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마음공부연구소 세미나
'나와 세상은 원만구족하다'

7일 마음공부연구소 세미나에서 권도갑 교무는 "일원상의 동그라미는 그 뒤에 텅 비어있는 배경을 깨닫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원상에 대한 상식을 깨뜨렸다.

[원불교신문=정성헌 기자] '산의 새소리에 산이 적막한지를 깨달았고, 낙엽지는 모습에 바람의 존재를 깨달았다'는 일본의 어느 선시(禪詩)처럼, 권도갑 교무는 동그랗게 그려져 있는 일원상을 통해 본래 텅 비어있는 그 허공을 깨달으라 말한다. 비영리단체 행복한가족 마음공부연구소가 7일 개최한 제11회 마음공부연구소 세미나에서 '나와 세상은 원만구족하다'는 주제강연에서다.

그는 "짜증날 때, 화날 때, 기쁠 때 우리는 허공을 보지 못하고 한가지 상(相)에만 걸려있다"며 "정산종사는 허공이 되라 했는데, 허공이란 너와 내가 없고 분별과 상대가 없는 자리다"고 이야기를 풀어갔다. 

이어 "서양화는 그림과 형상으로 모든 여백을 빽빽하게 채워놓은 반면, 동양화는 그림이나 형상보다 여백을 잘 살려야 전체가 살아나는 것처럼, 저 일원상의 동그라미는 텅 비어있는 배경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 그려놓은 것으로 허공을 보게 될 때 형형색색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역설했다. 자고로 선이란 분별주착이 없는 자성을 오득한 자리로 결국 허공을 깨치는 순간이다. 그 허공을 보는 순간(照見五蘊皆空)이 바로 내가 허공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는 특히 "<반야심경>에서 부처가 설법한 조견오온개공을 소태산 대종사는 실생활에 구체적인 실천법으로 밝힌 게 일원상 법어다"며 "'이 원상은 눈, 귀, 코, 입, 몸, 마음을 사용할 때 쓰는 것'이라 했는데, 내가 아닌 허공이 보여주는 것을 보고, 허공이 들려주는 것을 듣고, 허공이 전해주는 냄새로 맡고, 허공이 제공하는 음식을 맛보고, 허공이 주는 에너지를 느끼고, 허공의 텅 빈 마음을 받아들일 때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 특강에서는 한성국 전 원광대 교수가 '4차산업혁명과 마음공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의 큰 발전으로 우리 생활이 편리해질 것 같지만, 외려 인생과 마음에 대한 철학적 질문과 고찰로 회귀하고 있다"며 관련된 사건·사례를 짚어 정신개벽을 위한 마음공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마음공부사례로는 제이원 하우징 홍성무 대표와 정효원 이사가 발표했다.

[2018년 12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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