다. 

"교당 건물을 보면 그 교당의 문화적인 색깔을 알 수 있습니다. 건축과 문화, 음악이 아직까지 따로 움직인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이제는 문화예술이라는 키워드를 교당에서 어떻게 구현할지를 고민해야 할 시기입니다. 원 앙상블도 문화적인 마인드를 가진 교무님이 지도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의 고뇌는 원불교 음악의 정체성이다. 장르가 확실한 이웃종교들의 음악과 차별되면서 우리만의 음악을 만들어 내야 하는 쉽지 않는 길이다. 

"정답은 없습니다. 퓨전음악을 생각하지만, 오히려 정통 클래식의 창작곡을 만들어 내는 것이 더 좋을 듯합니다. 오르간 감성이 묻어나는 성당음악과 개신교 음악과의 차별화를 위해 고민해야죠. 이것이 진짜 원불교 음악이다라고 내세울 수 있는 그 정체성을 찾는 것이 원 앙상블의 사명입니다."

'사명'라는 말에 젊음의 패기와 어머니와의 약속이 오버랩된다. 황무지를 개간하는 농부처럼 뚜벅뚜벅 정진해 가겠다는 의지가 강렬하게 다가왔다. 

"당면한 과제는 교단 내 음악가를 찾아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입니다. 재야의 고수들과 다함께 어울려 공연을 만들어 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구도죠. 이런 작업들이 쌓이고 쌓이면 원불교 음악의 역사가 바뀌어 문화의 큰 줄기를 형성하게 될 겁니다. 대단히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원 앙상블 창단은 여러모로 교단 문화예술계의 조명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수준 높은 공연예술이 부족한 교단 현실에서, 이전과 다른 탁월한 무대를 고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 앙상블이 자리를 잡게 되면 문화에 한 축이 생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축으로, 문학과 미술 등 다른 문화예술분야와 교류하면 원불교 음악은 더욱 신이 날 겁니다. 교도들과 가까이 하고 싶어 찾아가는 음악회, 연주회를 계획하고 있어요. 서울뿐 아니라, 전국, 해외까지 찾아갈 예정입니다."

올해 출가교역자들의 친목단체인 수덕회에서 '해설이 있는 음악회'의 연주자와 해설자로 나섰던 그는 예상치 못한 호응에 감동을 받았단다. 출가 재가를 막론하고, 공연예술에 목말라 하는 현실을 체감했다고. 앞으로 그의 행보는 첼리스트 방지성을 넘어, 원 앙상블 리더로 원불교 음악을 한 차원 끌어올린 음악가로 기억될 것이다. 

[2018년 12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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